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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34호 나비의 꿈 간직한 애벌레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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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09 조회7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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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애벌레도서관(기흥구 동백동)을 찾게 된 것은 2009년 1월이었을 것이다. 방학 특강으로 아이들에게 독서지도를 하게 되면 서 처음 방문했었다. 아담한, 따뜻하고 단정한 느낌의 도서관이었다.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공간은 우리 집 거실을 들어가듯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갖고 싶은, 내가 꾸미고 싶었던 도서관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창으로는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창밖으로 봄에는 꽃들이, 가을에는 낙엽들이, 겨울에는 눈꽃들이 시야를 가린다. 그곳에 머무르며 수업을 한지 2년이 되었다. 낯선 아이들과 어머니들, 얼굴을 익히며 수업을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나는 이미 도서관과 하나가 되어 있었다. 


내가 가장 놀랐던 건, 도서관에서 자원봉사를 하시는 어머님들이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보수를 주는 것도 아닌 일을 내 일인 양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그 열정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로는 사람과 부딪치고, 아이들에게도 소원해지며, 힘들 때도 많을텐데 내색 없이 묵묵히 봉사하시는 모습은 나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게 하였다. 자원봉사란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 나에게 본보기가 되어주신 분들이다. 

 

또한 아이들과의 수업은 나에게도 큰 가르 침이었다. 내가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알려 주려 했다면, 아이들은 다른 형태로 나를 가르치곤 한다. 아이들의 변화를 보며 보람을 느낄 때도 있다. 때로 내가 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아이를 보면, 어찌할 바를 모를 때도 있다. “아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하시는 어머님을 대할 때면, 내가 왜 이일을 하는지 자각하게 된다. 

 

‘작은 도서관’ 사람들은 이렇게 작은 규모 의 도서관을 그렇게 부른다. 하지만, 그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큰 도서관에서 하지 못하는 일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누구나 공감하고 누구나 알고 있는것이 아닌 자신만이 느끼고 행동할 수 있는 도서관 이 라는 생각을 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어떤 이들은 책만 읽는 곳, 책을 빌리는 곳으로 한정하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그곳은 아 이들의 꿈을 키우는 곳, 어머니들의 삶이 변화되는 곳, 누구에게나 희망을 주는 곳이 아 닌가 싶다. 특히나 작은 애벌레가 번데기가 되고 나비가 되는 과정을 겪듯 애벌레도서관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이 되고 희망이 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아이들이 이 도서관을 찾을 것이며, 나와 수업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어머님들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실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애벌레도서관을 지키는 원동력 이며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애벌레도서관 은 큰 도서관이 아닌 넓은 도서관이 될 것이 라고 생각한다. 

 

전미라 (애벌레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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