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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문화 | 309호 여성이며 청소년인 소수자들이 말하는 '소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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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07 17:13 조회8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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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며 청소년인 소수자들이 말하는 '소수자들'


  정신없이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3월의 어느 날. 친한 친구들끼리 얘기를 나누며 놀던 중 차별받는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한 친구가 의견을 냈다. “야, 우리 이럴게 아니라 인권동아리 하나 만들래?”, “헐, 좋다. 그러자, 그러자!”

  여자가 시집이나 잘 가면 그만이지,여학생이 반짇고리도 안 가지고 다녀? 여자가 무슨 취업이야? 현모양처되는 게 최고야 등 성차별 발언을 여과 없이 하시는 일부 선생님을 보고 “우리끼리라도 동아리를 만들어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은 가치관을 선물해 주자”고 의기투합했다.

  조금은 갑작스러웠던 결정. 그렇지만 하나하나 활동해 나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전혀 빈틈이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활동할 행사를 정하고 계획을 짜면서 바쁘게, 우리들이 전하고 싶은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마음에 와닿게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시간에 쫓겨 급하게 뱃지와 스티커 도안을 구상하고 제작에 들어가 혹여나 실수가 있었을까 하는 걱정에 불안함이 가득 차올랐다. 어린이날 행사로 ‘어느 별에서 왔니’ 부스를 열어 아이들에게 소수자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쿠키 아이싱과 실팔찌 제작 등의 체험활동, 그리고 직접 제작한 굿즈들을 판매했는데 예상치 못했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고굿즈는 모두 완판되었다. 가장 큰 행사 하나를 마치고 온 날, 몸은 몹시피곤했지만 그날 느낀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은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할 정도였다. 가장 놀라운 것은 우리 활동에관심을 가져준 사람들이다.
  SNS에 올라오는 동아리 ‘소수자들’에 관한 글들은 행사장에서 반가웠다는 메시지와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응원하는 말들로 가득했다. 그 글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 뿌듯해하며 마음속에 새겨놓고 다음에는 더 좋은 활동을 준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를 더 신나게 만들었던 건 학교친구들의 반응이었다. 우리에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우리의 활동에 관심을 가지며 우리 굿즈를 구매하고 싶다는 고마운 의사도 표현해주었다. 그때는 정말 ‘아, 우리가 이것을 위해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계획한 큰 행사 말고도 지역 어린이날 축제나 교내축제 등에도지속적으로 참가를 하며 인권 문제나 인권 인식 수준에 대한 활동들을 계획하고 있다. 또 아이들뿐만아니라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체험 활동이나 굿즈 판매 등 많은 분들이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지역행사 역시 다른 사람들의 소수자들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계획 중이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비백인종, 청소년 등 5개 영역에 대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세미나를 했고,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등 책을 읽고 독서 토론도 하고 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우리 주변인들, 우리 학교 학생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도 그 목표를 위해 노력, 또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가 하는 활동이 널리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

 

소수자들 (충북 보은여고 인권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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