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주체들은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로 드러난
교단갈등 해소에 힘을 모아야 한다.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지난 4일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 교장의 자살 사건을 접하며 충격과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먼저 서교장의 죽음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하며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뜻을 전한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이번 서교장 자살 사건이 그동안 교육계에 존재해 왔던 교육주체간의 갈등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주고 있다는 점에서 교육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던져주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서교장 자살사건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교단갈등의 한 당사자로서 학부모와 교사, 교장과 교육관료들은 이 사태에 대하여 도의적인 책임감을 깊이 느끼고 교단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매진해야 한다고 믿는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이번 사건의 정확한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특정 개인과 단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일방적으로 이들을 매도하는 일부 단체와 언론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보며 이 같은 태도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수면위로 드러난 교단갈등을 치유하기 보다는 더 큰 갈등을 불러 올 위험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더욱이 우리회는 이번 사건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서교장의 죽음을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단 적인 예로 예산군 초중등학교 교장으로 구성된 예산군 초중등교장 장학협의회는 이번 갈등의 한 당사자로 지적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인동기 철저 규명, 단위학교 책임경영 실현''이라고 씌어진 현수막을 빈소에 내걸었다는 보도가 있는 바 이들이 요구하는 ‘단위학교의 책임경영 실현’과 서교장의 죽음이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예산군 초중등교장 장학협의회가 서교장의 죽음과 아무런 상관성이 없는 단위학교의 책임경영 실현을 요구하는 것은 이들이 죽음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권한을 확대하려한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한 것이다.
또한 한국초등교장협의회, 한국국공립중학교장회등 14개 전국 초, 중, 고교 교장단으로 구성된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회 협의회'' 역시 교단갈등의 한 당사자임을 부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명에서 "교장을 죽음으로 몰아간 주모자를 색출해 처벌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보다는 이 사건의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만 떠넘기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이 또한 ''한국 국.공사립 초중고등학교장회 협의회''가 서교장의 죽음을 이용하여 자신들이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전교조를 제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어떤 이유에서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하여 서교장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윤리적으로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믿는다. 또한 문제의 핵심이 교단갈등으로 드러난 현 상황에서 교단갈등을 해소하려 노력하기 보다는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처사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우리회는 이번 사건으로 학교현장에 교사와 학교장, 교원단체간, 등 교육주체 사이의 갈등이 구체적으로 존재하고 있음이 드러난 이상 교육주체 모두가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회는 교단갈등은 여교사의 차 시중 관행이라는 사소한 일에서 이번 사건이 비롯된 데서 보듯 아직도 학교 내에 존재하는 과거의 낡은 관행, 투명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학교, 권위주의 적인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비민주적인 학교운영체제, 교사와 학교장, 학부모들의 역할 규정이 분명하지 못한 점등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교단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들 갈등의 원인을 바로잡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우리회는 학부모, 교사, 교장, 교육관료 등 교육주체들이 이번 사건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감을 통감하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구체적으로 드러난 교단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교육주체들이 서로를 용납하고 대화를 통하여 갈등의 원인들을 제거하고 제도화하는데 힘을 모을 것을 제안한다.
2003년 4월 9일
(사)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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