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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98호 대입제도의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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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6-09-29 16:52 조회1,0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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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사정관제의 다른 이름으로 등장한 학생부종합전형이 요즘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란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 중 하나로 성적을 우선으로 선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는 입시제도라는 이유로 2007년부터 본격 운영되었다. 또한 수능 문제풀이 위주의 고등학교 수업방향을 개선할 수 있는 공교육 수업혁신의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위의 기대와 달리 금수저, 흙수저 등 계급론을 촉발하며 폐지론까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이 수능 준비를 하면서 학생부의 다양한 비교과영역을 스스로 준비하기에는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게 현실이기에 문화자본을 가진 부모에 의해 준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논란이 계급론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적 우려에도 불구하고 2018학년도에는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이 입학정원의 40%를 학생부종합전형으로선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서울대가 무려 79%를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선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제는 대학입학전형의 대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만큼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번 호에서 는 지난 6월 14일에 진행된 학부모포럼에서 발제한 김학한 선생님의 의견을 토대로 대학입시전형의 방향과 대안을 재구성해보았다. 

 

1. 대입제도의 패러다임 전환 

 

고등교육이 대중화되고 초중등교육을 학생의 성장과 발달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시대적 상황에서 대학입시에 대한 관점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 

 

고등교육도 학생들이 자신의 적성과 관심, 진로에 대한 고려에 따라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와 장을 제공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대입제도는 대학교육을 이수할 능력을 갖추었는지의 측정에 중심을 두고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조건과 의지가 있는 학생들이라면 사회적 차원에서 희망하는 학문을 배우고 연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대입제도를 대학선발 중심에서 학생의 전면적 발달과 진학중심으로 재설계하여야 한다. 

 

이렇게 대입제도의 관점을 전환할 때 대입제도는 상위권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내신과 수능시험의 치열한 점수 경쟁으로부터 대입수학능력 여부를 판단하는 여유 있는 시험으로 바뀌게 되고 대학입학전형도 대입자격고사 형태로 단순화될 것이다. 

 

2. 대입자격고사 

 

대학 서열체제가 강고할수록 입시경쟁도 치열해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입시경쟁의 뿌리는 입학 시험제도가 아니라 서열화된 학교체제이다. 그동안 입시경쟁을 완화하기 위해 수많은 시험제도의 개선이 시도되었지만, 대학 서열체제 혁파를 위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대학 서열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는 절대평가 중심의 대학입학자격고사를 고민해야 할 때이다. 

 

절대평가는 국가 수준의 평가시험과 학교 수준의 평가시험 모두에 도입해야 한다. 대입자격의 부여에 있어서 양자의 결합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크게 세 가지 형태가 존재할 수 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사례를 참고해 보자. 프랑스는 국가 수준의 시험인 바칼로레아를 통해서만 대입자격을 부여한다. (내신은 그랑제콜에서만 참조한다.) 반면에 독일의 자격시험인 아비투어는 국가 단위 시험 성적 1/3과 학교 단위 시험 성적 2/3를 합산하여 자격을 부여한다. 마지막으로 학교단위 성적만으로 자격을 부여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객관식 선다형 중심의 대입시험 방식이 일방 강의식-주입식 교수방법과 단순암기와 문제풀이 중심의 학습방법을 강제하면서 우리 교육을 왜곡하고 질식시키는 주범이었기에, 대입시험 방식을 바꿈으로써 새로운 교육의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논·서술형 평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논·서술형 평가는 다양한 텍스트에 대한 심층적 독해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글쓰기, 발표 및 토론, 주제 중심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방식의 교육과 수업을 요구한다. 이는 교육과 정의 재구성과 대학입시 과목의 축소가 선행되어야 가능할 것이다. 

3. 과도기 방안 

 

과도기 방안의 핵심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 대입제도에서 절대평가 방식을 전면화한다. 국가 수준의 시험인 수능에서는 절대평가를 전 과목으로 확대하고 절대평가 등급은 최대 5등급을 넘지 않도록 한다. 학교 내신의 경우에는 지금 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평가 9등급제와 절대평가 5등제를 동시에 실시하여 그 결과를 대학에 제공한다. 대학에 따라 두 가지 내신 성적 중 어떤 것을 반영할지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 절대평가로 전환된 수능시험의 인문-사회 과목에서부터 논·서술형 출제를 시작한다. 

 

● 영어와 수학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그런데 수능을 느슨한 절대 평가로 전환하고 내신의 상대 평가를 유지하게 되면 이 문제는 일정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 수능과 내신 이외의 일체의 대학별 고사를 폐지한다. 단,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원의 20% 이내에서 허용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인정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타당하기 때문이라기보다 과도기에 대학의 요구를 일정하게 수용하고 특정 유형-소위 자사고, 특목고 등 입시 명문고-의 고등학교가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 입학전형을 단순화해야 한다. 수시는 내신(학생부교과전형) 또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단일화하고 정시는 수능을 중심으로 하되 절대평가인 관계로 학교 내신 성적을 일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 

성적을 비관하여 생을 달리하는 학생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 노가다 수준의 학습 노동을 강요하며 아이들의 꿈과 끼를 짓밟는 나라, 대학가면 행복해지므로 현재 고통은 감내해야 한다고 사기 치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아이들은 설 곳이 없다. 아이들에게 현재의 꿈과 끼를 발현할, 설 곳을 만들어주는 게 교육이어야 한다. 꿈과 끼의 발현을 막는 장애물이 대학입시라고 한다면 바꿔야 한다. 바꾸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 사회가 대학입시라는 블랙홀에서 아이들을 지키는 길이다. 이번 대학입시 방안을 모색하는 학부모포럼을 시작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대학입시 방향과 제도를 고민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갈 것을 제안한다. 

 

 

정리 나명주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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