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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 234호 이 나라에 교육의 다양성이 존재하는가? 10년 동안의 고교평준화를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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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부사무처 작성일17-08-10 16:29 조회8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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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은 10여 년 간 지속적으로 제기된 지역 주민의 민원에 근거하여 2009년 5월에 기본계획 을 수립한 이후 경기도 내 광명, 안산, 의정부지역에 고교 평준화를 실시할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 해 평준화 정책 효과 분석, 평준화 도입 타당성 연구, 여론 조사, 공청회, 정책 검토, 해당 지역 자문위원 회 보고, 경기도의회 교육위원회 보고 등의 절차를 거쳐 세 지역을 고교평준화지역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르게되었다. 

1년 6개월 동안 진행된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 에 기초하여, 경기도교육청은 2010년 10월 14일에 2012년부터 광명, 안산, 의정부지역에서 고교평준화 를 실시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되었다. 이어 행정 절 차 상 필요한 관계 법령(교육감이 고등학교의 입학 전형을 실시하는 지역에 관한 규칙, 교육과학기술부 령 제900호, 제2조 8호)에 대한 개정을 교육과학기 술부(이하 교과부)에 신청하였다. 


그러나 교과부는 평준화 반대 여론에 대한 대응책 등에 대해 두 차례 보완을 요청하면서 해당 교과부 령 개정을 위한 절차를 지연시키다가 급기야는 경기도교육청이 신청한 교육부령 개정을 유보하겠다는 의도를 일부 언론을 통해 유출한 후 여론의 향배를 주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교과부는 

▲교육 다양성에 대한 역행 및 학부모 선택권 제한 

▲우수교 부재로 인한 지역 인재 유출 및 타 지역 우수지역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 어 세 지역의 고교평준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그간 교육을 관장하는 정부 부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교육의 모든 문제점이 고교평준화 정책 때문에 비롯된 양국민을 호도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교육 다양성에 대한 역행 및 학부모 선택권 제한에 대하여 

교과부에 되묻고 싶다. 진정 이 나라에는 교육의 다양성이 존재하는가? 외고, 과학고, 자립형사립고,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 등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교육을 추구하고 있는가? 교과부 정책 결정자들 은 비평준화 지역에서 고등학교는 해당 학교만의 특성을 유지한 채 다양한 형태의 교육을 행하고 있다 고 진정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 몇몇 특수목적고(조리고, 디지털미디어고 등)를 제외하고 이 땅 대부분 의 고등학교는 오직 대학입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을 뿐 교육의 다양성에 대해 고민조차 할 수 없는 교육 환경임을, 대한민국 국민이면 다 아는 이 사실을 교과부 정책 결정자들만이 모르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더 나아가 이 땅 비평준화 지역에 있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진정 자신의 고교선택권을 향유하고 있는 가 또 묻고 싶다. 서울지역에 고교 선택제에 있어서는 그나마 자신들의 선택권이 어느 정도는 보장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50%는 자신이 원하는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보장되어 있다고 생 각한다. 비평준화 지역에 살고 있는 학생들의 선택권은 어떤가? 각 지역에 소위 일류고등학교로 지칭되 는 학교를 선택하는 일부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대체 누가 고교선택권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선지원 후 추첨 방식에 의해 적어도 50% 이상의 학생들이 실질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선택권이 더 바람직한 선택권인가, 아니면 자신의 성적에 맞춰 서열화된 고등학교 어느 한 곳을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선택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선택권인가? 


우수교 부재로 인한 지역 인재 유출 및 타 지역 우수지역 입학을 위한 사교육비 증가에 대하여 

지금도 수많은 지역의 인재들이 더 우수한 학교, 대학입시에 보다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학교로 향하고 있다. 지역 우수교에 입학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더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학교 에 가지 못한 학생들이 가는 곳이다. 이미 갈 수 있는 성적과 경제력을 갖춘 인재들이 다 빠져나가고 있 는데 평준화가 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는 상황 이다. 비평준화지역에서 오히려 주변의 더 열악한 환 경에 있는 지역의 인재들을 빼앗아 오고 있는 현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그들로 인해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신의 생활권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외부지역 고교로 입학해야 하는 학생들의 아픔은 무시해도 좋은 것인가? 

타 지역 우수학교 입학을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 사교육비가 증가한다? 광명, 안산, 의정부지역에서 타 지역 우수지역이라 함은 어디를 말하는 것인가? 아마도 서울 지역을 말하는 것 같은데, 서울 지역이 비평준화 지역인가? 지금까지는 비평준화였기에 해당 지역 고교에 입학했던 것을 평준화가 되면 평준 화 지역인 서울로 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과부는 오직 대학입시에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는 교육적 상황을 만들어놓고, 대학입시에 맞춰 모든 교육과정이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그래서 수많은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교육과정이 살아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고, 이제 와서 평준화 때문에 고등학교 교육이 다양성을 잃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학교를 갈 수 있는 성적을 지닌 학생들이, 그들끼리 모여 있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박탈당했다고 궁색한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교과부의 눈에는 지역 인 재가 유출되는 것은 보이고(지역 인재가 유출되면 그 학생들이 대한민국에 있지 다른 나라로 도망가는 것 도 아닌데) 지역의 평범한 학생들이 성적에 밀려 다른 지역 고교에 입학하는 것은 보지 않고 있다. 


교과부는 더 이상 아전인수격의 국민을 현혹하는 말로 세 지역의 평준화에 대해 호도하지 말라. 

진정 이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고자 하는 의사가 있다면, 단 몇 점의 점수로 한 사람의 인생을 낙인찍 는 비평준화 제도의 문제점에 눈을 돌렸으면 좋겠다. 이 땅의 수많은 학생들은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수많은 인재 양성 시스템 속에서 숨막혀하고, 끝내는 자신의 목숨마져 포기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땅 대한민국이다. 이미 특별한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표방하는 교육기관들은 차고 넘친다. 특별한 인재는 못 되더라도 이 땅의 자랑스러운 국민 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고자 소망하는 많은 학생들의 소원에 귀를 기우려 달라. 경기도 내 세 지역 학생들의 소망의 소리는 ‘고교평준화’라는 것을 잊지 말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세 지역이 평준화되는 그날까지 세 지역 학 생들의 소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임을 천명한다. 

오명실 (의정부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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