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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교육부는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을 실시하고
대학평가를 통한 구조조정을 중단하라!!
종래 대학에 대한 평가는 대학의 최저 교육여건을 평가하거나 아니면 대학의 질적 발전을 달성하는데 그 목표가 있었다. 그러나 정부는 신자유주의 고등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대학평가의 취지를 변질시켰다. 대학평가의 항목에 대학 간 경쟁을 부추기거나 대학을 기업에 종속시키는 지표들이 포함되는가 하면, 고등교육정책의 실패로 인한 부실대학,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원감축정책, 대학퇴출정책의 수단으로 대학평가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14년 4월 30일 김희정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학 평가 및 구조개혁에 관한 법률(안)｣(이하 ‘법률안’으로 약칭)은 법률안은 대학구조조정의 수단으로 대학평가를 실시할 수 있는 근거를 도입하려는 시도이다. 이 법률안은 대학의 평가와 구조개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법률안 제1조). 그러나 현재의 대학체제에서는 대학평가를 통하여 대학을 등급화하고 등급에 따른 강제 정원조정을 규정하면서는 절대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
교육부는 대학이 등급화 되고 강제로 정원을 감축하여 어떻게 대학 교육의 질적 향상과 국가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을 못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의 87%는 사립대학이다. 이들 사립대학은 대학운영경비의 상당부분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정원을 감축하면 그만큼 대학운영경비도 줄어들고 평균이상의 정원감축을 당하는 대학의 경우에는 사실상 폐교의 위기에 몰리게 된다. 당연히 대학은 교원이나 직원의 인건비를 줄이거나 이들을 해고함으로써 대학을 운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대학을 등급화하고 강제정원감축을 통하여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대학평가를 통한 구조개혁은 절대로 고등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없다. 그것은 이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을 우리는 숱하게 보아왔다. 예를 들면 대학설립자유화정책과 대학자율화정책이 그것이다. 사립대학위주의 고등교육체계 하에서는 아무리 외적인 충격을 준다고 해서 경쟁력이 제고되지 않는다.
오히려 고등교육의 교육여건을 개선하고 고등교육의 질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사립학교법인의 책무성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왜냐하면 국가의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사립학교법인으로 보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월 11일 진행된 공청회에서 제시된 교육부의 평가지표에서는 대학(법인)운영 항목이 완전히 삭제되어 버렸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육부의 대학 평가정책은 전혀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 세 가지 정책방향에 대해서 명백히 반대한다. 첫째, 대학자치를 부정하고 대학을 통제하려는 목적의 대학평가를 반대한다. 둘째, 대학평가를 통해 대학을 5단계로 등급화하고 차등적으로 정원을 감축하는 것을 반대한다. 셋째, 평가요소에 특성화, 산학협력 등의 기준을 포함시켜 대학을 자본에 종속시키는 것을 반대한다.
그리고 진정한 대학개혁을 위해 우리는 다음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대학 공급 과잉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차를 문책하라. 둘째, 대학설립과 운영의 최저기준을 상향시키고 법률로 규율하라. 셋째, 대학설립과 운영의 최저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대학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는 법률조항을 신설하라. 대학에 책임이 있는 경우 대학설립인가를 취소하고 법인에 책임이 있는 경우 법인을 해산시키고 해당 대학을 정부책임형 사립대학으로 육성하라. 넷째, 교육여건을 부실화시키는 정원외입학을 최소화하고 정원내 특별정원으로 변경하라. 다섯째, 고등교육기관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라. 여섯째, 대학서열화를 차단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라.
교육부는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교육부가 말하는 현장은 지금까지 대학 구조조정을 진행한 대학본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동안 전국의 각 대학에서는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그 피해와 책임을 대학을 운영한 대학(재단)이 아닌 구성원인 교수/학생/대학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면서도 의견은 묵살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대학본부만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하는 것은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대학 구성원들의 피해는 여전히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라는 지침은 교육부가 말하는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치 현장의 의견수렴이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온 것처럼 판단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처럼 눈속임하고 있는 대학에 그 책임성을 명확하게 부여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교육부는 현장의견 수렴이라는 겉포장에 치중하지 말고 직접 대학 구성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에 나와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교육부와 대학은 지금까지처럼 대학 구성원들과 국민을 요식적 행위로 눈속임하고, 교피아와 사립대학(재단)의 만행처럼 자신들의 이해만을 추구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2014년 12월 2일
대학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 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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