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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공공성 | 281호 스스로 주인으로 살며 자신의 문제와 마을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내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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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7-13 17:22 조회1,0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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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우리 사회는 각 단체와 학자, 활동가마다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판단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민주시민교육을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교육으로 이해하는 사람 부터 민주주의를 위한 반독재 이슈파이팅까지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다양한 실 천 들이 존재한다. 그러면서 학교 안에서의 민주시민교육을 교과화 하려는 시도와 더불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위한 촉진자적 방법론 중심의 실천, ‘민주시민교육 지원법제정 운동에 이르기까지 이를 이해하는 차이에 따라 다양한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민주시민 교육 한국에 오다

민주시민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실천 현장에서 시작된 것은 199911월이다. 독일 아데나워 재단에서 직접 강사를 파견하여 파주 홍원연수원에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방법론 연수가 진행되었다. 이후 이듬해 2월에 심화과정까지 진행되었는데 그 당시로써는 충격적이라 표현될 만큼 새로운 방식의 교육이었다. 모든 교육이 강의 방식이 아닌 참여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브레인 라이팅, 맵핑, 신호 등 토론 등 각종 회의 운영기법에서 협상력 훈련과 터부토론 등 참여자들이 수동적으로 임하는 것이 아닌 참여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교육이 진행되었다.

 

민주시민교육의 시사점

민주시민교육이 결코 사람들을 가르치고 지시하며 계몽시키려는 것이 아닌 참여한 모든 사람이 그 중심에서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과정 속에서 다양성과 상호 존중의 가치가 실현되도록 설계되었다. 2000년대로 접어들고 민주시민교육 연수를 받은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이를 꾸준히 진행했다고 보긴 어렵다. 아마도 이러한 프로그램 방식이 당시 시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의 것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민주시민교육 방법론을 확산하기 위한 개별적인 노력은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 노력에 대해 민주시민교육 방법론이 가지고 있는 가치 철학을 중심으로 진행되기보다는 화려한 기술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표를 던지는 이들도 많았다.

 

민주시민교육의 가치와 철학 방법론

독일의 민주시민교육은 세계 2차 대전의 패망으로 미국에 의해 강요된 측면이 크다. 히틀러의 나치는 인종 학살과 전쟁을 낳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으며 남은 건 황폐해진 건물과 폭력뿐이었다. 이후 민주시민교육이 가져야 하는 기본적가치인 다양성과 인간에 대한 존중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스스로 느끼며 실천으로 옮기는 감수성의 문제임을 깨닫고 참여자 중심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방법론의 개발로 옮겨지면서 다양한 교육의 수단이 발전되어 왔다.

 

우리 사회의 민주시민교육의 적용 사례

민주시민교육의 목적은 철저히 개인의 삶을 사회와 강자에 복속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주인으로 살며 자신의 문제와 마을의 문제에 깊숙이 개입하여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내는 과정으로 가는 것에 있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 위기를 논하면서 행동하지 않는다고, 다른 의견을 표출한다고, 비난하는 것 자체가 독재자의 모습을 닮아가는 내안의 파시즘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현재의 민주주의 후퇴도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이며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 일상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말이다. 현 시기의 민주시민교육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노력이기 이전에 우리가 안고 있는 수많은 다름을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를 말해주는 단초를 제공한다. 바로 갈등 관리이다. 협상과 토론의 과정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합하는 차원이 아니라 먼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할 수 있는 불편함과 긴장감에 친숙해져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을 자신의 잣대로 판단하고 다른 의견을 논리와 직책, 학벌과 나이로 누르려는 조그마한 내면의 동기라도 과감히 내려놓는 자세가 민주시민으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단초라고 생각한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는 2006년 이후 대한민국청소년의회를 통해서 청소년들의 사회참여 활동을 민주화운동기념사회 등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또한 평생교육 실습 과정을 통해 일반 시민, 학부모를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의 가치와 철학을 생활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꾸준히 진행하여 왔다. 특히 2014년 흥사단교육운동본부에서 직업능률개발원에 신청하여 민간 자격증인 민주시민교육지도사자격증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하였고 올20151월 중 20여명에게 1급과 2급 자격증을 발급한 바 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담론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굳건하게 마을과 풀뿌리에서 일반 시민들과 소통하고 새로운 네트워크 운동을 시작하고 있는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그러한 지점에서 흥사단교육운동본부는 마을npo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민주시민교육 전문가과정을 개설하여 교육을 진행한 바 있다. 또한 6차례에 걸쳐 의사소통과 마을 촉진자 워크숍 운영을 위한 강사 파견사업도 함께 운영하여 좋은 평가를 받았다.‘지구적으로 생각하고 마을에서 실천하라요즘 소위 뜨는 단어가 ‘facilitator’. 퍼실리테이터는 우리말로 용이하게 하는 자’, 또는 촉진자로 번역할 수 있다. 또한 새롭게 뜨는 운동이 마을 풀뿌리 운동이다. 민주주의의 대상이 권력에서 시민의 감수성, 시민성으로 전환되고 있는 과정이다. 이 두 가지 트렌드가 절묘하게 연계되어 마을 풀뿌리 운동을 위한 촉진자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파트를 포함하여 마을에서 만나는 주민과의 소통 방법론, 갈등 관리, 의사 결정 과정의 조정자 역할 뿐 아니라 일반 주민이 자신의 문제와 주변을 바라보고 스스로 판단하고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가치철학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독일에서 말하는 정치교육의 목적이며 우리가 말하는 민주시민교육의 나아가야할 과제이다.

 

마무리

우리 사회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반민주적 여러 현안들에 대해 그 사안마다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자회견, 성명서 발표, 1인 시위, 집회, 시위, 각종 토론회 등이 그러하다. 그러다보니 놓쳐왔던 것이 바로 소통하고 함께해야 할 수많은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이었다. 민주시민교육은 누가 누구에게 일방적으로 지시, 명령, 계몽, 충고 등이 아닌 기다려주고 촉진하며 협력하고 용이하게 하는 감수성을 통해 시민 스스로가 시민성을 회복하고 개인의 문제에서마을의 문제, 더 나아가서는 거대 담론 속에서 불합리성에 대한 저항의 감수성으로 확대될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마치 나는 시민이고 당신은 우매한 민중이라는 우월적 생각으로 상대를 누르고 가르치려 하는 문제는 민주화운동 이후 스스로 악마(괴물)가 되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성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마을과 학교의 민주주의를 위한 토대를 만드는 과정을 모색하는 시간을 진지하게 가질 차례가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권혜진 (전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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