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순웅의 1인극 ‘염쟁이 유씨’
작/ 김인경, 연출/ 박세환, 출연/유순웅민주공원 작은방에서 2004년 5월15일(토) 하오3시에 ‘염쟁이 유씨’를 공연합니다. 민족극계열에서 새로운 시도로서 김헌근(대구극단함께사는세상) ‘호랑이 이야기’와 장소익(극단한강)의 1인극에 이어서 청주열림터의 유순웅씨가 1인극에 도전하였다.
15명의 역할을 1명이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공연을 초청하고자 한다. 20년 이상의 연극생활로 연기 물이 오를 데로 오른 유순웅씨와 민족극계의 새로운 작가 김인경씨가 함께 하는 공연이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산사람을 위해 연극을 하는 유순웅씨의 1인극을 많이 홍보하여 관람 부탁드립니다. 하오4시30분, 7시에 송환영화 상영이 있습니다. 오셔서 민주공원의 회원가입을 부탁드립니다.(대신 무료공연입니다.)
회원은 월 5000원, 새싹회원 월 1,000원입니다. 일시 : 5월15일(토) 하오3시
장소 : 민주공원 민주항쟁기념관 작은방
작품의도
-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연극이다 - 산사람도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서 죽은 사람에게도 정성을 다 하는 염쟁이는 얼마나 고귀한가. 그러한 염쟁이의 입을 빌어 피할 수 없는 고민 한가지를 같이 풀어보고자 하는 것이 이 작품의 본질적인 의도이다.
고민의 출발점은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이다. 잘 살고자 함은 누구에게나 삶이 소중하기 때문이며, 삶이 소중한 이유는 그것이 유한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해진 삶의 길이는 죽음에서 비롯된다.
가난 앞에서 재물이 절박하고, 질병에 직면했을 때 건강에 집착하는 것처럼 사람은 죽음을 떠올릴 때 삶이 절실해진다. 그래서 삶과 죽음은 서로의 뒷면이자 마주 서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염쟁이 유씨>는 죽음을 통해서 삶을 바라보고자 하는 연극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 유씨라는 염쟁이의 경험 속에서, 애초에 던졌던 질문인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의 해답을 찾고자 한다.
죽음이 생명을 마감할 수는 있어도, 살면서 만들어 놓은 관계를 소멸시킬 수는 없다는 사실을 되새길 때, 우리는 스스로의 삶에 더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죽음이 자신에게도 언젠가는 닥칠 것임을 긍정적으로 인정한다면, 우리는 삶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제한된 삶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훨씬 애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작품의 특징
▶ <염쟁이 유씨>는 15명이 등장하는 1인극이다.
이 연극에는 등장 인물이 참으로 많다. 염쟁이 유씨,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와 그의 부하들, 장례전문업체의 대표이사인 장사치, 유씨의 아버지와 아들, 기자, 어떤 부자와 그의 큰 아들, 작은 아들, 며느리, 막내딸, 기자 등등 15명을 헤아린다. 이렇게 각각의 독특한 개성과 느낌을 가지고 등장하는 사람들을 배우 한사람이 표현한다.
▶ <염쟁이 유씨>는 유쾌한 삶을 위한 '죽음의 난장'이다.
자칫 무겁게 느껴질 죽음이 <염쟁이 유씨>에서는 누구나 맞이하게 되는 삶의 당연한 과정으로 다루어진다. 갖가지 형태의 죽음이 재기발랄한 대사로 파노라마 형식으로 펼쳐짐으로써 한바탕 웃고 나면, 삶이 더욱 즐거워지는 경험을 하게 한다.
▶ <염쟁이 유씨>는 관객과 함께 만들어진다.
연극을 보는 동안 관객들은 구경꾼으로서만이 아니라, 문상객으로 혹은 망자의 친지로 자연스럽게 극에 동참하게 된다. 낯선 이웃의 죽음 앞에서도 고인의 명복을 빌던 우리네 삶의 미덕처럼,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상주를 위해 상가집을 떠들썩하게 하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 <염쟁이 유씨>는 어느 곳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을 알려준다.
누구나 한번은 가족의 죽음을 치루게 되는데, 학교나 학원에서 이 과정을 교육시키는 곳이 없다. 그로 인해 그 절차의 무지로 인한 당혹스러움이 가족을 잃은 슬픔보다 더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다. <염쟁이 유씨>는 전통적인 장례의식의 절차를 연극적으로 보여주면서 각 과정의 의미, 상주와 문상객의 역할을 재미있고 쉽게 보여준다.
작품 내용 :
유씨는 조상대대로 염을 업으로 살아온 집안에서 태어난 염쟁이다. 평생을 염을 하며 여러 양태의 죽음을 접하다 보니, 그로인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 또한 남다른 유씨.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일생의 마지막 염을 하기로 결심하고, 몇 해전 자신을 취재하러 왔던 기자에게 연락을 한다.
유씨는 기자에게 수시로부터, 반함, 소렴, 대렴, 입관에 이르는 염의 절차와 의미를 설명하며 염의 전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겪어왔던 사연을 이야기 해준다.
조폭 귀신과 놀던 일, 오로지 장삿속으로만 시신을 대하는 장의대행업자와의 관계, 자신이 염쟁이가 되었던 과정, 일가족의 죽음을 접하면서 산모를 염할 때의 곤욕감, 아버지의 유산을 둘러싸고 부친의 시신을 모독하던 자식들의 한심한 작태, 그리고 자신의 아들 이야기.
마지막 염을 마친 유씨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죽는 거 무서워들 말어. 잘 사는게 더 어렵고 힘들어." 라고……. 작가소개 : 김인경
<북어가 끓이는 해장국>, <소문야방성대곡>, <집> 등 극작
現 마당극단 <좋다> 대표 연출소개 : 박세환
<난장>, <신문고를 울려라>, <신토비리>, <흥부네 박 터졌네> 등 연출
배우 유순웅은 누구인가. 배우 유순웅은 올해로 마흔 둘의 중견배우이다. 스무 살이 되던 해부터 연극을 시작했으니, 그가 살아 온 생의 반을 온전히 연극에 바친 셈이다.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 온통 서울로, 대학로로 몰리는 세태를 볼 때, 거꾸로 서울 근교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고향인 청주로 내려와 연극활동을 한 것으로도 그의 고집을 짐작할 수 있다. 1987년에 문화공간 <열림터>라는 둥지를 마련하여, 이제까지 그가 해온 연극은 <작업장 타령>, <막걸리 총각>, <청남대 공화국>, <사랑으로 매긴 성적표>, <빈 주머니 힘찬 주먹>, <월급도둑>, <대돈무문>, <북실 진달래>, <아리랑>, <장사의 꿈>, <비언소>, <제 3의 미수>, <'달래강 연가>, <거룩한 직업>, <날 보러 와요>, <아해별곡>, <기동 타격대>, <여자 女子 여자>, <두꺼비집에는 여우가 살고 있었다>, <공해강산 좋을씨고>, <진달래의 노래>, <귀향>, <벽초 그 아름다운 삶>, <녹수청산>, <농자천하지대봉>, <다시 소년이 되고 싶소>, <노근리의 비가>, <농자천하지대봉>, <청원군 현감행차 재현굿>, <송이놀이>, <망배열차>, <집>, <노근리의 비가2>, <팔도에 고하노라> 등등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이 중에는 그가 배우로 출연한 작품도 있고, 연출을 한 작품도 있으며, 무대극도 있고, 마당극도 있다. 소극장 공연을 비롯하여 대규모 작품도 있고, 야외굿판도 여러 개다. 한마디로 요약하여, 연극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배우와 연출 역시 가리지 않고, 자신의 호흡을 뱉어내는 전천후 연극쟁이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충북연극제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2002년에는 민족극운동협회 최고의 상인 민족광대상을 움켜쥐기도 하였으니,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그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 사람들을 모아 놓고 혼자서 일인극을 하려고 한다. 이태껏 쌓아온 것들을 촘촘히 모아서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놓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고자하는 중간점검의 자리인 것이다. 그런 자리에 한 시간 동안 오로지 자신에게만 관객의 시선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어려운 일인극을 택한 점에서, 배우 유순웅의 겸허함과 자신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 말 : 김인경 죽음이 있음으로 해서 생기는 삶의 유한성은 언제나 선택을 강요한다.
누구든 한 번 밖에 살 수 없다는 전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하는 고민을 안겨 주지만, 그 답을 구하기란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죽음 이후에 남겨지는 것이 재산이나 몸뚱이가 아니라 산 사람과 맺었던 관계, 그들의 기억 속에 남겨진 자신의 무늬임을 떠올린다면, 우리가 살아야 하는 방법은 한층 명쾌해지리라.
<염쟁이 유氏>는 연극쟁이 유순웅의 입과 몸을 빌어 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연극이다. 염쟁이 유씨는 죽은 사람을 위해 염을 하며 삶을 돌아본다.
연극쟁이 유씨는 산 사람을 위해 연극을 하며 삶을 내다본다.
염쟁이 유씨는 죽은 사람의 몸을 추스르며 저승길을 닦아준다.
연극쟁이 유씨는 산 사람의 정신을 자극하며 새 세상을 열어준다. 일인극 <염쟁이 유氏>는 처음부터 연극쟁이 유순웅을 전제로 쓰여졌다. 유순웅을 가장 유순웅스럽게 표현하고, 유순웅이 제일 신명나게 공연할 수 있도록 쓰려고 노력했다. 다른 배우는 고려하지 않았다. 희곡을 쓰면서 과연 그래도 되는지, 그게 옳은지 그른지, 잘한 짓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하고 싶어서 한 짓이다. 만드는 사람들이 행복했던 만큼, 보시는 분들도 그러하시길….
연출의 말 : 박세환
한 시간이 넘는 긴 시간을 혼자서 끌고 가는 공력을 빼놓더라도,
15역이 넘는 배역을 넘나드는 변화무쌍함을 차치하고라도,
배우 유순웅은 판에서 자유스럽게 논다.
그러기에 난 연습 내내 그저 장단만 맞춰주고, 추임새나 넣어 줄뿐
행복한 가운에 쌓여 시대 놀이꾼의 한바탕 풀이를 즐길 수 있었다. |
글과 음악이 흐르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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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공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