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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46호 학부모로서 지켜 본 선사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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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7-25 15:17 조회82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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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집 근처에 혁신학교가 들어선다는 말을 들으며 무척 걱정스러웠다. 입시를 목표로 하는 학교와는 다를 거라는 소문이 떠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사고등학교에 배정받고 나서 그 불안함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오리엔테이션을 다녀온 아이가 선생님의 열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긍정적인 시선으로 학교를 보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만드는 교가도 인상적이었고 선생님들이 마련한 프로그램에서는 사랑과 열정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얼마 후 학교에서는 학부모 학생 교사 3주체가 모여 공청회까지 거쳐 공동체생활협약을 만들었다. 퍼머나 염색 등 두발 자유화와 화장과 피어싱에 대한 용인은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를 자아냈지만 일단 믿음으로 아이들을 지켜보기로 했다. 학생들의 주장이 내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머리를 길렀다거나 퍼머를 했다고 해서 학생의 내면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지만 그동안 기성세대인 나는 겉모습으로 아이들을 판단해왔다. 그래서 염색이나 화장 등을 한 친구를 보면 왠지 공부와는 거리가 먼 불량학생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그런 생각에서 자유로웠다. 그런 걱정은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 어른들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이 자유가 방종으로 흐르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선사고등학교만의 독특한 제도 때문이 다. 우리 학교는 한 학급을 두 분의 담임선생님이 맡고 계신다. 그래서 한 분의 담임선생님이 15명 가량의 학생을 책임지고 보살핀다. 그 결과 학생들과 1대 1 상담은 물론이고 학생 개개인에 대해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사제관계가 좋을 수밖에 없고 이는 학교나 학급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래서인지 언제부터인가 우리 아이는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1년 동안 공부를 할 수 있는 토양은 잘 마련되었다. 학부모로서 이제 조금 더 욕심을 내어보자면 효과적인 공부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방법을 찾았으면 하는 것이다. 인성적인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물론 좋지만 이것이 정말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이려면 어떤 결과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학교 분위기는 좋은데 공부는 엉망이라면 혁신학교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결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서라면 학습 또한 다른 학교에 결코 밀릴게 없으리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선사고등학교 선생님 여러분! 1년 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혜경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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