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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300호 참교육학부모회의 나아갈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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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11-02 17:27 조회1,05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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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신문 300호를 맞이하며 우리회에 애정을 가지고 계신 귀한 분들을 모시고 7월 12일 좌담회를가졌다. 27년 전 참교육학부모회(이하 참학) 설립 당시와 오늘을 비교하여 볼 때 대한민국과 교육생태계는 급격히 변화해 왔고, 학부모운동과 시민사회진영의 지형 또한 많이 달라졌다. 갈수록 양극화, 획일화, 개인화되어가는 한국사회와 교육현실에서 다시금 교육운동과 학부모 정체성, 우리회 활동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모색해 보는 자리였다. 

최은순
_ 학부모신문 300호 기념 좌담회를 위해 먼 길 와 주셔서 감사드린다. 추억 속에서 길이 보인다고 한다. 그 추억을 꺼내어 오늘의 현실과 접목을 시키고 앞으로의 갈 길을 모색해 봤으면 한다. 얼마전 세종시에서 백여 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모여 우리회 세종지부 창립준비위원회 발대식을 했다. 김제, 보령도 준비위원회를 꾸릴 만큼 학부모들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학부모운동의 필요성과 희망이 보인다. 참학의 탄생 배경에 관해서 얘기해 보자.

 

태동, 변화의 힘 

한만중 _ 86년 교육민주화 선언, 87년 노동자 대투쟁, 각계 사회운동의 움직임과 민주화되던 시기, 식민지 이후 60~70년대 산업화 과정에서 도구적 교육을 강요하는 사회적 시스템 속에 자기들의 요구와는 별개로 국가라는 이름의 강요로 살았던 세력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참학의 학부모운동도 그 흐름 자체 속에서 배태된 거다.

 
윤숙자 _ 전체 큰 흐름은 사회민주화라는 변화였고직접적인 것은 전교조 탄압과 해직, 한편으로는 70-80년대 사회운동 세력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학부모가 되면서 자녀교육에 대한 고민을 했던 상황들, 이런 것이 다 연결되어 일어났다.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놓치지 말고가야 하는 것은 참학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상황속에서 태동했고 그런 역사적 소명을 실천하고자만들어 조직이라는 것이다.

 

김용일 _ 참학은 그런 80년대 중후반의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의 성과 중의 하나로 표현되는 조직인것 같다. 노선 자체를 대중노선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원칙적인 입장이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에 있었다. 당시 전교조와 파트너십을 가진 조직체였기 때문에 교육운동 전체에 대한 안목도 공유하고 연대하고 그러면서 학부모운동을 처음 출발시키는 데 있어서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노력들이 일궈 낸 결실 


이경희
_ 참학 활동을 하면서 힘들거나 실의에 빠질때도 있지만, 아이들이 무상으로 밥을 먹고 촌지나불법찬조금을 내는 것이 내 아이만을 위한 이기주임을알게 해준 변화와 결실이 우리회 운동의 역사이자 성과라고 본다.

 

한만중 _ 당시 천만 명의 학부모 속에서 목적의식적이고 조직적인 운동을 대중적으로 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현실성이 없어 보일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에도 계속 지역조직들이 늘어나고 학부모대중운동을 표방했던 몇 가지 초기사업 속에서 육성회비 폐지운동이 있었다. 한국사회에서 학부모는

입시교육과 관련해서 학교에 아이들을 위탁시키고 한편으로는, 국가재정으로 충당해야 할 교육재정을 수요자 중심의 논리로 기득권을 주고 동원되면서 충당하게 하는 기제로 작동해 왔다. 학부모가 학생을 학교에 보내고 참여하는 방식이 왜 경제력에 의해 매개되어야 하느냐는 공적인 국가 책임을 묻는 방식의 출현이었다. 이는 다수의 학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통을 대변하는 방식이었다고 본다. 이 운동은 학부모들이 경제력과 관계없이 교사를 편하게 만날 수 있게 하고 학교의 문턱을 낮추게 했다.

 
김석순 _ 선배들이 활동할 때는 시대 속에 그 시기에서 맞는 활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촌지거부운동, 학교급식 등 없었던 활동을 새로이 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교육청과의 이해도 차이로 인해 싸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많았다. 그때 선배들이 싸웠던 결과물을 지금 후배들이 함께 나누고 있는 것이다.


윤숙자 _ 불법찬조금 근절, 육성회비나 학교운영지원비의 폐지가 우리회 활동의 성과였음을 후배들이나 외부에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했던 체벌금지, 학생인권문제를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제기하면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함께 이끌어 냈다. 학교급식운동의 역사에서도 지역조직을 갖고 학교현장에서 헌신적으로 뛰었던 것도 우리 회원들이었다. 학부모운동은 끊임없이 사회환경에서 벗어나기 힘든 내 자녀 이기주의를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었고, 나 혼자의문제가 아니라 내 아이의 미래가 걸려 있고 아이가 현장의 볼모가 되어버리기도 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과정이었다. 우리 선배들이 교육현장에서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피땀 흘려 이루어 낸 성과들이다.

 

나연정 _ 학부모 교육 때마다 강조해 왔듯이 우리아이들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라며 배운다는것이다. 부모가 얼마나 열심히 사회에 관심 두고 참여하는가가 자녀교육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따로 아이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어떻게 사느냐가 내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한 가치관을 만든다는 교육관을 견지해 왔다.

 

27살의 새로운 성찰과 모색

  학교운영위원회와 학교참여

김석순 _ 지난 수년 동안 학교운영위원회 지역위원으로 나갔다가 여섯 번 떨어졌다.  지역위원으로 추천되었지만, 교장의 반대로 무산되고 말았다. 예전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중요한 것은 학교운영위원회 초기와는 달리 우리의 힘이 약해졌다는 얘기다.


김용일 _ 학교운영위원회가 겉으로 표방한 가치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지금은 무력화되어 있다. 오히려 나쁜 경우는 교장이 자기 방패로 이용하고 있다.실제로 법률적으로는 심의기구일 뿐인데, 공격이 들어오면 학교운영위원회로 넘긴다.학부모와 공조가 잘 되는 곳은 어느 정도 효능감이 있었다. 그렇지 않은 취약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교장 마음대로 했다. 그래서 이게 제도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 당시 저도 연구를 하고 정리를 해서 대응책을 내놓았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이상하게도 짐이 다 학부모에게 와 있는 느낌이다. 이제라도 교육운동 진영이 학교운영위원회에 대해 종합적인 평가를 하고 현재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하는 작업을 했으면 한다.

 

윤숙자 _ 대단히 중요한 말씀이다. 5.31 교육개혁과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도입된 이후로 학부모 학교참여가 우리회의 주된 사업 중의 하나가 되었고 교육자치위원회도 이때 생겨났다.이어 교육의원 선거 국면에서 그 필요성과 조직화를 대대적으로 쟁점화했으나 이후 선거가 없어지면서 지금에 와서는그 어떤 교육단체도 관심과 참여가 없다. 참학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다. 여전히 주요사업으로 하고있는 학부모 학교참여에 대한 평가와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용일
_ 한마디로 지금은 계륵 같은 것이다. 지금시점에서 참학은 안 한다 하기도 어렵거니와 한편 다른 사업을 방해하는 측면도 있다. 학교운영위원회 관계 속에서 사업이 안 되는 게 참학의 문제가아니다. 출발에서부터 잘못 알고 출발한 게 있다.


김석순 _ 처음 도입 시에는 학부모가 법적으로 학교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서 그 속에서 예결산도 보고, 앨범, 급식, 교복 등 많은 성과도 냈기에긍정적인 면이 참 많았다. 그러했던 것들이 어느 순간 교육주체들의 관심 밖의 일이 되면서 없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나연정 _ 그간의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다분히 있었던 반면, 학부모회 법제화 경우 학부모회와 학교운영위원회와의 관계도 그렇고 계륵이었는데 부여잡고 해결하려다 보니 일정 부분 대안도 모색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김용일 _ 학부모회 법제화도 학교운영위와 관계설정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한만중 _ 학부모의 학교참여 방식이 제도화되어 어떻게 보면 전체적인 역할이나 영향력들이 유리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참학이 지금의 변화된 지형에 맞는 학부모운동의 정립 과제에 대해서 사업방식을 찾지 못하고 혼돈 상태에 있다. 이것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게 생산적일 것 같다.


윤숙자 _ 학교참여든, 민관거버넌스든 핵심은 정책결정 과정에서 학부모가 교육주체로서 존중되고 수평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중요한 정책입안과정에서는 ‘전문성’을 이유로 배제하고 학부모 학교참여라는 명목 아래 자원봉사라는 이름으로 아직도동원대상이 되고 있다.이 점은 소위 진보교육감시대 오히려 더 강화된 측면도 있다.

 

인간화교육 , 마을공동체의 회복

​이경희 _ 성과이자 과제이기도 하지만 진보교육감,민선 지자체 시대가 되면서 지역사회 안에서 참학이름을 걸고 할 수 있는 사업들이 많아졌다. 마을공동체 사업이 그것이다. 학교참여와 마을공동체를 자꾸 다르게 분리해서 보면 답이 안 나왔다. 자치구와 협력하여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회원을 확대하거나 다양한 사업을 안정적인 재정으로 할 수는 있지만, 너무 끌려다니고 현안 대응이나 투쟁사업 등 다른 일을 못 하는 문제들 또한 있다. 그 안에서 무엇을 조직적으로 가져가고 중심을 잡아야할지 우리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이다.


김석순 _ 사회구조가 중산층이 줄어들고 서민들이살기 어려워졌으며 과거에 비해 맞벌이, 다문화, 한부모 가정이 엄청나게 늘어났다.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과거에는 학교와 참학 관계였다면 지금은 지역사회와 참학이 하나가 되는 과정이 필요한시점이다.나만 있고 ‘너와 우리’가 없는 이 사회구조를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 학부모운동에서도 이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이기적인 사회, 내 아이만있는 이런 상황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이 되는 교육이 되어야 운동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얼마 갈 수 없다.

 

이경희 _ 놀이터 사업은 학부모 참여의 한 축이 아니라 대한민국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한 응급처치다. 이게 제대로 되지 않고는 우리교육의 미래는 없다. 공동체 회복, 인간성, 이러한 것들은 아이들에게 놀이를 돌려주지 않고는 절대 찾을 수 없다.

 

변화된 지형에서의 민관거버넌스 시대,시민사회와 학부모운동

​한만중 _ 학교운영위원회 제도 시행과정에서 학부모를 교육주체로 규정하고 함께 운동을 하자고 선언했던 교사조직이나 단위들이 있었다면, 교사는 공급자이고 학부모는 수요자라는 시각으로 학부모를 조직화하고 동원하려는 흐름들이 있었다. 이 속에서전국적인 학부모 조직임을선언했던 참학이 어떠한 방향으로 갈 것인가 하는 정체성에 대한 모색과정이 있었고 이는 참학의 역사 속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한 고민과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학부모들이 조직화된 목적을 가지고 제도개혁과 학교참여를 하겠다는 흐름이 있을 수 있다면, 또 다른 하나는 학부모들을 조직해서 자신들의 교육정책을 관철하려는 쪽으로 끌고 가려는 교육행정이나 권력들이 있다. 그 속에서 참학이 어떤 존재로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가 과제일 거다. 왜냐하면 이 부분들이 교육정책과 제도의 추진 방식, 교육청이나 거버넌스 관계 등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무거운 주제이기는 하나 학부모 운동의 분화과정 속에서 참학의 정체성이나 자기 역할을 재정립하는 문제가 제기된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에 대한 진단과 정리가 필요하다.

 

김용일 _ 진보교육감 지역이 13곳이고, 협치 얘기를하고 또 협의회도 만들고 자문기구도 만들어 공간
이 겉으로는 열린 것처럼 보인다. 실질적으로는 적어도 학부모 차원에서 볼 때 어떻게 보면 이 공간은
다 죽은 공간이다. 왜냐면 실제로 아이들을 보낸학교 현장에 협치의 대표적 기구이고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할 학교운영위원회 같은 기구가 실은 어떻게 되어 있느냐면, 진정으로 참여하려면 참여를
방해하고 있고,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를 경유해가지고 문제를 세탁하는 공간으로 학교가 운영되
고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방치한 채 학교참여,참여적 의사결정, 협치 등의 말 잔치가 무성해서는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회의 바라는 점

 

한만중 _ 사업의 안배에 있어 자기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학부모운동 조직으로서 토대가 될 사업내용으로 토양을 일구기보다는 제도개선과 관련된활동이 더 보인다. 하나의 예로 13개 진보교육감 지역만이라도 교육청과의 관계 속에서 참학이 공식적으로 했던 사업의 내용들을 한번 모아서 정리 평가 해봤으면 좋겠다. 


김석순
_ 학부모 학교참여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이제는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와 사람을 발굴해
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업 방식들을 기획해서 했으면 한다. 


김용일
_ 민관거버넌스 같은 어려운 표현까지 쓰지말자. 진보교육감이 존재하는 지역은 제도를 우리
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졌다고 앞서 정의했다. 사업 실행을 위한 요청을 가능한 구체적이고 단
순하게 해나가야 한다. 또한 사업 속에서 당연히대가를 받아야 할 것은 요구해야 하겠다. 


나연정
_ 가능성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로드맵을 만들면 울산은 후발주자로서 다가갈 수 있는 희망이
있겠다. 교육과정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얼마 전핀란드는 교육개혁을 한번 더 단행했다는데 우리도 교육과정의 전망, 자유학기제 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먼저 고민하고 요구해야 한다. 


이경희
_ 학부모가 학교참여를 하는 제도적 문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심리적 문턱은 높다. 여러 가지이유가 있다. 본부에서 학교참여 교육을 계속 하고있는데 의미가 크다고 본다. 


윤숙자
_ 그간 참학의 활동가들이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하도록 인큐베이팅 역할을 한 것은 조직적 성과인 반면 조직 내부의 인적역량으로 축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활동가 또는 연구 역량으로 계속 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단절됨 없는 운영이 되도록 본부와 지회는 임원들에게도 최소한의 활동비를 반드시 책정하고 보장해 주었으면 한다.


최은순 _ 여러분들께서 각자의 위치에서 우리회의 성과와 전망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회는 학교와 마을에서 어떤 정체성을 갖고 학부모를 만나 교육공동체로 일구어낼 것인가, 또 매일 쏟아져 나오는 교육정책들을 어떻게학부모 입장에서 소화해 내고 지부지회와 공유하여 교육운동단체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 우리회 25주년 토론회 자료를 보면 ‘참학은 진보적 학부모들의 교육운동 단체이다’라고 표현되어 있다. 이러한 정의로운 가치를 잃지 않고 활동하겠다. 오늘 좋은 말씀과 귀한시간 내주셔서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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