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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97호 ‘수능보다 나은 학생부종합전형’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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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9-27 17:00 조회1,11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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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수시모집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주요 대학의 중심 전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다. 최근 언론보도에 학생부종합전형이 교육 불평등을 야기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전형의 폐지, 축소, 유지, 확대하자는 갑론을박이 뜨겁다. 특히 축소나 폐지해야한다는 편에서는 온라인 서명을 하는 등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며 수시모집 축소와 수능 비중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수능시험과 같은 표준화 시험으로 변별하는 것이 공정하며 교육 불평등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반대의견도 거세다. 학생부종합전형이 그간 수능시험 준비로 사고와 활동이 부재했던 학교에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과 관련한 논쟁은 크게 세 가지 쟁점에 기인한다.첫째,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는가. 둘째, 수험생의 부담을 완화하고 있는가. 셋째, 교육불평등을 해소하고 있는가이다. 대학 입시가 우리 사회의 지대한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이 세 가지 쟁점을 정밀한 잣대를 가지고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주소를 살필 필요가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2007년부터 지지와 비판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왔다. 학교 현장을 지식암기와 문제풀이의 공간으로 옥죄어 왔던 수능시험의 역기능에 대해 공감해 왔기에 사고력과 다양한 활동을 기반으로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전형 취지에는 찬성해왔다. 하지만 학교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한다는 의미가 점차 퇴색하여 정규 수업 외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대해서는 2012년부터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해왔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논쟁이 거세지면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두 차례 토론회를 가졌고 이후 깊은 논의를 거쳐 기자회견을 통해 개선안을 공개했다. 

수능 강화보다 개선된 학생부종합전형의 안정적 유지가 올바른 입시 방향 

문제점과 개선안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확실히 짚어야 할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한 학생부종합전형 쟁점인 학교 교육의 정상화, 수험생 부담 완화, 교육 불평등 해소라는 세 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했을 때 대학 입시가 수능시험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온당하지 못하다. 수능시험 중심으로 돌아간다면 교실은 지식암기 중심의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공간이 되어 빗장을 걸게 될 것이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과 비교해 수능을 대비하기 위한 문화 자본의 개입이 적다고 볼 수도 없다. 그리고 한 줄 세우기를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는 방식 앞에서 단 한번의 기회에 고득점을 맞아야 한다는 치열한 점수경쟁으로 인해 수험생의 부담은 지금보다 가중될 것이다. 따라서 수능보다 학교생활 중심의 학생부로 가는 것이 더 온당하다. 그렇다면 문제점에 대해 정밀한 진단을 내린 후 이를 개선하는 길이 올바른 대학 입시 방향일 것이다. 

왜곡된 학생부종합전형을 운영하는 대학과 비교과 활동 강조가 심각한 문제로 부각

 

현재 진단된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은 교과 지식을 묻는 구술고사를 전형 요소에 포함하는 등 학생부종합전형의 도입 취지에 역행하는 일부 상위권 대학의 전형 운영과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요소 중 비교과 영역에서 교육 불평등을 유발하거나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들이 존재한다는점이다. 왜곡된 학생부종합전형의 운영은 대부분 최상위권 대학에서 나타난다. 기존에 최상위권 대학이 운영했던 특기자전형이나 논술전형의 요소를 학생부종합전형의 전형요소로 두어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된 입시 환경을 조성한다는 본래의 취지를 외면하고 있다. 2017학년도 주요 대학의 ‘대입전형시행계획’과 2016학년도 ‘선행학습 영향 평가보고서’를 살핀 결과, 전형 명칭은 학생부종합전형이지만 학생부의 평가 요소로 보기 힘든 구술고사, 수능 성적, 교외 활동 기재가 가능한 활동 보충자료등을 전형 요소로 두는 대학의 행태가 발견된다. 주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등에서 이 같은 전형 운영이 발견되며 선발인원이 약 5,000이나 된다. 이 같은 행태는 학생부종합전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전형 요소를 추가해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키며 사교육을 유발하는 행위이므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현재 비교과 활동 영역이 평가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부종합전형 자체의 문제점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소위 다양한 활동으로 표현되는 비교과 활동으로 인해 학생들은 보통 7교시 교과수업을 마친 후와 주말까지 상당 시간을 자율동아리, 봉사활동, 경시대회 및 인증·자격시험 준비에 할애하는 실정이다. 이는 학교 내신 성적과 수능 시험 점수에 대한 압박을 받는 수험생들에게 입시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일부 요소들은 부모, 학교, 사교육 등 외부 환경의 요소들이 강하게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문제점도 있다. 

학생부 비교과 영역 중 ‘교내 수상실적’, ‘자격증 및 인증’, ‘독서활동’, ‘자율동아리 활동’의 개선 필요

 

교내 수상실적은 교과 및 비교과 경시대회 및 각종 교내 상에 대한 기록이다. 교내 교과 경시대회의 경우, 특히 수학·과학의 경우 교육과정 성취 기준에 없는 내용에서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교과 수업 내용과 관계없는 별도의 문제집을 풀거나 학원을 이용하는 상황이다. 비교과 경시대회 또한 대부분 주중 방과후와 주말을 통해 활동 및 대회가 진행되기 때문에 수험생 부담이 매우 크다. 학교 알리미를 통해 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서를 살펴보면 학교는 교과 및 비교과 경시대회를 기획하기 위해, 학생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연간 30회 가량의 교내 경시대회를 개최한 고교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교내 경시대회 계획이 거의 없는 학교들도 다수 있다. 지역 간, 국·공·사립학교 간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수험생 부담이 크고 교육 격차를 유발하는 요소인 교내 수상 실적을 평가 항목으로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자격 및 인증의 경우도 현재 자기소개서에 작성가능한 ‘경제이해력 검증시험(TESAT)’, ‘경제경영이해력인증시험(매경 TEST)’, ‘국어능력인증시험’, ‘KBS 한국어능력시험’, ‘한국사 인증’ 등은 학교 교육과정으로 대비하기 어려우며 사교육 유발 요인이 매우 크므로 역시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 자기소개서에 작성할 수 없는 항목으로 분류(작성 시 0점 처리)하는 것이 옳겠다. 

독서활동에 대한 문제도 드러났다.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포함되지 않은 독서 이력의 기록이 범람하고 있다. 독서활동 상황 작성을 위한 특정 양식을 배포하고 학생이 써 온 내용을 거의 그대로 학생부에 기재하는 학교, 사교육 기관을 통해 독서활동을 관리받고 그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해 달라고 요청하는 학생이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독서활동 상황을 반영하는 것은 교육 격차를 더 벌리고, 학교 교육 정상화에 역행하며, 사교육 유발을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학생부의 독서활동 상황 반영을 금지하고 교과별 수업을 통해 진행된 독서 활동을 반영해야 한다. 즉, 교과세부부 능력 특기사항에 기록되거나 학교 교육과정운영 계획에 포함된 독서활동을 반영하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 

자율동아리 활동 또한 교육 격차를 유발하고 수험생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이다. 부모와 친지의 직업 등 학생의 배경에 따라 질적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나 서울의 강남 일부 학교에서는 의학, 생명과학, 우주환경공학과 관련된 대학 수준 이상의 문제를 다루는 자율동아리가 생겨나는 현실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 대학 입학전형에서 동아리 활동에 대한 평가는 교내 동아리 활동으로 제한하여야 한다. 

학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교사추천서는 폐지해야 함 

대학입시에 학생부가 중요해지면서 학생부 기록에 있어 학생·학부모의 간섭과 개입이 매우 심각하다. 특히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교사 의견을 쓰는 고유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학생·학부모에게 공개되면서 특정 내용과 방식으로 써달라는 요구가 난무한다. 그 결과,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초안을 학생이 작성해오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학의 입장에서는 칭찬 일색의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신뢰할 수 없다고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학생부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학생에게는 비공개로 전환해야 한다. 교사가 학생에 대해 파악한 바를 정직하고 솔직하게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비공개로 바꾼다면 지금 교사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는 교사추천서를 대체할 수 있다. 교사추천서는 긴 내용과 학교마다 다른 양식으로 교사의 많은 노력이 요구된다. 게다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이 많아지고, 지원 대학이 더 다양해지면서 교사추천서로 인한 부담이 매우 큰 상황이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비공개화는 학생·학부모와의 불필요한 마찰, 교사의 중복적인 부담, 대학의 불신 등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능력 및 과정 중심의 수업과 평가 개선이 이루어지고, 이를 반영하는 학생부교과중심전형으로 전환을 모색해야 함 

학생부종합전형이 개선되는 궁극적인 목표는 학교 교육의 수업과 평가를 개선시켜 고교 학생부의 교과 기록을 대학은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는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하여 공교육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며, △‘학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을 대입 적격자로 선발’하면서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길이 될 것이다. 이런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능력 및 과정 중심의 수업과 평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학생부 기록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교과 별로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알아낼 수 있는 평가항목을 만들고 각 항목에 대한 성취를 A~E로 표시한 후 그 성취의 과정을 교사가 서술하는 방식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학생부 교과 중심의 개선된 ‘학생부종합전형’은 대학이 요구하는 교과의 7~8개의 성취도를 점수로 산출해 2~3배수 학생을 1단계로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학생부의 교과와 관련된 교사의 서술 기록과 학생이 학교에서 실제 작성한 논·서술형 평가 등의 수행평가 자료, 자기소개서 등의 서류 종합평가와 제출 서류를 기반으로 한 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 같은 학생부종합전형의 개선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학교교육 변화의 가장 중요한 영역인 정규 수업과 평가의 혁신을 유도해 학교 교육의 실질적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정책2국장) 

 

✽이 글은 우리회 입장과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아야 하는 학생부종합전형

 

항상 품 안의 자식일 것 같던 두 아이가 이제는 대학생이다. 초·중·고를 무탈하게 잘 다니고 대학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시기에 학부모는 ‘입시’라는 거대한 벽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해마다 바뀌는 입시 정책은 학부모를 더 혼란스럽게 한다. 학과 선택을 먼저 하고 대학을 간 아들과 달리 둘째 딸아이는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서 수시 접수 시기에 맞춰 학교와 과를 선택해야 했는데, 이는 너무나 어려운 과정이었다. 

현 정부 들어서며 3천 개가 넘는 입학전형을 간소화한다는 취지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명칭을 바꾸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 교육과정 중심의 ‘교과’와 학교 내 다양한 활동을 ‘비교과’로 나누어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가고자 하는 대학을 선택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해야 한다. 나와 딸아이는 내신 성적을 기준으로 학교와 과를 선택해 전형료 접수 후 정해진 기간에 자기소개서를 2차
접수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미디어학과를 목표로 3개의 대학에 지원하고 1개의 대학은 교과전형으로 지원하였다. 1~2학년 동안 눈에 띄는 비교과 활동이 없었기에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자기소개서에 과 선택에 대한 관심, 노력, 열정, 잠재력을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추어 쓰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절망감에 몇 날 며칠 밤과 씨름하며 나름 완성된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최종결과를 기다리던 시간은 마치 로또가 당첨되었으면 하는 마음과도 같았다. 

로또는 아무나 당첨되는 것이 아니듯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학년부터 학교 내 꾸준한 비교과 활동을 차곡차곡 쌓아놓고 교과 성적도 챙겨야 한다. 비교과 활동만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교과 성적이 이를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도 꾸준히 해야 한다. ‘500자내로 글을 쓰시오’, ‘1,000자 내로 글을 쓰시오’라는 제시문에 맞추어 글자가 모자라도 넘쳐도 안 된다. 무턱대고 급한 마음에 준비해서 되는 전형이 아니란 말이다. 이렇듯 이것, 저것, 요것까지 다 잘해야 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은 로또 당첨처럼 만만치가 않다. 

다행히 딸은 교과전형으로 합격해 현재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학부모라면 한번은 겪어야하는 입시, 내가 많이 안다고 해서 자녀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너무 모른다고 자책할 필요도 없다. 때가 되면 상황에 따라 자녀와 함께 방법을 찾으면 길이 보일 것이다. 매년 조금씩 바뀌는 입시에 학부모, 교사, 학생이 모두 지친다. 

마지막으로 딸이 진학을 고민하며 나에게 했던 말을 여러분들에게 던진다. “나는 공부가 하기 싫어요. 고등학교 나와서 차별 없이 직장을 다닐 수 있으면 좋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냥 대학을 가는 것이죠. 나는 공부가 재미있다는 애들이 신기하기만 해요.” 딸아이는 오늘도 어제와 같이 그렇게 일상처럼학교에 다니고 있다. 

 

강혜승 (서울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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