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학부모회 법제화 방안 마련을 적극 환영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오는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할 "새 정부 교육분야 추진과제" 가운데 교사회, 학부모회를 법적 기구화하는 내용을 포함하였다고 한다. 이는 학교자치의 활성화와 민주화를 위하여 매우 긴요하다고 판단하여 그동안 참교육학부모회가 꾸준히 요구했던 것으로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데 대하여 적극 환영한다.
무엇보다 교사회와 학부모회의 법제화를 통해 절름발이 신세였던 학교운영위원회가 명실상부한 학교자치기구로서 역할 하게 될 것이다.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하는 교사위원, 학부모위원이 개인 자격이 아닌 대표성을 갖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의 주체인 각 단위가 법적 기구의 위상을 갖고 조직되어야 한다. 현재의 학부모회 조직은 임의단체로서 구성조차 되지 않은 학교도 많고, 있더라도 찬조금이나 걷는 단체로 전락해 있다. 때문에 학교운영위원회라는 허울좋은 자치기구는 있되 실질적 기능을 할 수 있는 하부 구조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절반의 자치기구에 머물렀던 것이다. 따라서 학교자치의 실현을 위해서는 학교운영위원회와 교사회, 학부모회의 법적 제도화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교원단체와 교장단에서 학부모회의 법제화에 대해 우려를 갖는 것은 각각 상이한 예단을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교원단체의 우려는 학부모회가 법제화되었을 때 학부모들의 비교육적 이기심으로 학교 교육이 왜곡되지 않을까 해서이고, 교장단의 걱정은 학부모들이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학교 교육에 의견 개진을 해올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어느 경우가 걱정되고 예측된다 하더라도 학교자치의 한 주체로서 자리잡아야 할 학부모의 정당한 역할을 막을 명분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일부 교원단체와 교장단도 학부모에 대한 피해의식과 방어적인 태도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오히려 학부모의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을 교육적으로 유도하여 학교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적극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방안 가운데 학생회 법제화가 제외되어 있고, 단지 학생이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석하여 발언권만을 갖게 한다는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학생도 학교 교육의 주체로서 당연히 학교 교육에 대해 의사 결정권이 주어져야 한다. 외국의 경우 학생에게 교육위원회에까지 진출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 비해 우리의 경우 학생을 교육의 객체로만 바라보는 전근대적인 시각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는 학생들에게 가장 훌륭한 민주적인 학습의 장으로 쓰일 것이고, 학생 대표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오히려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불신과 거부감을 씻고 학교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갖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학교가 활발한 토론의 공간으로 새로 태어나고 민주적인 학교문화가 꽃피우기 위해서는 학생의 학교운영위원회의 참여와 학생회의 법제화 없이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음을 왜 모르는가. 보다 전향적 자세로 학교를 바꾸어 낼 실마리로 삼기를 간곡히 요구한다.
한편 교사회, 학부모회 법제화 방안에 대한 언론 보도 태도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심각한 논란거리가 될 학부모회, 교사회, 교수회 법제화"(중앙일보 1/9 사설중), "교사회, 학부모회 법제화, 파장 클 듯"(한국일보 1/9) 등 학부모회와 교사회의 법제화 정책에 대한 부정적 용어를 쓰면서도 논란과 파장의 내용이 무엇인지 전혀 적시하지 않은 것은 올바른 보도 태도가 아니라고 본다. 논란이 되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부정적 용어를 쓰게 되면 정책에 대한 독자의 판단을 그르치게 할 우려가 있을 뿐 아니라 마치 이 정책을 반대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비춰져 정책 추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교육공약에는 학교자치의 확대를 위해 학생회의 법제화를 포함하여 학부모회, 교사회의 법제화가 분명히 제시되어 있다. 학부모단체를 비롯하여 교육 관련 시민단체들은 학교운영위원회가 도입된 96년 당시부터 줄곧 요구해왔던 사항이다. 이것은 이번에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학교민주화의 첫 번째 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여기서 나아가 그동안 참교육학부모회가 학교자치의 활성화를 위하여 요구했던 학교운영위원회의 의결기구화와 사립학교 운영위원회의 국·공립과 동등한 위상의 부여 그리고 학부모 운영위원의 대표성을 담보하기 위한 학부모위원의 학부모에 의한 직접선거 및 우편투표제를 적극 도입할 것을 촉구한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새로 취임할 노무현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교육개혁의 방향과 교육복지의 확대 및 교육의 평등성 추구 등은 그간 참교육학부모회가 끊임없이 해왔던 주장에 근접해 있음에 주목하며 이 공약들이 중단 없이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03년 1월 10일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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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11 (성명서)교육부의 학부모회 법제화 방안 마련을 적극 환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