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학교 관련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교육인적자원부가 2일 외국인학교의 활성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입법예고한 '외국인학교설립·운영규정개정안'에 대해 적극 반대의 뜻을 밝힌다.
이 개정안에는 외국인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내국인 학생의 자격기준을 현행 5년 이상 해외거주자에서 3년 이상으로 낮추고, 외국인학교 졸업생의 경우 1주에 한국어 및 한국의 문화·역사 등에 관한 교과를 2시간 이상만 배우면 국내와 동일한 학력을 인정받고, 외국인만 가능했던 외국인학교의 설립도 완화하여 내국법인도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외국인학교는 타국에 거주하는 자국민의 자녀가 자국에서와 다름없이 적절한 교육을 받도록 타국에 설립해 운영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런데 개정안에서와 같이 내국법인도 설립할 수있고, 내국인도 다닐 수 있고, 내국인과 다름없이 학력이 인정된다면 외국인학교라 이름 붙일 이유도 없을 것이다.
이번의 개정안은 경제부처에서 끊임없이 요구해왔던 내용이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이주, 경제활동을 활발히 할 수 있도록 외국인자녀의 교육여건이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단체 역시 반대할 뜻이 전혀 없다. 외국인학교의 부지 마련 등 정부의 지원 확대는 적극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개정안과 같이 내국인의 입학 자격 기준 완화 등과 같이 내국인을 위한 혜택 확대가 그 내용이 되는 것은 외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유인책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오히려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 과열 경쟁만 가져올 것으로 본다.
이 외에도 조기유학으로 유출되는 외화낭비를 국내로 끌어들이고, 해외에 거주하다 돌아온 학생들의 국내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외국인학교에 내국인 입학 자격을 완화해야 한다는 등 개정 이유로 내세우는 어떠한 명분도 설득력이 없다는 것을 학부모단체를 비롯한 교육시민단체들은 수 차례의 공청회와 간담회를 통해서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 임기 말에 졸속으로 밀어붙이려 하는 것은 새 정부가 들어서 교육개혁의 밑그림을 그리기 전에 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김대중 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 대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새로운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요구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육부는 공교육의 파행을 초래할 것이 뻔한 외국인학교 관련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고 공교육 내실화에 힘쓸 것을 당부한다.
2003년 1월 3일
(사)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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