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조장
학교 교육 왜곡
교육 불평등 심화
본고사형 논술을 폐지하라!
단식농성 소식
- 8일차 / 11. 13 (월)본고사형 논술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학벌없는사회, 문화연대, 흥사단 교육운동본부
왼쪽부터 오황균, 김옥성, 송환웅
▶ 학부모 - 교사 - 시민단체 단식 농성 8일차 참가자들 (교육부 앞)
▣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
“논술 교육이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입시에서의 변별력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결국 정해진 틀에 맞춰 글을 쓰게 됩니다. 그런 공부는 실제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선생님과 대화를 하는 방향으로 나가려면 우선 교육 여건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교육부의 논술교육 강화 방침도 이런 점에서 볼 때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 김옥성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운영위원)
“학생들의 삶을 가꿔주는 책읽기와 글쓰기가 우선시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논술이라는 이름으로 오히려 기능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길들이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현행 논술고사는 전면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삶을 가꾸고 인성을 가꾸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 오황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장)
“논술이 현재의 입시 경쟁 체제에서 대학 선발의 도구로 사용되는 한 사교육 증가와 학교 교육의 왜곡을 막을 수 없습니다.”
[기획 연재 7]
대학입시제도 개혁을 위한 방안 1
국공립대 통합 전형으로 대학평준화의 토대를
대학 본고사 폐지, 내신 중심의 학생 선발
수능은 자격고사화 혹은 별도의 전형 방식으로 분리
1. 국공립대학부터라도 전형 방식을 단일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국공립대 통합 전형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합니다.
해방 이후 현재까지 총 14차례 이러저러한 형태로 입시제도가 바뀌었지만 가혹한 입시경쟁체제는 조금도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그 근본 이유는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체제가 완강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우수 인재를 독점하려는 욕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그리고 대학서열화체제가 해체되지 않은 한 어떤 입시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아이들의 고통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학서열화체제의 해체는 곧 대학평준화를 의미합니다. 프랑스의 공교육 제도의 핵심은 대학평준화를 통한 대학의 문호 개방입니다. 고등학교까지의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바칼로레아에 합격하여 평준화된 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을 근간으로 하는 미국의 경우에도 공립대학만큼은 평준화 체제에 가깝습니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여 전국의 모든 대학이 한 줄로 등수가 매겨져 있는 한국의 대학 체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가혹한 대학서열체제입니다.
한국의 대학은 대부분 사립대학이어서 평준화 체제가 성립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교육부의 직접적인 지도 감독을 받는 국공립대학만큼은 평준화되어야 합니다. 2002년 현재 4년제 국공립대학은 총 26개로 입학정원은 68,000명이며 교육대학을 합치면 73,000여명으로 전체 대학생의 25% 정도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 정원을 두 배 가량 늘리고 졸업정원제를 실시하면 전체 수험생의 약 1/3 정도에 해당하는 인원을 국공립대학이 수용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를 통해 통합 전형 및 동일 학위 수여가 이루어진다면 현재와 같은 대학서열체제는 상당 부분 완화되고 대학평준화라는 궁극적 목표에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일본 등 극소수의 나라를 제외하고는 전국의 모든 대학이 서로 다른 입시 전형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이번 2008학년도 서울대 입시안 논란의 근원도 전국 N개의 대학이 N가지의 선발권을 행사하고 있는 데에 있습니다. 학생들은 도무지 예측가능한 입시를 치를 수 없으며 대학 선발의 공정성과 투명성은 애당초 보장될 수 없습니다. 특히 국립대학교로서의 사회적 책무가 막중한 서울대학교는 학교교육 중심의 대학입시라는 교육부의 방침을 실질적으로 무력화시키고 공교육의 근간을 훼손하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부는 적어도 전국의 국공립대학부터라도 전형 요소를 단일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의지만 있다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향후 1~2년은 단일한 전형 방식을 가지고 각 국공립대학이 별도로 신입생을 선발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국공립대학의 통합 모집과 동일 학위 수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교육부 및 국공립대학이 공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회복하고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는 길이고, 가혹한 입시경쟁의 근원인 대학서열화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2. 입시 제도는 학교 교육의 결과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하고, 논술 등 대학별 본고사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은 국가가 정한 교육과정에 따라 단위 학교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현행 교육과정이 수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해당 사회가 지향하는 교육적 인간상과 교육철학을 담고 있는 사회적 합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대학입시는 학생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얼마나 충실히 이행하였는가에 따른 결과를 중시해야 합니다. 현행 고등학교 교육이 갖는 수많은 문제점은 교육과정 개편, 교육여건 및 교육방법의 개선을 통해 해결해야지 대학입시의 방법으로 해결하려드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따라서 현행 교육과정과 학교 교육을 왜곡하는 논술 본고사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른바 학생 선발의 변별력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시행되고 있는 구술 면접, 인적성검사, 서류 심사 등 온갖 형태의 대학별 본고사 역시 폐지되어야 합니다.
3. 학생 선발은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수능 성적은 최소 자격 요건화하거나 별도의 전형 방식으로 분리해야 합니다.
교육부의 2008학년도 입시 정책 기본 방향은 내신을 중심으로 하는 선발을 유도하여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각 대학은 내신의 실질반영비율을 최소화하고 논술, 면접, 인적성고사 등 온갖 유형의 대학별 본고사를 통해 내신 중심의 선발을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신은 교육과정에 따른 학교 교육의 가장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대학 선발에 있어서 가장 중시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지역 간, 학교 간 학력 격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위 학교별 내신 자료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공교육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역 간 학력 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지역마다 다양한 경제적, 문화적 여건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러한 격차에도 불구하고 한 학생이 그러한 여건에서 최상의 결과를 냈다면 그것 자체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교육 여건의 좋은 지역에서 공부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 공부한 학생을 전국 단위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공정한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여건에서 나타낸 교육활동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공정한 것입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현행 내신등급제는 교육학의 원칙에서 벗어나 있는 제도입니다. 만약 대학평준화, 혹은 국공립대 통합 전형이 실시된다면 내신은 절대평가 체제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고등학교까지의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아 교육과정상에 정해진 성취 수준에 어느 정도로 도달하였는가 하는 점만 확인하면 됩니다. 반면에 여전히 서열화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자료로서 내신 성적이 활용되어야 한다면 불가피하게 상대평가를 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학생들의 내신 점수를 ‘수, 우, 미, 양, 가’ 식의 절대 평가와 계열별 석차를 동시에 기록하여 국공립 통합 전형의 경우에는 절대평가를, 사립대의 개별 전형에는 상대평가를 반영하는 방식을 과도기적 방안으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신 성적을 가장 중요한 선발 요소로 중시한다면 수능 성적은 보조적인 자료로 삼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능을 자격고사로 전환하여 최소한의 지원 자격 조건으로 삼는다든가, 아니면 전체 입학 정원 가운데 70% 정도를 내신 성적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30% 정도를 수능 성적으로 선발하는 식의 이원화된 전형 구조를 갖추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내신이나 수능 둘 중 하나를 전형 요소로 삼도록 선택하게끔 하는 것입니다. 학교 교육을 충실히 한 학생이라면 내신 전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불리한 특수목적고 학생, 학교 부적응 학생, 고교졸업생 등은 수능 전형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의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 부담을 줄이고, 보다 공정한 선발이 가능해질 것이며, 공교육 정상화의 가능성은 한층 높아질 것입니다.
4. 수시 및 정시 모집을 일원화하고, 특기자 전형은 본래의 취지에 충실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시 입학 제도는 본래 다양한 전형 요소를 도입해 다양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습니다. 도입 초기에는 학업 성적이 다소 뒤쳐지더라도 해당 분야의 탁월한 재능과 특기 지닌 학생이나 수능 성적이 다소 뒤지더라도 내신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 학생들이 선발되는 긍정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수시 모집은 점차 각 대학의 선발 자율권 논리에 따라 대학별 본고사의 부정적인 측면이 극대화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즉 다양한 특기와 재능을 지닌 학생이나 학교 교과 성적에서 탁월한 성취를 나타낸 학생이 선발된다기보다는 논술, 구술면접, 인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은 학생이 조기에 선발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교등급제 논란, 대학별 고사 결과의 공정성 및 투명성 논란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수시 입학으로 인해 정상적인 수업에 커다란 파행을 맞게 되었습니다. 대학마다 서로 다른 전형 일정과 전형 요소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사 일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수시 합격생 관리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내신 성적을 중심으로 활용하고 수능 성적으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입시 제도가 정착이 되면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을 이원화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수능 시험 이후 학생들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내신 전형이나 수능 전형, 혹은 특기자 전형에 지원을 하면 됩니다. 그래야 고등학교 3학년 졸업 일시까지 고등학교 학사 운행 및 수업의 파행을 막고, 학생들의 불필요한 혼란과 심적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신 성적이나 수능 성적 이외에 다양한 전형 요소를 통해 선발하는 특기자 전형은 계속 실시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특기자 전형의 경우 TOEFL 등의 영어 시험이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의 부분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들을 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7학년도 서울대학교 특기자 전형의 경우 전체 입학정원 중 약 20%를 선발하고 있는데, 이 비율은 TOEFL 등의 영어 시험이나 수학․과학 올림피아드 등의 부분과 관련이 있는 학생의 비율에 비해 지나치게 높습니다. 그 결과 서울대의 특기자 전형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 학생들이나 공인영어시험이나 올림피아드를 사교육을 통해 준비할 수 있는 일부 계층의 학생들이 거의 독식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특기자 전형의 비율은 적정한 선으로 하향 조정하고 보다 다양한 선발 요소를 도입해야 합니다. 해당 학문 분야에서 남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 봉사활동이나 사회참여활동에 꾸준히 기여를 한 학생, 예체능이나 문화 활동에 창의적인 재능을 보유하고 있는 학생 등에 대한 선발 비율을 보다 확대함으로써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활동체험을 유도하고 그들의 특기와 적성을 계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
교육 주체 단결하여 입시제도 개혁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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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사형 논술을 폐지하라! 단식농성- 8일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