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군대도 금지한 체벌, 학교에선 마음대로 > ‘어떤 종류의 폭력도 금지하며 이를 어길 시 형사처벌한다‘는 것이 얼마 전 육군이 내놓은 파격적인 병영문화 개선방안이다.
유사시 목숨을 내놓고 전쟁을 해야만 하는 특수성 때문에 구타와 기합을 필요악으로 용납해온 군대도 이렇게 바뀌고 있다.
우리 사회의 이런 변화에 아랑곳하지 않고 폭력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학교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초중고교 가운데 교사에 의한 체벌이 학칙으로 규정되어 있는 곳이 72%에 이른다고 한다. 학생에 대한 교사의 폭력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는 뜻이다. 군대의 기합이나 구타와 교사가 행하는 교육적 목적의 체벌을 비교하는 것이 정당한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군대의 기합이나 군기잡기와 교사에 의한 체벌은 그 목적이나 양상이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체벌로 질서를 유지하고, 체벌이 일시적으로 교육이나 훈련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 두루 한국 학교에서의 체벌이 학생들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초중등교육법의 체벌근거조항을 개정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사랑의 회초리니 교육적 효과니 하며 이 조항을 삭제하길 꺼리고 있다. 흔히 ‘회초리를 아끼면 자식을 망친다‘는 영국의 속담을 인용하지만, 영국에서도 체벌이 금지된지 오래다. 인권을 존중하는 모든 선진국은 학교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학생들만 유독 매를 들어야 할 정도로 통제불가능한 기질을 갖고 있기라도 한다는 말인가. 현재 학교에서의 체벌은 여러가지 교육적 조건을 달아서 허용하고 있지만 그런 규정을 지켜서 체벌을 하는 교사가 몇이나 되겠는가.
폭력은 습관이며 체벌효과를 위해서는 강도를 높여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위험한 수준의 체벌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아예 체벌을 금지시켜야 한다.
교육부는 단안을 내려 교육적 필요라는 미명아래 감추어진 교사에 의한 학생폭행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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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설 - 군대도 금지한 체벌, 학교에선 마음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