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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286호 4인 4색 특별한 방학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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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8-09 14:59 조회1,1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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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가오는 방학을 준비하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선배들의 특별한 방학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자. 방학은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시간적 조건이 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학원으로 장소만 옮길 뿐, 밀폐된 실내에서 학교와 똑같은 방식의 수업으로 일과를 보내기 일쑤이다. 그래서 교회봉사활동으로 러시아에 다녀온 일, 진로에 도움이 되는 기술 습득을 위해 패션디자인 학원을 다닌 일, 프로젝트에 응모하고 원정대로 선발되어 아프리카를 여행한일, 인문학강좌를 듣는 등의 남과 다른 방학을 보낸 선배들의 경험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특별한 방학 계획을 세워 다양한 경험, 소중한 경험을 하였으면 좋겠다.

교회 봉사활동으로 러시아를 다녀오다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소개해 준 교회단체 봉사활동으 러시아를 다녀왔다. 우리가 봉사한 곳은 러시아에서도 더운 지방이었다. 러시아의봉사활동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고, 우리는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
다. 그곳은 물이 부족해서 큰 대야에 물을 담아 쓰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 반면 그곳 사람들은 좋았
다. 나는 물품정리 담당이었다. 사람들이 교회에오면 음식을 가져다주거나 나눠주는 일이었다. 그
러나 나중에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로 바뀌었다. 그이유는 블라직 때문이었는데, 그 아이는 항상 구석
에 있던 5살짜리 아이였다. 한 부모 가정의 아이였던 블라직은 매일아침, 교회에 아이를 맡겼다 어머
니가 밤에 일이 끝나면 데려가셨다. 나는 그 아이와 밥도 같이 먹고 강가도 같이 가서 놀았다. 블라
직은 나를 많이 따랐고 심지어 밤에 어머니가 오셔도 내 곁을 떠나질 않았다. 블라직은 정말 착하고
귀엽고 웃음이 많은 아이였다.이렇게 나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되었고
축구, 양꼬치 먹기, 강가에서 발이 안 닿는 곳에서다이빙하기 등을 하며 신나게 아이들과 함께 놀았
다. 얼마나 재밌게 놀았는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시간이 흘러 떠날 때가 되자 나는 블라직에게
내가 신고 온 신발을 몰래 남겨 주고 왔다.짧은 일주일이었지만, 많은 것을 나누고 지냈던
터라 차마 블라직을 보고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블라직이 자고 있을 때 인사도 못하고 떠났다.
서운함을 뒤로하고 우리는 봉사가 끝내고 여행을했다. 내심 기다리던 일정이었다. 모스크바는 정말
추웠다. 대통령궁인 크렘린 궁전을 둘러보았는데,정말 크고 웅장했다. 붉은 광장 또한 인상적이었다.
당시에는 테트리스에 나오는 궁전 같은 곳을 보고왔다며 좋아했던 기억도 있다. 맛있는 것도 먹고 정
말 여행다운 여행을 왔다며 좋아 했었다. 호텔에가서 발 뻗고 잘 수 있겠다는 기대로 친구와 나는
신나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우리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잤다. 그런데 은근히 외국인
들과 지내는 것이 나쁘지는 않았다. 웃긴 에피소드가 하나 있는데,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화장실을 공
용으로 쓴다. 그런데, 내가 그걸 모르고 들어갔다가 러시아 여자분이 볼일을 보고 있었고, 나는 순
간 민망하여 “죄송합니다.”하고 사과하고 나왔다.훈훈하게 마무리 되었지만 아찔한 순간이었다.
선물과 물건을 사러 동네를 돌아보는데 러시아여자들은 다 연예인처럼 너무 예뻤다. 물건 값을 흥
정하는 것도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고 좋은 것들만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러시아가 좋은 느낌의 나
라고 역설적으로 개방적인 나라라는 느낌을 받고한국으로 돌아왔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나의 러시아 여행은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블라직은 잘 있는
지 궁금하다.양희태 (대학생)

 

 

방학에 다닌 패션디자인 학원, 진로가 바뀌다

2009년 작은아들이 중학교 2학년이던 여름방학이었어요. 당시 아이들 사이에 ‘노스페이스’라는 고
가의 바람막이 옷을 입고 다니는 문화 아닌 문화가겉돌고 있었어요. 그 마크가 찍힌 바람막이를 입는
것이 마치 부의 상징이고 아이들만의 언어로 ‘가오’잡는 문화였지요. 지금 생각해보니 얇은 옷인데도
20만원대가 넘었던 것 같아요.어느 날, 작은아들이 옷값을 분석하더라고요. 도
대체 저 바람막이 옷이 20만원 가치가 나지 않는데 왜 아이들은 너도나도 사 입는지,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혼자 비분강개하면서 말이죠. 두툼한 패션잡지를 여러 권 가방 속에서 꺼내더니 모델 옷을
보며 사진으로 코디를 하고 가격을 나열하더니, 글쎄 자기가 직접 옷을 만들어보겠다고 하는 것이에
요. 20만원이면 5~6벌은 족히 만들 수 있겠다며패션디자인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는 겁니다.
여름방학이라 두어 달 다닐 수 있는 시간이 있어학원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곧잘 패턴을
뜨고 남방도 만들고 바지와 티셔츠, 원피스도 만들어 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바느질에 관심이 없는
저로서는 너무 희한한 결과물을 보고 아들에게 반했지요.
그 후 보통 아이들과 평범하게 공부하던 작은아들은 전문계열 패션디자인과로 고등학교를 진학하
게 되었어요. 특성화고에 진학한 덕분에 장학금도받고 학교를 다녔지요. 또 학교에서 못 가르치는 양
장 기능은 외부 학원을 다니도록 학교에서 배려해주었습니다.
학원비 한 푼 안들이고 부산시 기능대회에 참가하여 2등을 수상하고, 전국 기능대회를 나가면서
수시로 지원한 대학 7곳에 모두 합격!“골라~골라~ 학교 골라~.”
아들은 스스로 학교도 선택하여 지금 패션디자인과에서 열심히 공부 중입니다. 더불어 사진기능
사도 취득하여 패션에디터로 변신, 패션쇼핑몰 사진촬영 등으로 아르바이트도 하며 정말 만족하며
미래를 설계하고 있습니다.엄마 옷을 몇 벌 만들어 주었는지 궁금하시죠?
제 닉네임이 비너스잖아요, 표준 몸매라 원피스 3벌, 투피스 2벌, 자켓 4벌, 티셔츠 2개 등이 고등학
교에 다니면서 만들어 준 옷이랍니다. 재료비가 많이 들었냐고요? 아뇨. 학교 재료에서 연습용으로
만들었는데, 고맙게도 패턴뜨기 재봉진도가 너무빨라 많이 만들었답니다.
전교생 교복을 줄여주고 수선비를 받는 요런 나쁜 짓도 하면서 자기 꿈과 끼를 찾아간 아이입니다.
재봉틀에 앉아 드르륵드르륵 옷감을 밀어내는작은아들! 중2 여름방학 2개월을 스스로 옷을 만
들어 보겠다기에 믿고 따라준 것이 엄마는 가슴 뿌듯합니다.
편국자 (부산지부장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로 선발되어 케냐를 다녀오다

 

특별한 방학을 보내고 싶다고 누구나 한번쯤은생각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도 나는 대안학교를 다녀서방학 때마다 해외봉사다, 도보여행이다, 다양한 경
험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했던 방학을 소개하려고 한다.
<펀키아>라는 사이트를 알고 있는지? 기아자동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청년 체험 지원 사이트이
다. 그 속에 있는 ‘에코다이나믹스 원정대’는 16세부터 대학생까지 환경교육 및 해외연수를 무료로
제공한다. 보통 지원자가 천명이 넘고 서류와 면접을 통해 50여명을 선발한다. 대학생 멘토 10여명
과 조를 짜서 국내 교육을 한 후 최종 선발된 인원이 아프리카로 간다. 비행기 값을 포함한 경비 전액
지원에 장비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돈 걱정은 하지않아도 된다.
나는 원정대 3기수로 뽑혀서 2013년도에 케냐를다녀왔다. 아프리카 전통어인 스와힐리어를 쓰고
있는 3개국 중 하나로 나라 전체가 해발고도 2천미터 이상에 위치하고 있어서 적도 부근임에도 평
균 기온이 우리나라 초가을 날씨다. 유명한 곳으로는 킬리만자로가 있다.공항에 도착하고는 예상보다 서늘한 날씨에 놀랐다. 당시 나는 스마트폰이 없었고, 폴더폰은 개인이따로 로밍 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두고 왔기에 다들 와이파이를 찾아 해매는 모습이 몹시 부러웠다.
이튿 날, 유명한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갔다. 암보셀리는 제주도와 비슷한 면적으로 다른 국립공원보
다 비교적 규모가 작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너무넓어서 제대로 볼 수 없으니 암보셀리로 간다고 했
다. 지프를 탔는데 가끔 도로를 무시하고 초원으로나가는 바람에 카우보이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암보셀리에 도착해서 식당에 갔는데 창문 밖에 바로기린들이 있어서 놀랐다. 암보셀리는 정말 환상적인곳이었다. 상상해보라. 끝이 안 보이는 드넓은 지평선, 드문드문 나있는 아카시아 나무, 황금빛 초원을뛰노는 얼룩말들과 코끼리, 기린, 사자, 치타, 가젤,하마, 이름 모를 원색의 새들, 붉게 물든 저녁노을과가로등 보다 밝은 별들, 아침이 되면 타오르듯 떠오르는 태양과 코가 뻥 뚫리는 맑은 공기를!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태양빛을 받아 붉게 물드는 광경을! 상상 속의 낙원이 그곳에 있었다.다음 코스는 킬리만자로였다. 등산로 부근은 화산재와 먼지로 온통 회색빛이었는데, 차를 타고 좀
더 위로 이동하고 길쭉한 나무들 사이로 오르기 시작했다. 킬리만자로의 생태는 해발고도에 따라 달
라지는데, 높은 침엽수가 보이다가 울창한 숲이 나오고, 다시 사람보다 조금 높은 양치식물 비슷한
나무들로 바뀌다가 허리정도 밖에 오지 않는 마른나무들이 나왔다. 그러다가 슬슬 돌과 푸석푸석한
흙으로 바뀌면서 주변이 온통 붉어졌다. 대다수 일행들이 고산증을 호소하기 시작했고 하산하는 사
람도 생겼다. 나도 하산 명령을 받았는데 딱 하루만 더 버티고 결정하겠다고 우겨서 남았다.
밤이 되자 우주를 떠도는 환상에 사로잡힐 정도로 별이 쏟아졌다. 별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어두
운 부분을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물이 귀해서 씻지못했지만, 산소가 부족하면 오감이 둔해져 더러운
것도 못 느꼈다. 매일 설탕이 잔뜩 들어간 홍차를마시며 고산증과 싸웠다. 흙이 잔뜩 섞인 물도 그
냥 마셨다. 킬리만자로의 마지막 밤, 정상을 코앞에두고 아쉽게도 의사의 지시로 하산하게 되었다. 고
상증이 심해져 나도 모르게 굴렀기 때문에 이번엔고집을 부릴 수가 없었다.
비틀거리며 내려오는 길에 달을 봤다. 태어나서본 그 어떤 달보다 크고 밝고 또렷했다. 너무나도 아
름답고 성스러워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베이스캠프로 가는 동안 은빛의 달을 계속 바라보았다.
희고 검은 돌투성이의 땅이 마치 달나라를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비록 정상에 가진 못
했지만 아마 다른 대원들은 보지 못했을 새로운 세상을 본 것이 틀림없다.
그날 본 풍경은 내 뇌리에 박혀 잊히지 않는다.특별한 방학을 보내고 싶다면 여행을 추천한다. 꼭
다른 나라에 가라는 것은 아니다. 그저 동네를 매일 거닐어도 된다. 길에서 보는 세상은 날마다 새롭
고 특별한 것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김정현 (19세)

 

 

내 삶에 새로운 바람을 넣어준 여름방학

 

고2 여름방학이었다. 고2이니 공부해야 한다는막연한 압박감만 가지고 있었을뿐 왜 공부해야 하
는지, 또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도 없었던 나에게 어머니는 의외의 제안을 하셨다. 방학 동안 인문학을
공부해보면 어떻겠냐는 거였다. 나는 인문학이 뭔지도 모르고 별다른 호기심도 없었지만, 방학 동안
무작정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에 해보겠다고 했다. 매주 정해진 책을 읽고
‘수유너머’라는 인문학을 연구하는 공간에서 또래들과 토론하고 저자와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방
법으로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인문학과 독서, 토론이라는 그동안 큰 관심이 없었던 것을 접하는 것이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다.책의 주제부터 새로운 경험이었다. 짜라투스투
라, 공부, 언어, 사랑 등으로 아예 낯선 주제거나,익숙하지만 그동안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바
라보는 주제였다.매주 책 한 권을 다 읽고 먼 거리를 이동해서 익
숙하지 않은 토론을 하기도 쉽지는 않았다. 처음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모이고 생각해 본 적 없는 내
용을 토론하는 등 익숙하지 않음의 연속이 처음에는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
아 이런 어색하기만 한 경험들이 나를 조금씩 키워주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선 책을 읽으며 내 생각이 크는 것을 느꼈다.짜라투스투라의 한 마디 한 마디는 내게 울림을 주
었고 <호모 쿵푸스>라는 책의 주제인 “공부는 쿵푸다(몸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새로운 생각은 어느
새 내 가치관을 바꾸고 있었다. 국, 영, 수, 사, 과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경험은 내 생각의
폭을 넓혀주고 또 내 시야를 넓혀주기 시작했다.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점점 즐거워졌다. 처음에는 조용하고 어색하기만한 토론 시간이 차츰 밝아지고 활기차게 되었다. 또
학교에서 만나기 힘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은색다른 세계를 만나는 것 같은 신선한 충격과 감동
을 주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도 여럿 만났고 공부 외에 다양한 활동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다.나는 그저 학교에 다니며 그 속에서만 살아간 나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졌다. 아무 생각 없이 살던 내가 다양한 삶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내가 뭘 할 때 즐거운지 무엇을 하며 살면 행복할지에대해서도 조금씩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거기서만난 친구들 중 한 형이 내게 다큐멘터리를 보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동아리를 제안했고 동아리를 함께 하면서 방학 후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집에서 게임하고 늦잠자거나 아침부터 학원을 가고 가끔 휴가를 떠나곤 하는 것이 우리가 쉽게 떠
올리는 방학의 이미지일 것이다.물론 쉬는 것도, 학업을 보충하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않는 기간은 새로운 경험을 위한 기회이기도 하다. 이 기회를 잡고 색다른
여름방학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정한결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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