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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공공성 | 283호 제36차 학부모포럼 “자유학기제 얼마나 알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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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7-22 16:30 조회1,0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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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효
전교조 참교육실 정책국장
 자유학기제는 “누구나 동의하는 방식이 과연 가능할까, 무엇이 동반되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한다.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자유학기제의 전반적인 내용과 의미, 과제에 관해 이야기 하겠다.

 자유학기제는 교과수업 개선과 평가방법 개선을 포함한 학교 교육과정의 개선, 학생수요기반 참여·활동형 프로그램 확대·강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의 개념을 “중학교 교육과정 중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이 중간·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수업 운영을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제도”라고 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자유학기 운영 모형을 진로탐색 중점 모형, 학생 선택프로그램 중점 모형, 동아리활동 중점 모형, 예술·체육 중점 모형 등 네 가지로 예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진로탐색 중점 모형으로 쏠리고 있어 다양화의 기본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가 한 학기에 국한되고 나머지 학기는 기존의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 이 제도의 근본적인 한계이다. 한 학기 동안 학습부담을 없애주는 것이 나머지 학기의 학습부담을 오히려 가중시킴으로써 학생과 학부모의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 학기 동안의 자유학기가 그 취지를 살리려면 전체 학기에 성취해야 할 학습량과 학습내용을 줄여야만 가능하다. 또 자유학기제가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그치지 않고 일상적인 교육이 되어야 교육은 혁신될 것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방안은 1)학생의 체계적인 진로탐색 기회 확대, 2) 학생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오는 체험·참여형 프로그램 강화, 3) 학생의 참여와 활동 중심으로 교수·학습 방법 다양화, 학교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유연한 교육과 정 편성·운영, 4)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맞는 평가 방법 마련 등이다. 이 방안은 자유학기제에 국한되고 모든 교육과정에 적용되지 않음으로써 자유학기제에대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학기 시행 후 다시 기존의 교육과정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이후 학기에 수업 내용과 수업 부담이 몰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해당 학기의 수업 내용을 조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3년간 수업 내용을 줄이지 않으면 모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교육부는 자가당착, 자기분열에 빠지게 될 것이다. 특히 평가는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평가 방법의 변화는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본다. 우리는 이것을 계기로 교과서 내용을 줄이고 절대평가를 정착시키라고 압박하고 기존의 교육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지 지적하고 바꾸는 계기로 삼을 만하다.

교육부는 자유학기제 추진 로드맵에서 자유학기제 연구학교 42개교 운영(2013년), 희망학교 확대(2014년 25%, 2015년 50%), 2016년 자유학기제 전면 확대 실시로 제시하고 있다. 3년 동안 단계적으로 추진했다고는 하지만, 전면 시행이 가능할 만큼 준비가 되었는지 의문이다. 즉, 학교, 교사, 지역사회가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와 인프라는 구축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연구학교에서 시행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려면 지역사회의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그나마 도시의 학교는 학부모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지방 소도시나 농어촌에서는 활용할 자원도 거의 없는 상태이다. 그런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로드맵에 따라 전면 시행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연구학교일 때는 한 학교당 2,000~3,000만 원의예산을 지원했지만, 전면 시행이 되면 이를 위한 예산은 없다. 양적확대라는 것은 결정적으로 정치적일 수밖에 없고 실적주의로 가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 프로그램 위주가 아니라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여건, 조건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사를 움직여낼 수 있는 자발성,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제가 하나의 프로그램 또는 과정이 아니라 교육을 혁신하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 고등학교 선발제도에 의한 입시부담과 고교 서열이 엄연히 존재하는 한 이 제도는 근본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고교 서열 철폐, 학습량, 학습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 둘째, 지속적인 행정적 지원 및 재정 지원으로 교사의 업무부담을 줄여주어 수업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셋째, 자율과정 운영을 위한 시설, 강사, 프로그램, 정보제공 등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넷째, 교육과정의 양과 난이도 문제 등이다.

우리는 자유학기제에서 하나하나의 변화에 주목하고 가능성을 살피고 틈새 전략으로 치고 들어가 교육의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로 삼아 야할 것이다.

  

이찬현
대전 우송중학교 교사

 자유학기제를 하는 아이들은 시험이 없어지니 표정이 밝아지고 밖으로 나가니 해방감을 느낀다. 이것 하나로도 자유학기제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계와 문제점이 있다. 대도시 지역에서는 지역의 인프라나 학부모 지원을 기대할 수 있지만, 여건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두 가지 모두 기대할 수 없다. 동아리, 진로 체험 등이 교과와 연계되지 않은 채 개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각 학교 특성에 대한 고민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교사간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통합적인 프로그램이 되지 못한다. 또한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으로 다양한 활동에 제약을 받는다. 밖으로 나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다양한 강사를 학교로 불러와야 하는데, 적당한 강사진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재정적인 한계도 있어 어려운 문제이다.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될 때 예산 지원이 전혀 없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시범학교가 자유학기제를 신청한 주요 요인이 재정지원 때문이었는데, 재정지원이 끊어지면 의욕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구할지 보장할 수 없다.

진로체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진로체험을 위해 공공기관에 많이 가는데,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그 직업을 가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학생들이 희망하는 직업 위주로 소개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의 대박 직업이 영원히 지속될까에 대한 고민 없이 잘 알려진 직업 위주의 체험은 아이들에게 자칫 잘못된 직업관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 노동자가 생산자이자 소비자라는 이중적인 역할을 이해하고 상품의 교환가치뿐만 아니라 사용가치,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관계들도 고민하면서 직업을 선택하도록 도와야 한다.

또, 교사 간의 협력시스템이 없다보니 해당 학년 교사들만의 일로 인식되는 것은 큰 문제이다. 자칫하면 자유학기제 시행 학년이 기피 학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아
광주지부 사무국장

시골의 작은 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했던 이야기로 시작하려 한다. 한 학년 35명의 이 학교에서는 약 2주에 한 번 정도 학교 주변의 농협, 우체국, 면사무소, 승마장 등을 체험하였고 선택 학습으로 학생들이 부서를 만들어 운영했는데, 아이들은 대체로 좋아하였다. 학생 자율동아리는 처음부터 학생들끼리 조직하고 계획을 짜서 좋았는데, 그 중 스포츠동아리는 부서가 몇 개 없었고 그나마 예산 부족으로 활동 영역에 제약이 있었다.

자유학기제는 학생들을 행복하게 한다. 아이들의 눈빛이 살아난다. 다양한 체험학습과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울 수 있고 시험을 안보고 학습부담도 없으니 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자유학기제를 통해 진로에 대해 깊이 탐색하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은 취지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17~18세 청소년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을 아직 어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주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라고 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현재 턱없이 부족한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마을 교육 공동체가 꾸려져서 마을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유학기제의 본 목적이 직업 소개나 선택을 요구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경쟁 교육, 주입식 교육에서 어떻게 제대로 된 교육으로 변화시켜나갈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현해 나가는 것이 본 목적이 되어야 한다. 학습량을 줄이고 난이도를 낮추어 학습부담을 줄여야 한다. 그래야 자유학기제의 본 취지도 살리고 지속해서 운영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자유학기제를 통해 교육의 질적인 변화를 꾀할수 있었으면 한다.

 

하정호
참학 정책위원 

우리가 원하는 변화가 온다면 감당할 준비는 되어 있는지 묻고 싶다. 자유학기제의 취지나 방향은 분명 옳은 것 아닌가? 정책은 좋지만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말만 한다면 나중에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 그런데도 전교조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있는 것에 크게 실망하였다. 학교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자유학기제가 준비 없이 전면 시행되는 것이 문제라면 교총과 연대해서라도 그 문제를 지적하고 시행 시기를 늦추라고 요구해야 할터인데, 그렇지 않은 것은 무책임하다고 여겨진다. 그러면서 평론가처럼 문제점만 지적하는 모습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방향이 올바르면 우리는 해야 하는 것이다.

예산이 없다면 예산을 편성하라고 요구해야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다고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안하고 있을 수는 없다. 광주의 어떤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학교 예산을 조정하여 학교 안에 공간을 마련하고 예술가를 상주하게 해서 예술 카페를 만들어 학생들이 예술 활동을 직접 체험하도록 한 사례도 있다.

광주 광산구에서는 혁신교육지구를 만들기 위한 마을교육 공동체를 조직하고 있다. 마을 단위의 마을교육협의회를 만들어 학교에서 필요한 것을 마을에서 마련하고 마을에서 필요한 것을 학교에서 구현하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이 일을 실현하기 위한 마을 교육지원센터를 만들기로 구청과 합의를 했고 예산 편성은 구청이 하고 교육과정은 학교와 협의하여 학교의 예산에 반영할 수 있는 시기에 함께 사업 계획을 수립하도록 해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각 주체가 자기 입장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마을교육 공동체는 각 주체의 발성에 근거해야 한다. 마을교육협의회의 시작점은 아이들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마을을 바꾸는 개선책을 스스로 내놓고 그 개선책이 정책에 반영되는 것을 볼 때, 자기의 요구를 어른들이 들어주는 경험을 할 때, 자발성이 확장되고 역량이 커지고 행복감을 느낀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학기제의 지역 인프라는 마을교육 지원센터를 통해 구축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자유토론

▶ 금천구의 경우 남부지원청에서 예산을 지원하고 구청에서 인력을 지원하여 운영한다. 그러나 학생들의 희망직업 체험장이 한정되어 발굴의 어려움이 있고 활동가들이 진로직업에 대해 전문성이 부족해서 적절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수도 많았다. 이들이 체험하고 싶어 하는 직업을 수용할 수 있는 체험장이 부족하고 지역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어려움도 있다. 또, 자유학기제를 중학교 1학년에 시행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중학교 3학년 2학기 말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학교 밖과 학교 안의 교류, 인식 개선, 조정 역할이 필요하다.

▶ 마을교육 공동체 또는 지역사회와의 협력 등이 필수적인데 학교의 폐쇄적인 속성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대한 교육 매뉴얼이나 지침이 있나?

이찬현 답변 : 매뉴얼이 있기는 한데 교육청이 지역의 여러 기관과 MOU를 맺었음을 알리고 활용하라는 정도의 내용이다.

▶ 자유학기제가 의미를 가지려면 한 학기만 운영하고 말아서는 곤란하다. 진로탐색에 대한 교육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원하는 직업이 생겼을 때 단순히 체험해보는 것을 넘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과 대학까지 연계되는 전반적인 구조가 되어야 한다. 부산에서도 마을공동체에 대한 관심이 많아 마을교육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는 관심이 간다. 학부모운동가로서 이 사업에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마다 학교마다 특색 있게 구축할 수 있도록 벤치마킹하고 싶다.

▶ 정권이 바뀌면 자유학기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나?

진영효 답변 : 자유학기제는 지향이 좋으므로 지속해서 발전할 것이고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 진보와 보수가 정책적으로 만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역할, 방법, 경로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고 학교 교육의 변화 방향으로 제시해야 한다.

▶ 자유학기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많았다.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어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어 우리 교육에 대한 불신이 많다. 중학교 1학년은 시기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이기 때문에 자유학기제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자유학기제를 한 중1이 지나면 이후 닥칠 학습량 때문에 오히려 사교육에 대한 의존성이 강화될까 걱정된다. 논의되지 않고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끌고 가는 정책인 것 같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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