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특별법안에 대한
참교육학부모회의 의견서
우리 참교육학부모회에서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현행 학교안전공제회는 그 구성의 근거와 운영형태, 보상체계와 범위, 금액 등 여러 문제를 안고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형태(근로복지공단과 같은 형태)의 사회보험형 체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우리 참교육학부모회가 학교안전공제회에 대하여 지적한 문제와 그 대안은 첨부자료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 공청회를 통하여 역시 안전공제회의 문제점에 공감을 표하고 새로운 형태의 사회보험제도를 만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27일 입법예고 된 특별법안을 보면서 우리 참교육학부모회는 교육부의 당초 약속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매우 실망스러운 일입니다. 이에 우리 회의 의견을 다음과 같이 표명합니다.
1. 특별법의 제정취지는 동의합니다.
교육부인적자원부(이후 교육부)는 “학교안전사고의 예방을 최우선적 목표로 하여 학교 안전사고로부터 학생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안전사고 발생시 학생에게 적정한 치료․보상은 물론, 교원이 정신적･경제적 부담으로부터 벗어나서 안심하고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학교안전사고예방및보상에관한특별법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교육부의 보도자료에서 밝힌 취지는 우리 회에서도 주장했던 것입니다.
2. 그러나 특별법안은 위 취지를 구현하는데 미흡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법안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조문의 순서에 따라 밝히겠습니다.
○ 제2조 (정의)에서 “교육활동”의 범위에 학생들이 학교에 소속된 동아리 활동이나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교육활동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활동은 학교에서 다양하게 일어나는 교육활동에 하나입니다. 아울러 학생 자치활동과 관련한 활동, 특기적성교육과 관련한 활동 등도 교육활동에 속합니다.
○ 제2조 7항에서, 이른바 “무과실책임주의”를 표방한 특별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학교안전사고”의 정의가 좁아서 “무과실책임주의”라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제시하고 있는 조항은 다음과 같이 서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됩니다.
“⑦ "학교안전사고”라 함은 학교생활 중에서 본인의 고의가 아닌 사유로 발생하는 사태로 인하여 손해를 야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학교 생활환경에서 발생한 질병을 포함한다.“
○ 제3조에는 보험의 관장을 교육감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이는 학생의 안전에 대한 전국적인 대책을 마련하거나 보상의 재원을 마련하는데 적당하지 않습니다. 현재 법률안은 현행 안전공제회의 기득권을 그대로 인정하기 위하여 교육감을 관장기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경우에도 전국단위로 관리하고 있고, 공무원에 대한 요양 역시 전국단위로 관리됩니다. 따라서 학생과 학교의 안전관리문제는 시도교육감에게 그 책임을 넘길 것이 아니라 교육부총리가 직접 관장하는 것이 맞습니다.
○ “무과실책임주의”를 표방하는 것은 학교의 설립자가 학교안전사고의 책임자로 자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4조는 다음과 같이 바뀌어야 합니다.
“제4조 (국고의 부담 및 지원)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매 회계연도 예산이 범위안에서 학교안전사고 및 학교안전보험사업의 사무집행에 소요되는 비용 및 학교안전보험의 보험급여 지급에 소요되는 경비를 부담한다.”
이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중 공무원의 요양급여는 전액 국고에서 지급되는 것과 같습니다.
○ 제10조(학교 안전교육담당교사의 지정) 조항에서 제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마땅히 담당하여야 학교의 안전보장 업무를 교사나 학부모에게 더 넘기는 조항으로서 그 취지와 실효성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맞벌이 부부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학생 등교 또는 등교 이후에 학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순찰과 교통지도를 담당할 학부모가 많지 않으며, 교육활동에 전념하여야 할 교사 역시 잡무부담을 한 더 얹어버리는 것이 됩니다.
아울러 법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해당 업무에 전문성을 갖지 못한 교사와 학부모를 거리의 교통지도로 내모는 것은 학생을 보호하기보다는 학생들을 위험에 빠뜨릴 염려가 있고, 교통지도 등을 담당하는 교사와 학부모 역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어린이보호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규칙”에서 정하고 있는 것처럼 학교앞 교통지도를 경찰관이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학생의 안전에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제2항은 다음과 같이 서술하여야 합니다.
“ ② 학교의 장은 학교안전사고의 예방을 위한 순찰, 교통 지도 등의 활동을 위하여 경찰관의 배치를 요구할 수 있다. 이때 경찰관의 배치를 요구받는 경찰서장은 타 업무에 우선하여 학생 안전 보호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 제14조(보험가입자)의 조항은 이 법에서 가장 잘못된 조항입니다. 이 법은 학생의 무과실책임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에서 일어난 사고의 1차적 책임을 학교의 설립자가 담당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산재보험이나 공무원에 대한 요양급여의 지급에서 그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법에서는 보험가입자를 학교장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교에서 사고가 일어날 경우 공립의 경우에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교육감에게 그 배상책임을 지우고 있습니다. 이는 학교의 설립자인 교육감이 1차적 책임을 진다는 것을 말합니다.
현행 교육관계법에서 학교장은 교육감이 설립한 학교에서 학교의 교육활동을 책임지는 일을 하는 하급 관료에 지나지 않습니다. 법령에서 보듯이 학교장은 학교사고의 배상의 주체가 아닙니다. 교사와 마찬가지로 구상권을 청구받는 정도의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학교장에게 보험가입자의 의무를 지우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무리하게 보험의 관장을 교육감에게 맡기기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따라서 보험가입자는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야 합니다.
첫째, 국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육부장관이, 둘째,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육감이, 셋째, 사립학교의 경우에는 설립자인 법인 이사장이, 넷째, 사인(私人)이 설립한 유치원 등 기타 학교의 경우에는 학교장이 보험가입자가 되어야 합니다.
○ 제18조(학교안전보험원 등의 설립)의 조항을 보면, 이전에서 지적하였듯이 현행 안전공제회의 운영주체가 갖고 있는 기득권을 지켜기 위하여 각 시도별로 안전보험원을 설립하도록 하고, 전국단위에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못하는 연합회를 두도록 했습니다.
재원운영의 효율성이나 공정성 등을 고려해 볼 때, 현재 법인형 운영방식과 시도별 운영방식은 전국단위의 공단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예,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관리공단 등) 현재 운영되고 있는 다양한 복지적 기관이 학교안전보험원처럼 시도별로 나뉘어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사례가 없습니다.
따라서 제18조의 조항은 전국단위의 안전보험원을 공단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 제19조(법인격) 역시 ‘법인’에서 ‘공사’로 바뀌어야 합니다. 법인으로 운영될 경우, 공적인 감시가 불가능합니다 현행 법령으로 볼 때, 학교안전공제회는 행정정보공개대상이 아닙니다. 아울러 국정감사대상도 아닙니다. 그 어떠한 공적인 감시장치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정운영과 보상금지급의 투명한 감시가 불가능합니다. 이후 비리의 온상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국단위의 공사로 법안을 제출하는 것이 옳습니다.
○ 이후 각 조항의 시도교육감을 ‘교육부총리’로 변경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 제28조(보험료). 이 조항은 특별법이 결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전의 안전공제회를 더 나쁜 방향으로 돌려놓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별법 제정의 취지는 교육부도 밝혔듯이 학교라는 공간이 갖는 위험성, 그리고 그 속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학교설립자의 책임을 그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재보험의 경우에는 노동자의 부담 없이 사업주 등이 일방적으로 부담하여 급여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학교의 안전사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국가가 의무교육제도로 미성년자인 학생의 학교 등교를 요구하고, 부모를 대신하여 학생 관리를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에 대한 보상책임을 다시 학부모에게 묻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발상입니다.
이 법안의 전제는 이전의 안전공제회와 다릅니다. 안전공제회는 “피해학생 = 수혜자”라는 어처구니 없는 보상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친 학생’은 결코 수혜자가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사학설립자가 부모 등을 대신하여 학생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고의 피해자’입니다. 그런데 이런 잠재적 피해자에게 보험금의 일부를 부담시키는 것은 온당치 않으며 논리적으로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제28조 보험료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여야 합니다.
“제28조(보험료) 보험원은 제14조 규정에 의한 보험가입자(우리 회는 보험가입자는 학교의 설립운영자로 해야 한다고 주장)에게 소정의 보험료를 징수한다”로 되며 제2항은 삭제하여야 합니다.
○ 제34조(요양급여)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에 의한 건강보험수혜 후 상해를 입은 자 또는 그 보호자 등이 부담한 본인 부담액 중 치료실비”라는 부분이다. 이 조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첫째, 의료보험 대상이 아닌 치료행위에 대한 비용의 부담문제
둘째, 학교 상해의 경우, 의료보험법상 ‘가해자 사고’로 분류되어 의료보험처리를 해주지 않을 뿐 아니라 설령 의료보험처리가 된다하더라도 이후 학교장이나 교사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를 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조항은 앞의 전제를 모두 삭제하고 “치료실비”라고 규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아울러 의료보험공단에서 학교장이나 교사를 상대로 의료보험료 부담에 대한 구상권 청구를 막을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아울러 치료를 위한 성형의 경우, 안전공제회 등에서는 부담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장기치료의 경우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야 합니다.
○ 제41조에서 사고조사시 및 보상결정과정에 학생(학부모), 교사의 참여․진술권 보장에 관한 규정이 없다. 이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제57조 - 제60조는 다음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 보험료 지급결정에 대한 심사, 재심사 청구기간을 60일로 한 것은 지나치게 짧다.[행정심판의 경우 처분있은 날로부터 180일을 한도로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행정심판법 제18조), 산재보험의 경우 보험급여에 관한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내,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이내(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8조 제3항, 제90조 제2항),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처분이 있은 날부터 90일 이내(국민건강보험법 제76조 제2항)]
- 심사위원 또는 재심위원의 자격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교육감 또는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일방적으로 위촉토록 하고 있으나 교원단체, 학부모단체의 추천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국민건강보험법상 공단설치 이의신청위원회의 구성에 근로자단체가 추천하는 자 2인과 지역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시민단체를 포함한다)가 추천하는 자 2인을 포함시키고, 심사평가원에 설치하는 이의신청위원회에 가입자를 대표하는 단체(시민단체를 포함한다)가 추천하는 자 2인을 포함시키고 있음(국민건강보험법 제48조)]
- 심사 또는 재심사청구에 다른 결정기간이 청구일로부터 60일 이내를 원칙으로 하고 1개월 연장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는 지나치게 길다. 신속한 보상결정을 위해 이를 적절히 단축해야 한다.[산재보험의 경우 원칙적으로 50일 이내이고 10일 연장 가능(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9조 제1항)]
- 재심위원회의 심리․조정안에 재판상의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인정함으로써(제63조)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인정한 것은(민사소송법 제220조, 민사집행법 제56조) 부당하다. 이는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중 하나인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이미 다른 법률에서도 폐지한 것이다. 마땅히 재심위원회의 심리․조정안에 대해서도 불복하여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아야 한다.[산재보험법의 경우 행정소송을 허용하고 재심사청구에 대한 재결은 행정소송법 제18조를 적용함에 있어 이를 행정심판에 대한 재결로 본다.(산재보험법 제94조 제2항), 국민건강보험의 경우 공단 또는 심사평가원의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와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에 불복이 있는 자는 행정소송법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국민건강보험법 78조)]
○ 분쟁조정기구가 허술하다. 현행 교육관련 법령에는 학교단위에 분쟁조정기구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현실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학교안전사고에 대한 실질적인 분쟁조정기구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분쟁조정기구에는 분쟁의 당사자인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보험원의 운영이 투명하게 되기 위해서는 학부모단체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보험원의 운영과정에 학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3. 법률안을 근본적으로 손질해야 합니다.
이상에서 밝힌 것처럼, 교육부가 제출하려는 법안은 현행 안전공제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법률안입니다. 안전공제회를 ‘보험원’으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아니라 이전에 말썽이 있었던 안전공제회비의 거출문제를 이제는 노골적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려 하는 개악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게다가 학교의 교사와 학부모에게 길거리의 교통지도를 맡기는 것을 합법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공청회 자리에서 ‘획기적인 대안’으로 자랑하던 교육부측의 발표가 거짓이었음을 확인하면서 교육부에 대한 실망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 법안은 대폭 손질하여 공청회에서 밝힌 것처럼 학생의 안전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담아주시길 바랍니다. 각 시도교육청이 가지고 있는 기금운영 등에 대한 기득권의 보호가 아니라 전정으로 학생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는 법률안을 다시 제출하여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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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26 3/25(의견서)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특별법안에 대한 의견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