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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공공성 | 276호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동네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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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1-11 16:09 조회1,3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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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공동육아 어린이집의 시작은 공동육아라기 보다는 활동가 자녀들의 공동탁아에서 출발했다. 공동육아의 주요한 가치인 자연과 인간 친화적 생 태보육보다는, 부모들의 사회활동 중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았던 아이들을 효율적으로 묶어 지내도 록 한 것이 시작이었다. 세월이 흘러 공동육아라는 육아가치를 체계로 받아들였고, 공동육아 어린이집도 정식 개원하게 되었다. 10명 내외의 활동가와 지인들의 아이들을 함께 보육하던 정도에서, 30여명의 아이들이 북적 이는 곳으로 규모도 커졌다. 조합원들의 구성도 활 동가 가정과, 저소득 맞벌이 가정 위주에서 고소득 전문직 부모들의 비율이 늘어났다. 하지만 양적 성장을 질적 성장이 따라가지 못했 다. 질 좋은 사교육 정도로 생각해 진입한 부모들 이 있었다. 그리고 마을과 함께 아이를 키우기보단 내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추는 부모들이 있었다. 이 들과 협동·연대의 가치를 맞추기 위한 지난한 토론 을 하지 못했다. 또한 팽창한 규모를 따라가기에 급 급한 운영에 허덕이다, 정작 중요한 공동체를 위한 교육을 등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동육아를 통한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끼리 불신의 골이 깊어졌다. 이미 비대해진 기존 어린이집의 변화가 힘들다는 판단 하에 6가정과 2명의 보육교사가 새로운 결심 을 했다. 사회·경제적 문턱을 낮춘, 마을과 함께 하 는 공동육아를 새로 만들어보고자 새로운 모임을 결성했다. 곧바로 기존 어린이집에서 나와 육아품 앗이를 시작하고 격론 끝에 이름을 <다 같이 놀자> 로 정했다. 

 2013년 5월 2일, 드디어 예준이네 집에서 6명의 아이와 2명의 교사로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전일 육아품앗이를 시작했다. 보육이 끝난 후 매일 11명 의 부모들이 당번을 정해 예준이네 청소를 했다. 한 달이 지나, 선의로 마음을 냈던 예준이네가 황 폐해져가는 집안으로 인해 태성이네로 옮겨갔다. 기존 어린이집보다 훨씬 낮은 급여와 복지 조건을 감수한 채 함께하는 선생님들의 식사도 가장 걱정 이었다. 처음엔 도시락을 싸 보내다가, 매일 도시락 싸는 게 힘들어 돌아가며 당번을 정해 반찬과 국을 만들어 보냈다. 아이들은 어떤 부모가 반찬 당번이 냐에 따라 밥투정을 시작했다. 급식과 아이들이 지낼 터전에 대한 고민을 주변 에 소문을 내자 여러 해결방법들이 마을에서 나왔 다. 급식은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에 선정이 되어 해 결됐다. 용산 마을공동체 활동가이면서 서울시 마 을공동체 상담원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엄두도 못 냈던 사업계획서를냈다. 그리고 고맙게도 서울시에 서 취지를 이해해주었다. 덕분에 약간의 인건비도 지원되어 점심식사와 간식을 만들어 주실 단시간 급식 선생님도 채용했다. 아이들이 지낼 터전은 마을단체가 이사하면서 계약기간이 남은 3개월간 비어있는 공간을 무상사 용하는 것으로 해결됐다. 새로운 터전에서 사용할 58 한 아이를 키우는데 한 동네의 노력이 필요하다 ‘다 같이 놀자 공동육아 협동조합’은? 조합원 부모들이 직접 운영에 참여하는 협동조합으로, 문턱 낮은 공동육아 사업을 하는 마을기업이다. 자연과 지역 공동체와 더불어 크는 아이들을 위한 공동육아를 실현하고 있다. 0세부터 7세까지 영·유아 부모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후원조합원도 모집하고 있다. 또한 공간대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주소 : 서울시 용산구 이촌로 22길 13-22 전화 : 02) 6203-5740 온라인카페 : http://cafe.naver.com/danorja 교육공공성을 찾아서 용산 공동육아 협동조합 3 276호 2014.09.05 교육공공성을 찾아서 가구와 가전제품은 동네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 문을 통해 마련했다. 사용하던 것을 주기도 했고 새로 사주기도 했다. 너무 감사해서 도와주신 분들 을 모시고 후원인의 날을 열었다. 하지만 터전문제 는 여전히 남아있었다. 교사 인건비, 운영비 등 어 린이집 개원을 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은 난제들 이 수북했다. 어린이집 개원을 목표로 고민했지만 용산은 임대료가 너무 비쌌다. 공동육아에 대해 문 의하는 분들은 많았지만 아이들이 지내는 터전에 와보고 말없이 돌아가곤 했다. 그래서 서울시 마을기업 공간보조금에 도전하기 로 했다. 서울시 마을기업 공간보조금은 마을에서 고용을 창출하고 마을공동체를 형성하는 마을기업 에게 사업장 임대료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이번에도 마을기업 인큐베이터의 전폭적인 지원 아 래 공모에 당선됐다. 그 결과 2014년 1월, 한강가인 서부이촌동 기찻길 옆 오막살이(낡은 아파트 1층) 를 마련하게 됐다. 쓸고 닦고 공사한 후 아이들이 처음 지내게 되던 날, 세상을 얻은 느낌이었다. 

 <다 같이 놀자>는 조합원이 거의 맞벌이고 대부 분 저소득이다. 마을과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를 지 향했지만 부모들은 퇴근 후면 회의, 청소당번, 조 합행사에 참여하느라 마을과 함께 할 시간이 없었 다. 문턱 낮은 공동육아를 지향했지만 보육료를 지 원받지 못하기 때문에 운영비를 해결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놓 지 않은 것은 ‘마을과 함께’였다. 용산지역 마을공 동체들의 모임인 <용산마을넷>에 빠짐없이 참여해 우리의 사는 것을 이야기했고 도움을 요청했다. 반 대로 다른 공동체의 요청이 있으면 응했다. 취사가 가능한 우리 터전은 매월 열리는 용산마을넷 밥상 모임의 단골장소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마을공동체 사업 지 원에 도움을 줬던 마을상담원도, 마을기업 선정에 도움을 줬던 인큐베이터도 마을활동가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았고, 그래서 자신 의 일처럼 나서 주었다. 아무리 바빠도 동네놀이터에서 한 달에 한번, 아 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열린놀 이마당’을 연다. 잊혀져가는 전래놀이와 공동체놀 이를 통해 ‘놀기 위해 세상에 온 아이들’이 마음껏 함께 놀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있다. 올해 7월에는 근처에 있는 초등학생 엄마들의 공 동체와 협동하여 ‘열린부모교육’을 진행했다. 우리 는 부모들이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보육 을 담당하고 다른 공동체는 강사와 장소를 준비해 만족도 높은 교육을 마쳤다. 그런데 우리 터전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화 상경마도박장이 도둑입점을 했다. 사실 유아들은 대부분 부모들 차량으로 등원을 시키기 때문에, 어 찌 보면 우리 조합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 만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살게 될 지역의 교육환경 을 위해, 부모들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아이 들에게 정의를 위한 도전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화 상도박경마장 저지 싸움에 조합 차원에서 결합하 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도박장 반대 농성천막에 놀러가서 일인시위 피켓을 장난감 삼아 노는 것이 자연스럽다. 8월에는 주말마다 열리는 용산 화상 도박경마장 반대집회 참석, 후원인의 날, 열린놀이마당, 조합원 전체물놀이(1박 2일)를 진행했다. 매주 세 번째 토 요일에는 효창동 고래이야기에서 지역 아이들과 함 께 하는 <토요일엔 다 놀자>를 열고 있다. 지역 내 어린이도서관 설립 등 지역 현안에도 관심을 갖고, 주민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공동육아는 교사대비 아동 수가 적고 친환경 유 기농 급식을 한다. 어린이집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인건비와 급식비로 인해 보육료 지원만으로는 운영이 힘들다. 그래서 추가보육료를 내지 않고서 는 운영을 할 수가 없다. 구립어린이집처럼 터전이 무료로 제공되지 않으니 터전도 부모들이 마련해 야 하고 고액의 출자금도 내야 한다. 당연히 고액의 출자금과 추가보육료로 인해 저소득 가정의 진입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우리의 해결방법은 10만원 출자금과 소득에 따 른 차등추가보육료이다. 출자금으로 인한 분쟁의 사례가 너무 많아 지원 또는 대출로 터전 마련비를 해결하려고 한다. 소득에 따른 추가보육료는 하고 자 하는 분들의 자격조건이다. 상담시에 제일 공을 들여 설명을 하는 부분이다. ‘부모의 경제적 차이 로 인한 교육기회의 불평등을 극복’하자고 조합 정 관에 명시했다. <다 같이 놀자>는 마을과 함께하고 사회·경제적 문턱을 낮추는 공동육아의 취지에 공감하시는 20 여명이 정기 후원을 해주고 있다. 그리고 아이를 맡 기는 부모뿐 아니라 아이를 맡기지 않는 부모(일반 조합원)들과 교사 13명이 조합원이다. <다 같이 놀자>는 내년 1월 정식 어린이집 개원을 목표로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있다. 적절한 장소도 물색해야 하고 법적, 행정적 절차도 밟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실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하는 재정을 고민해야 한다. 마을과 함께하지 않는 공동육아는 질 좋은 사교 육일 뿐, 공동육아의 바른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부모 입장에서 조금 불편하고 어려울 수 있지만, 마을과 함께하는 문턱 낮은 공동육아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치에 맞는 일이라 생각한다. 공동육아를 왜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계 속 확인하고 맞춰가야 하고, 서로 다른 꿈을 꾸게 되는 순간 공동체는 힘들어진다. 조합원들이 함께 꾸는 꿈이 마을과 함께해야 한다는 걸 잊지 않아 야한다. 

이길원 (다 같이 놀자 공동육아 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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