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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66호 천안, 이사 오고 싶은 곳으로! - 고교평준화 운동 경과와 현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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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19 16:24 조회1,0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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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기 싫은 곳, 충남? 

 천안으로 이사 온 학부모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있다. 인구 60만이나 되는데도 고교평준화가 안 돼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깜짝 놀랄 일이 있다. 고등학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어느 고등학교를 다니는지 묻지도 말고 질문을 받지도 말아야 한다 는 것이다. 고등학교가 서열화 되어 아예 가까운 대전이나 전북, 경기 쪽으로 이사 가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천안도 다른 큰 도시처럼 고교평준화인 적이 있 었다. 그 땐 인구도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그러다 1995년 단 59명의 교육관계자(천안시의회, 학교 교장, 학교육성회장 등)들에 의해, 교육부가 전체 학생과 학부모 의견수렴 후에 고교평준화 해제를 결정하라고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비평준화 제도 를 도입해 버렸다. 고교 비평준화가 어떤 교육 불 평등을 야기할지 아주 자명하기 때문에 교육부에 서조차 신중히 결정할 것을 요구했으나, 정작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배제시킨 매우 반민주적인 폭 거가 지금까지 계속돼 왔다. 아주 비슷한 현상이 최근 자사고 지정취소 요구에 광분하는 학부모들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아예 생기지 말았어야 할 자사고처럼 1995년 천안의 고교 비평준화로의 전 환은 교육격차라는 심각한 불평등과 차별, 부정적 자아감을 양산해 버렸다.

 

고교평준화는 상향평준화!

 

 이는 최근 고교평준화와 교육격차에 대해 연구 한 강상진 연세대 교수의 보고서에도 잘 드러난다. 충남은 16년간 수능 평균 성적이 최하위권으로 나 타났다. 고교평준화가 하향평준화라고 조롱하던 평준화 반대세력의 주장을 무색하게 하는 객관적 수치이다. 오히려 평준화 지역이 부모의 경제적인 수준을 배제하더라도 언어, 수리 등 영역에서 학업 성적이 더 높게 나왔다. 이는 아주 당연한 결과인 데, 고교평준화지역 학교들은 학교간의 격차가 크 지 않아 학교 경쟁력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다. 반 면 고교비평준화지역은 학교간의 교육격차가 야 기하는 다양한 차별로 학생들의 학업성적에 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학교 안에서도 학생들이 서열화 되어 학생 선발 효과만 있을 뿐 교육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6년간 계속돼온 이런 서열화 기제가 청소 년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충남이 학 교 폭력, 탈학교, 자살률이 타 시도보다 매우 높은 수치로 나오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천안 고교평준화, 주민조례 운동으로 확산되다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는 천안지역 20여개 단 체가 모여 2004년에 결성되었고, 그해 교육감 선 거에서 고교평준화 전환 타당성조사와 여론조사 실시라는 공약을 얻어냈었다. 과반수이상이 고교 평준화 전환을 찬성했으나, 교육청은 찬성률이 낮 다는 이유로 과반수이상의 요구를 묵살해버렸다. 그리고 2010년 다시 교육감 선거를 계기로 고교평 준화 실시를 요구하여 고교평준화 전환 T/F팀을 꾸리겠다는 공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고교평준 화 의지가 없었던 충남교육감은 고교평준화를 서 둘렀던 진보교육감들의 행보를 방해해온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반교육적인 시행령 개정(시도 조례 를 만들어 찬성률을 명시할 것)에 힘입어 T/F팀을 무산시켰고, 충남에서 고교평준화는 요원해져 버렸다.

 

 하지만, 주민 여론을 모아나가기에 주민 조례만 큼 좋은 운동도 없다.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를 주축으로 충남지역 시민사회는 경기와 강원에서 조례가 제정되어 찬반여론조사로 고교평준화가 결 정되는 것에 힘을 받았다. 바로 주민조례운동에 착 수하여 2011년 충남주민조례제정운동본부를 결성 해서 2012년 5월에 2만여 고교평준화 주민조례 청구인 서명지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당시 고교평준화에 비우호적인 교육위원 회 친 교육청 성향의 도의원들의 방해로 고교평준 화 조례 논의가 계속 유보되다가, 결국 찬반 여론 조사 찬성률 65%라는(경기 50%, 강원 60%) 어처 구니없이 높은 수치로 상임위에서 무기명 투표 결 과 결정됐다. 고교평준화 의지가 없는 교육감과 그 런 교육감 수족처럼 행동하는 도의원들이 다수인 도의회라는 악조건 속에 고교평준화 실현은 사그 라질 것만 같았다. 그래도 시민연대는 천안 시내 아파트를 돌며 아파트 주민들의 협조를 얻어 고교 평준화 설명회를 수십 차례 지속해 나갔고, 여론 조사 실시 촉구 서명을 벌였다. 그러다 충남교육청 에 장학사 매관매직 사건이 터졌다. 장학사가 음독 자살하고,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던 김종성 교육감 대포폰 사용이 수사에 오르고, 자살기도와 끝내 구속 수사, 기소와 재판으로 이어져 징역형을 선고 받으면서 고교평준화의 길이 다시금 열렸다. 고교 평준화 공청회를 공약으로 걸었던 김종성 교육감 이 구속 수감되어서야 자신의 공약을 지켰다고나 할까?

 

 드디어 9월 12일 타당성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고교평준화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학생, 학부모, 교사 6천명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학부모의 17.9%만이 현 고입전형에 만족한다고 답변했고, 2015년, 2016년, 2017년 중 2015년 고교평준화 도입을 바라는 학부모가 64% 이상이었다.

 

 고교평준화 전환으로 가려면 찬반 여론조사를 거쳐야 한다. 8부 능선까지 왔으나, 매관매직이라 는 매우 심각한 범죄를 저질러온 충남교육청을 상 대로 여론조사 대상자 선정과 적용시기를 놓고 줄 다리기를 계속해야만 한다. 너무 오랜 기간 굳어져 버린 서열화라는 자기검열을 끊어버리려면 학생, 학부모들을 더 많이 만나고, 더 많이 설득해야만 한다.

 

 지난 10년간 고교평준화를 바래왔던 학부모들 의 자녀들은 어느덧 대학생이 되어버렸고,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마다 새로운 학부모들을 만나야 하 는 어려움도 많지만, 고교평준화 지역이 없는 충남 에 균열을 내서 교육 관료에게 담보 잡힌 학생과 학부모들의 행복권을 찾아와야만 한다. 전국 어디 서나 고등학교 교육격차가 없는 균등한 교육기회 보장이라는 아주 소박한 행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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