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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97호 공부야, 쉬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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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9-27 16:48 조회9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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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일,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은 창비학당 50주년 기념홀에서 학생들의 쉼과 공부의 균형을 위해 ‘학원휴일휴무제’ 법 제정 캠페인 시작을 알리는 출범식을 하였다. 출범식에는 우리회를 비롯한좋은교사운동본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쉼이 있는 교육에 공감하는 단체 및 개인 100여 명이 참석하였다. 이번호 정책 면에서는 대한민국 다음 세대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쉼과 학습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교육환경을 마련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을 개혁하기 위한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이 주장하는 바에 대해 살펴보겠다.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습시간은 균형을 상실하였다. 어른들의 노동시간도 40시간이 법적 기준인데 한창 약동해야 할 학생들이 책상 앞에서 하루에 12시간, 주당 70~80시간을 보내고 있는 현실이다. 저녁도 없고, 주말도 없다. 그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는 역설적이다. 학습효율은 핀란드의 절반 수준이고, 학습 효능감은 바닥권이다. 행복지수는 최하위 수준이다. 과도한 공부로 인해 건강, 정서, 관계, 창의성이 질식당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의 원인은 입시경쟁이다. 하지만 입시경쟁과 그것의 뿌리가 되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것은 다방면의 노력을 요구하는 큰 과제이다.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작지만, 실효성 있는 룰을 하나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입시경쟁이라는 현실을 당장 바꿀 수는 없지만, 입시경쟁이 무한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일정한 한도를 설정해야한다. 그래서 적어도 심야시간과 휴일에는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의 영업을 금지하자는 것이다. 

개인이 알아서 쉬면 될 것을 왜 굳이 법으로 규제하느냐 하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근로자의 휴무일은 전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자유론>의 저자 존 스튜어트 밀도 근로자의 일요일 휴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법률이 각 개인에게, 다른 사람들도 공휴일을 준수할 것이라는 보장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 한 명이 휴일에도 일하면 다른 사람들도 일해야 하는 심리적 환경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학원의 휴무도 보편적 입법으로 이루어져야한다. 이것은 누구보다 학부모들이 간절하게 원하는 것이다. 학원휴일휴무제에 대해 학부모들의 95%가 찬성한다. 이는 학부모들이 남들이 하지 않는다면 나도 하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합의를 법으로 이끌어내는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과 여론을 바탕으로 학원의 심야영업과 휴일영업을 규제하는 입법을 정치권에요구하였다. 그러나 국회는 이에 대해서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학원업계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다. 학원업계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실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현재 학원은 밤 10시까지 제한한 심야영업규제 조례마저도 무력화하기 위하여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이 지쳐 쓰러지든 말든 학원은 돈을 벌어야겠다는 무한정한 욕망의 표출이다. 1841년에 프랑스는 8세 미만 아동의 노동을 금지하는 입법을 하였다. 그 이전까지는 8세 미만의 아동까지 돈벌이의 수단으로 착취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지금에 와서 그것이 너무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당시에는 공장의 이익이 아동의 건강보다 더 중요했던 것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현재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현실도 다르지 않다. 학생들의 입시경쟁이라는 절박한 조건을 이용하여 돈벌이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현실은 동일하다. 현실적으로 경쟁은 없앨 수 없다 하더라도 경쟁에도 최소한의 한도는 필요한 법이다. 적어도 밤 10시 이후의 시간, 일주일에 하루는 편히 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사교육이 없어도 학생들은 이미 충분히 쫓기고 있다. 사교육은 이런 학생들의 불안 심리를 더욱 가속화하고 극단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아이들이 지쳐 탈진하고 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멈출 것인가? 

이제 우리는 이 무한경쟁에 브레이크를 걸고자한다. 최소한 심야시간과 휴일은 쉼을 위한 시간으로 보장할 것을 제안한다. 그것도 매우 부족한 수준이지만, 최소한의 마지노선으로 제안하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쉼이 있는 교육을 주장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력을 저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한다. 그러나 그 반대가 될 것이다. 쉼이 있는 곳에서 참된 배움의 기쁨이 살아난다. 건강과 감성과 관계와 창의성이 꽃피울 수 있다. 미래사회는 공부 기계가 아니라 참된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균형 있는 삶을 누리며 배우고 성장하는 청소년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힐 것이다. 

우리는 이 범국민 캠페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 현재 이대로 달려가고 있는 현
실이 과연 정상적인지를 일깨우고자 한다. 그리고 불안과 탐욕의 희생물이 되는 우리의 다음 세대를 구하기 위해 기성세대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일깨우고자 한다. 심야영업규제와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하나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자 한다. 정치인들에게 국민의 여론이 어디에 있다는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학원업계의 이익보다 더 소중한 것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뜻을 함께하는 모든 사람이 이 운동에 동참해 주었으면 한다. 그리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이 운동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 자신의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넣어 그들이 진정으로 국민의 대변자가 될 수 있도록 하자. 이 운동은 정치권에 대한 요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 실천을 포함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과도한 공부를 강요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교사들은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강제적인 보충이나 야자를 강요하지 않을 것을 약속해야 한다. 학생들 또한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볼 것을 다짐해야 한다. 무엇보다 학원장들은 자발적으로 심야영업과 휴일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결단해야 한다. 학원장들의 참여야말로 진정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소망한다. 후일에 지금 세대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자녀들에게 이런 대화를 하는 것을 상상해본다. “옛날에는 일요일에도 학원을 다녔단다.”, “정말요? 상상이 안 돼요.”, “그래. 심야에도 일요일에도 학원을 전전하던 시절이 있었지. 하지만 2016년에 법이 제정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단다.” 미래세대는 지금보다 나아진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 나아가자. 

앞으로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은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5월 26일 『학원교습시간 조정 및 학원의무휴업제 도입』에 관한 토론회를 시작으로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학원휴일휴무제 입법발의 및 토론회와 공청회를 전개해나갈 예정이다. 

 

쉼이있는교육 시민포럼 | 정리 배경희 (우리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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