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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83호 세월호 이후 수학여행 문화는 바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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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7-22 17:11 조회1,4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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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학교에서 수학여행은 중단되었다. 급한 김에 교육부는 수학여행을 중지시켰고 단체로 떠나는 수학여행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1년이 지났다. 3월 말 새롭게 구성되는 학교운영위원회는 4월 첫 회의에서 수학여행을 안건으로 심의하게 될 것이다. 수학여행 문화는 바뀌었을까?

학년 단위로 떠나는 수학여행 방식은 학사일정 운영에 용이하고 수학여행 업체에 학생 관리를 맡기는 방식이 교사의 부담이 덜어져 많은 학교가 선택해왔다. 그러나 집단으로 떠나는 수학여행은 교육과정 연계성이나 학생들의 자발적인 여행준비, 안전 등에서 많은 문제가 생겼다. 이러한 여행방식은 관례에 따라 이어져 오면서 특색도 없고 학생들의 흥미와 발달단계에도 맞지 않는 집단 행사가 되었다. 이는 안전에 대한 불감증은 물론 수동적이고 획일적인 프로그램, 통제와 지시로 학생들과의 갈등을 빚기도 했다. 세월호를 계기로 수학여행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정부와 국회는 물론 학교에서도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일이다.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 사례

이미 2000년 들어 ‘아름다운 수학여행 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한 학년이 떠나도 2~3개 학급 단위로 한 지역에서 다른 코스로 움직이는 방식을 취하는 학교가 생겼고 체험 형태의 수학여행도생겼다. 앞서서 소규모 테마 수학여행을 실시한 학교는 수학여행이 학생 참여, 학교와 교사들의 협력, 교육과정과의 연계 활동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졌던 것이다.

서울 성심여고의 사례는 여러 차례 소개되었다. “수학여행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때 반드시 각 학교의 형편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학교 경영진과 참여 교사들의 문제의식, 그들의 협동과 공감이 있어야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진행과 개선을 할 수 있다. 도입 초기에는 준비 과정에 참여하는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교사와 학부모들이 타성과 안일함에서 벗어나야 한다. 프로그램의 준비와 진행이 힘들더라도 그것이 우리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에 도움이 되고 유익한 것이라면 투자와 투신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창호, 새로운 수학여행과 현장학습의 모색, 학부모 신문 2007년 7월호>

혁신학교에서는 주제별 수학여행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의정부여중이나 삼각산고에서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주제와 지역을 정하고 숙박, 교통에 관한 것도 스스로 정해 떠나고 있다. “고등학교 3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1학년 때 갔던 테마별 수학여행이다. 마지막 수학여행인 만큼 어느 때보다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 같은 반이었던 3반 친구들과 함께 가기로 했었다. …중략… 우리는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싸이월드에 클럽을 만들고 숙박, 교통 등을 나눠서 체계적으로 조사했다. …중략… 이런 독특한 방법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것은 좋은 생각인 것 같다. 항상 큰 버스에 반 친구들을 태우고 돌아다니면서 누구든지 해봤을 법한 틀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가기로 했던 반 친구들의 의견을 모으고 직접 조사를 해서 이곳저곳 가보는 것이 사전조사로 인한 호기심도 생기면서 더욱 자발적인 여행으로 만들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낯선 곳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시간을 보냈던 것도 우리가 다른 낯선 상황에 처했을 때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지를 배울 수 있도록 해준 것 같아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삼각산고등학교 졸업생은 말했다. <고은(삼각산고 졸업생), 호기심도 생기고 자발적인 여행으로, 학부모신문 2014년 6월호>

숭곡중학교에서는 학급마다 기획단이나 편집위원이란 이름으로 1학년 학생들이 개교식, 축제 준비, 학급문집 제작, 학급여행 등 다양한 행사를 스스로 기획 및 진행하고 있다. 이런 덕분에 소규모 테마여행도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학렬, 나눔과 평화를 실천하는 배움 공동체를 위한 참여와 소통, 학부모신문 2014년 6월호>

 

안전하고 의미 있는 수학여행을 위해
학생들에게 수학여행은 소중한 추억이다. 숨 막히는 경쟁체제에서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이 의미 있으려면 여행계획을 세우고 추진하는 주체로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학사운영 편의를 위해 학생들은 따라오기만 하라는 학교문화에서 세월호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첫째,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수학여행 안건 심의를 꼼꼼하게 해야 한다. 수학여행 관련 소위원회를 두어야 한다. 수학여행 소위원회에는 학생 참여도 이루어지도록 학교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하자. 둘째, 학생들이 참여하는 체험형 테마여행 준비는 교사가 준비해야할 일이 많다. 서류 준비부터 계약, 답사 등 해야 할 일이 엄청나다.이런 문제에 부딪히면 새롭게 여행을 가보려고 했다가도 중단하게 된다. 학교와 교육청에서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수학여행과 관련된 서류 양식을 간단하게 만들어 주고 계약은 행정실에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테마형 수학여행 프로그램 정보도 지원
해주어야 한다. 셋째, 학생안전에 관한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 뉴욕시는 우리 수학여행과 유사한 필드트립(Field Trip)에 동행하는 학생대비 인솔자의 숫자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뉴욕 밖으로 여행을 가거나 숙박을 하는 경우에는 초·중·고등학교 학생 30명 당 2명의 교직원과 1명의 성인이 동반하도록 한다. 2명의 교직원 중에서 한명은 학교의 정교사 또는 학교의 직원이어야 하고, 성인은 학부모, 학교의 직원 또는 교사 등의 신분이어야 한다. 초등학교의 경우 10명의 학생이 추가되면 1명의 성인 인솔자가 동반되어야 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15명의 학생이 추가되면 1명의 성인 인솔자가 추가로 여행에 동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도 야외활동과 같은 필드트립을 실시할 경우에는 학생들이 방문하는 장소와 환경에 대하여 충분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는 자가 여행을 인솔하도록 하고 있다. 필드트립을 실시하는 하는 데 학생과 인솔자의 비율은 15:1의 비율을 유지하도록 하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8:1의 비율을 권장하고 있다. 필드트립에 참가하는 학생의 수는 가능하면 35명을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인식, 학교밖 교육활동 안전강화를 위한 입법적 개선과제, 수학여행제도 개선을 위한 과제 <토론회 자료집>,2014.5>

 

통제와 경쟁 교육시스템이 계속 된다면 세월호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체험활동의 일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수학여행 문화는 바뀌어야한다. 적지 않은 학교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주제통합형, 소규모 테마형 등 새로운 수학여행 문화를 일구어내고 있다. 학생들과 교사들의 얼굴에 웃음이 돌고 삶이 풍요로워진다면 수학여행 문화를 바꾸지 않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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