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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37호 아이를 샨티학교로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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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02 17:38 조회7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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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전부터 대안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게으름과 현실 안주, 적당한 타협, 아이 미래에 대한 현실적 기대감 등으로 아이를 방치해뒀던 아버지이다. 아이가 중학교 1학년을 마친 지난 겨울 아내와의 오랜 논의와 고민 끝에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고 샨티학교 입학을 결정했다. 대안교육에 대해 나름 오랫동안 생각해 왔음에도 결정의 과정과 순간에는 큰 갈등이 밀려왔다. 대안 학교와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개념과 이해도 없는 아이에게 대안교육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해야 했으며, 스스로 “학교가 즐거워”라고 말하는, 부모인 내가 생각하기에는 모범적이기까지 한 아이에게 학교를 옮기자는 설득이 쉽진 않았다. 결국 아빠의 혜안과 가치관을 믿으라는 말로 아이의 동의를 얻어냈다. 신설 학교이기 때문에 갖게 될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와 그로 인해 겪게 될 시행착오들도 내 걱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선택이 아이에게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확신했고, 신설학교이기 때문에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고민은 함께 참여해 해결하면서 만들어 가면 된다는 믿음으로 극복하며 기대 반 염려 반의 마음으로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학교생활을 시작한지 3개월. 염려로 범벅된 시간이었다. 아이와 함께한 15년 동안 처음으로 내 아이와 관련된 것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그 동안 볼 수 없었고 알지 못했던 아이의 행동을 알게 됨으로써 내가 갖고 있던 자식에 대한 생각이 잘못 되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 아이의 친구들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그 세대의 감성과 고민이 어떤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지난 그 시절을 돌이켜 보게 하는 반성의 시간이었으며, 어떻게 해야 아이들의 가슴을 열게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나 벌써 떠나는 아이들, 정리 안 된 학교, 아직은 미흡해 우왕좌왕하는 듯한 학교의 모습은 중요치 않다. 부는 바람에 흔들리긴 해도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나무가 되어 가는 것이 우리에겐 소중하다.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지금의 비주류가 세상의 주류가 되는 그 순간까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 작은 학교에도 여러 가지 특성과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어,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감싸는 일이 쉽지않은 듯하다. 어떤 면에서는 모든 걸 포용할 것처럼 넓다가도 어느 순간 바늘 하나 꽂을 자리 없이 강팍한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하지 않는가? 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건 서로 다른 특성을 인정하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화합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낸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다양성이 인정되는 작은 사회 속에서 자기의 꿈을 찾기를 바라서다. 우리 서로 화합하여 건강하고 신나는 학교, 열정이 있는 학교를 함께 만들어 가기를 소망한다.
- 김현준 (중2과정 김재현 아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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