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마당

학부모신문

Home > 자료마당 > 학부모신문

교육자치 | 261호 지켜보기, 들어주기, 기다리기, 그리고 즐기기

페이지 정보

본부사무처 작성일17-01-20 17:07 조회861회 댓글0건

본문

지켜보기, 들어주기, 기다리기, 그리고 즐기기

 

  처음 원고를 부탁받고 아무래도 학부모 활 동에 가장 고민이 많은 사람이 쓰면 좀 더 좋 은 글이 나오지 않을까 해서 부탁을 넣었더니 며칠 있다가 연락이 왔다. 생각해 봤는데 아무 래도 못쓰겠으니 나보고 쓰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평소에 느낀 대로 생각한대로 쓰면 되지 않을까 하면서 크게 생각하지 않고 컴퓨터 앞 에 앉았는데, 나도 역시 한줄 쓰고 지우고 또 한줄 쓰고 지우고 이러고 있다. 특별히 고민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늘 생각 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역시 무 언가를 꺼내어 보여준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인 것 같다.

  서울형 혁신학교로 함께 출발한 다른 학교 들과 마찬가지로 상원초등학교도 올해로 3년 째를 맞았다. 그동안 학교는 많이 변했고 물론 구성원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양평으로의 전학을 고민하고 있던 차에 들 려온 우리학교가 혁신학교가 된다는 소식은 나에게는 더운 날 시원한 빗줄기와도 같았다. 당연히 나도 뭔가 거들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왕 할 거면 중심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에 겁 도 없이(?) 학교운영위원 보궐선거에 입후보하 게 되었다.

  이루고 싶은 꿈도 있었고 그것을 받쳐줄 수 있는 열정도 당연히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우리 아이들보다 내가 더 혁신교육에 목말라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좌충우돌 하면서 열심히 했다. 하지만 학교활동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 었고 풀어가야 할 숙제는 너무나 많았다. 학교 는 생각보다 민주적이었지만 생각보다 견고했 다. 그것은 학부모 입장에서 보기에는 비효율 적이었으며, 무엇보다 학교라는 공간자체가 여 러 종류의 사람이 모여 사는 작은 사회였다

  각자의 열정만 가지고 모인 학부모들은 그 수만큼 다양한 의견들 속에서 조금 더 성숙한 통합을 이루어 나가기보다는 오해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았고, 일보다는 의견을 맞춰가 는 일이 더 힘들었다. 그동안 가져왔던 공교육 에 대한 갈증이 기다릴 수 있는 느긋함을 가져 가 버린 것처럼 누구나 다 조급했다. 그렇지만 반면에 학부모의 활동은 그만큼 차곡차곡 발 전해 왔다.

  처음 대의원과 기존 반대표의 역할을 혼란 스러워하던 대의원회는 올해 들어서 사업의 효율성을 위하여 ‘분과’라는 새로운 조직형태 도 운영해보고 있으며 학부모가 주최가 되어 서 작년에 시작된 학부모 체육대회는 올해 장 애물경기, 발목 풍선 터트리기, 엄마와 여선생 님 피구, 경보 계주 등 더 풍성해진 내용으로 상원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체육대회로 발전했 다.

  마찬가지로 작년에 조직된 ‘아버지회’에서도 노원구 ‘마을이 학교다’ 사업공모에 당선되어 아이들과 야영, 장 담그기, 영화 상영 등 다양 한 프로그램으로 월 1회 아이들과 만나고 있 다. 학부모 재능기부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 며 학부모 동아리와 각 학년 활동도 나름 알차 게 운영되고 있다. 학년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작년에 처음 시도된 각 학년 대의원들과 선생 님과의 만남 역시 학년별로 조금씩 다르게 운 영되지만 올해는 조금 더 발전된 형태로 각 반 담임선생님과 함께하는 학부모 반모임도 조심 스럽게 시도되고 있다.

  아이들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에서 공통분 모를 가지고 부모와 교사가 함께 노력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을 것이라고 모두가 믿기 때문에 조금씩 그러한 시도를 해볼 수 있 는 것이다. 여러 가지 소소한 변화와 함께, 참 여하는 학부모의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 과 저학년 학부모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아주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풀어가야 할 숙제 들은 남아있다. 어떻게 학부모의 자발성을 높 여내고 참여를 확대시킬 것인가? 또 학교 참 여에서 학부모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 그 참 여의 형태와 정도는 어떠해야 하는가? 학부모는 분명 학교의 한 주체이다. 그렇지 만 교육활동의 주체는 교사와 학생이며 학부 모가 전면에 나서서 모든 활동을 하는 것은 아 니라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선생님과는 다른 자리가 학부모에게 주어져있다. 그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며 다른 학부모들과 즐겁게 학부 모 활동을 하는 것, 그러다 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