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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치 | 285호 사계절방학, 교사·학부모·아이들이 함께 특별한 방학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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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8-03 15:12 조회1,3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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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주백석초에는 특별한 학사 일정이 있는데, 바로 계절학교이다. 여름방학에 열리는 여름학교와 겨울방학에 열리는 겨울학교가 있다. 양주백석초는 다른 학교와 다르게 학사 일정이 짜여 겨울방학이 유독 길다. 기존의 학사일정을 답습하지 않고 실제 교과과정에서 가장 효율적인 일정을 잡은 것이다. 2월은 학생들도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교사들 역시 학년 마무리 업무로 무척 바쁜 시기이다. 이렇게 어수선한 2월에 개학을 해서 비효율적으로 보내는 것보다 겨울방학을 조금 늦게 시작하고 2월 말까지 길게 운영하기로 하였다. 학부모들은 걱정이 앞섰다. 시골 학교이다 보니 학교 주변 여건상 문화시설이 전혀 없고, 맞벌이 부모가 많다 보니 아이들의 돌봄 및 학습지도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다. 2014학년도 학사일정을 새롭게 재편하면서 2013년 12월에 학부모 토론회를 열어 학사일정을 협의하고 대안으로 계절학교가 생기게 되었다. 

계절학교의 아이디어는 온전히 아이들에게 얻었다고 김한호 교장은 말한다. 양주백석초에는 학생자치활동이 다양하게 운영되는데, 학생자치활동은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해서 운영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생자치회 기획 프로그램 중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여 운영된 사람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사람책 만들기란 학생들이 책이나 체험을 통하여 알게 된 것을 다른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재능기부 활동이다. 재능기부를 희망하는 학생이 게시판에 게시하면 함께 참여하여 배우고 싶은 친구들이 게시물 아래 이름을 써서 참여 신청을 하여 동참하는 형식이다. 과학탐구교실, 청소교실, 축구교실, 네일아트교실, 뜨개질교실 등 주제도 다양하다. 그중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았던 것은 ‘네일아트교실’이였는데, 네일아트 도구도 직접 집에서 가지고 와서 친구들과 함께 실습하였다. 아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활동하는 다양한 학생자치활동을 보면서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못하는 영역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계절학교를 통해 아이들의 다양한 활동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의도로 시작하게 되었다.

 

계절학교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못하는 것,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필요한 것들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장·교감, 교사, 교육공무직, 학부모가 함께 재능기부를 통해서 꾸려가고 있다. 계절학교에는 선거교실, 연극교실, 민요교실, 예절교실, 방송교실, 스마트교실, 요리교실, 손뜨개 교실, 독서교실, 뉴스포츠 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린다. ‘요리교실’은 요리를 잘하는 학부모를 섭외하여 학교에서 직접 밥을 짓고 재료를 만들어 맛있는 츄밥 등 간단한 간식을 만들어 먹는 수업이다. 부모가 맞벌이하거나 간단하게 먹거리가 필요할 때 밥만 있으면 아이 혼자서도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손쉬운 재료로 준비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정말 뜨거웠다. 츄밥을 다 만들고 난 재료도 싹싹 긁어서 먹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김 교장의 재능 기부로 이루어진 ‘선거교실’도 있었다. 임원의 자리는 봉사하고 헌신하는 자리인데, 임원이 된 아이들의 모습에서 잘못된 임원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에 김 교장은 선거 교실을 열어 기본적인 임원의 자세를 고민하고 거짓 공약이 되지 않도록 꼭 필요한 공약을 만들고 평가하도록 했다. 그야말로 준비된 임원을 만드는 교실이었다.

 

학부모들이 단순히 재능 기부만 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실을 운영하면서 학부모 역시 배우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학부모들이 재능 기부로 운영하는 ‘책사랑’ 독서동아리가 있는데, 3일 동안 ‘책으로 떠나는 즐거운 여행’이 운영된다. 학부모들은 한 달 전부터 책 선정 방법, 책 읽어주는 방법, 책 내용 및 주제 전달 방법, 체험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 등에 대해 연구를 한다. 다른 재능 기부 수업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수업을 준비하며 학부모 역시 배움을 얻고 아이들과 나누는 것이다. 금소미학부모회장은 돌아오는 여름학교에서는 학부모도 배울 수 있는 교실을 따로 열고 싶다고 했다. 

백석초등학교는 시골학교이다 보니 맞벌이도 많고 조손가정도 많다. 계절학교를 통해 우리 아이만이 아닌 우리 학교 아이들하고 여러 가지 즐거운 체험과 경험을 할 수 있어 ‘모두 함께’ 행복해진다는 것이 무엇보다 좋다고 학부모들은 말한다. 아이들이 학교를 더욱 즐거운 곳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말이다.


김 교장은 계절학교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려면 무엇보다 학교를 매개로 한 마을 공동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올 여름방학부터 학부모 중에서 명예교장, 교감을 위촉하여 계절학교를 운영할 계획에 있다. 기획에서부터 예산, 집행, 관리, 참여, 마무리까지 학부모 위주로 운영해야 선생님들이 전근을 가더라고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 주변 학교, 지역 공동체와 연계를 하면 더 좋은 계절학교 프로그램이 생길 거라 여겨 주변 학교, 지역 주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하지만 서로의 이해타산도 있고 생각도 달라서 조율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계절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보다 재정이다. 양주백석초는 학교 위치의 특성상 교통이 불편하다. 도시의 학교들처럼 아파트 안에 있어서 쉽게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보니 학교 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면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이 많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방학 때는 학교에 가는 것이 더 힘들다. 또 재정이 부족하다 보니 학부모의 참여 없이 계절학교를 지속적으로 운영할수 없다. 학부모, 지역 인사들이 참여하는 계절학교 운영위원회를 만들어 프로그램도 개발, 검토하면 좋을 것 같다. 지역 인사들의 재능 기부도 이끌어 내다보면 예산 문제, 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해결하여 지속 가능한 계절학교를 운영할 수 있다.

 

“호황일 때는 교육에 2배를 투자하라. 그러나 불황일 때는 4배를 투자하라.” 세계적인 경영학자 톰 피터스의 말을 잊지 말자.
배경희 (본부 출판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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