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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62호 덴마크 자유중등학교 ‘에프터스콜레(Eftersk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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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2-17 15:23 조회1,00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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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자유중등학교와 한국의 자유학기제
 
 덴마크 땅을 밟은 지도 어언 십여 년이 되어 온 다. 인간의 체취가 느껴지는 학교들을 찾아보아야 겠다고 여기저기 문을 두드려보다가 마침내 가게 된 곳이다. 탐사를 하면서 알게 되었지만 덴마크는 인구 오백여 만 명의 작다면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나라였다. 동화작가 안데르센과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어로, 이름으로는 그리 낯설지 않은 나 라라 생각했던 이 나라는 예상을 훌쩍 넘어서는 감 흥을 안겨다 주었던 것이다.
 
 현재 덴마크가 보여주는 교육의 면면들은 1980 년대 초엽에서 중반 사이 공교육의 모순을 지적하 며 새로운 학교를 요청했던 니콜라이 그룬트비 (Nikolaj Grundtvig)와 그의 동역자였던 크리스 튼 콜(Christen Kold)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이들은 당시 교육이 체제를 유지하는 정도나 엘 리트 양성을 위주로 하는 구조가 아니라 국민, 좀 더 정확하게는 서민과 농민들이 중심에 서서 ‘자유 롭고 참여적인 시민’으로 성장하도록 그 패러다임 을 새로 모색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했다. 또한 교육의 목적설정과 교육과정 구성, 교수-학 습 면 등 일체를 국가가 주도하도록 하는 학교 체제 가 아이들의 삶에 얼마나 적대적이며 비인간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또한 전반적으로 얼마나 비효 율적 결과를 산출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치열하 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 문제의식의 결과가 바로 이 나라에서 탄생하여 오늘날까지 한 번도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 온 다양한 자유학교들이다. 오늘날 덴마크 공교육은 예전의 고답적 형태가 아니라 이 자유학교의 성과를 받아들여 풍부하게 변화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날 북유럽 교육 의 인상적인 면모들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영향 없이 설명하기 어렵다.

자유학교 1~2년, 공교육제도와 병렬구조

 자유학교에는 초등, 중등, 고등 단계에 걸쳐 셋이 있는데, 한결같이 인상적이나 요즈음 우리 사회에 서 이슈로 떠오른 개성과 진로를 촉진하는 교육 구 조의 모색이라는 시각에서 중등단계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이 단계를 대표하는 학교 유형은 자유 중등학교인 ‘에프터스콜레(Efterskole)’이다.
 보통 14~18세 연령층의 8~10학년 청소년을 위 한 학교(우리나라의 중학교 2학년에서 고등학교 1 학년 정도에 해당)로서, 공교육제도에 병렬하는 구 조로 설치되어 있다. 음악, 체육, 수공예, 자연 및 생태 등 특별한 영역에 재능 있는 학생들이나 혹은 학교생활에 싫증을 내거나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1~2년간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 록 한 학교다.
 그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공립학교를 다니는 대신 1~2년간의 재학 기간을 선택하여 다닐 수 있다.
   졸업 시험을 통과하 면 공립학교와 동일한 자격을 부여받는다.

● 학생 수는 적게는 30명, 많게는 500명 정도이 며 평균 105명이다.

● 일반 교육(general education)을 제공한다.
   기초적 과제를 다루며 개인의 전체적 발달을 목적 으로 한다.

● 공립학교 교육과정과 아주 다른 교육과정을 자유롭게 운영한다.

 모든 학교들이 같은 교육과정 을 갖고 있지 않으며, 과목 선택과 교수법을 학교 스스로 정한다. 그 내용과 방식은 학교가 어떤 노 선을 취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그룬트 비-콜 식의 학교는 일반교육과 계몽이라는 노선을 견지하되, 폭넓게 창조적 교과를 운영한다. 체육에 초점을 맞춘 자유중등학교는 신체 교육을 강조하기 는 한다. 또 다른 학교는 교실 수업보다는 다양한 워크숍과 현장 연구에 치중한다. 어떤 학교는 몇 개 의 주제에 초점을 맞추어 운영한다. 여기서는 학생 과 교사가 함께 기간을 정해서 공부할 주제를 모두 함께 논의하여 결정한다. 이러한 차이에도 자유중 등학교는 공립학교와 동일한 종합 졸업 시험을 치르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각각의 학교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그들의 특수성을 고려해서 아주 유연하게 학기를 운영해야 한다.

 자유중등학교는 2010년도를 기준으로 260여개 교가 있으며, 매년 28,500여명 정도가 재학하고 있다. 학생 수는 매년 증가해왔으며 최근에는 더욱 증가 추세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영재 아 동이나 학습 부진아를 위한 특별한 목적 하에 학교 들이 설립되었다. 학습부진아를 위한 학교는 정규 학교에서 독서 장애, 학습 부진, 지적인 문제 등으 로 어려움을 겪고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두 번째 기 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이런 학교들은 이론적 학습과 동시에 실제 생활 에 관련된 폭넓은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이들 중에 는 현장에 바탕을 둔 최신 과학이나, 혹은 완전학습 법이나 다중지능이론 등을 사용하여 탁월한 성공 을 거둔 학교들도 있다. 학습 부진아를 위한 학교도 14%정도를 차지한다. 1980년대와 2000년대에는 체육, 음악, 연극, 자연 및 생태에 초점을 맞춘 학교 들이 증가했다. 이들 학교는 모두 창조적이고 자기 성취적 방향에서 인격 발달을 도모하려는 목적을 설정하고 있다. 이는 보통의 전통적 학교에서는 기 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간주된다(15% 정도). 나머지 13% 정도는 유형화시키기 어려운 사례들이다. 학생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심 화시키기 위해서, 혹은 새롭고 색다른 학교 분위기 를 맛보기 위해서 이런 학교를 선택하여 다닌다. 또 한 가지 시선을 끄는 것은 이곳에서는 십대들과 부 모들이 겪는 많은 갈등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유중등학교에서 일 년을 보낸 후 지적 지평이 더 넓어진 상태에서 집으로 돌 아오게 된다. 또한 사회적 경험과 지적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보다 인간적으로 더 성숙해진다든 지, 앞으로 이어질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해 배우고 준비하는 일에 좀 더 긍정적인 태도와 열의를 갖게 된다고 한다. 

자유중등학교, 학교마다 특화된 교육과정운영 해마다 학생수 증가추세

 우리 공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시급한 과 제가 있다면 그것은 개성(진로 개척을 위한), 자유, 민주시민의 셋 정도가 아닌가 싶다.

 첫째, ‘개성’은 종래의 획일적 교육과정과 교수학 습과정에서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 대화적 구조로 의 변화가 시급하다.

 둘째, ‘자유’는 권위와 통제적 학교문화에서는 결 코 피어날 수 없다. 우리의 학교가 가지는 모순은 자기 주도적 학습의 필요성을 운운하면서도 교무와 행정 전반에 걸쳐 권위와 통제 체제를 가동하고 있 다는 점이다.

 마지막 셋째로 사회공동체적 책임의식은 소위 선 진 국가들의 국제 표준이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우 리가 가장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하는 과제임에도 현 재의 경쟁체제와 비민주적-관료주의적 학교 문화 때문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 정부가 말하는 ‘꿈과 끼’를 살리는 정도의 개혁 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 지향점 중 하나 에 지나지 않는다. ‘자유학기제’는 그 현실 적합성이 라는 점에서 많은 토의와 준비를 필요로 하는 제도 임은 물론, 그것이 여기서 소개한 덴마크 에프터스 콜레에서 추구하고 있는 바와 같은 개성과 자유와 민주시민 양성을 위한 교육적 시각을 어느 정도 담 보해 낼 수 있는지 가늠해 볼 일이다.
 

 송순재 (우리회 자문위원, 감리교 신학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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