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김대중 대통령의7.20 선언 이후 교육계가 온통 난리이다. 7.20선언의 요지는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여서 교육환경을 개선해보자는 데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행을 하기도 전에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있다. 이 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는 것은 초등교사의 부족문제이다. 그래서 정부는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단기과정을 이수하게하여 초등교사로 임용하고자 하는 속내를 가지고 있다.나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교육부의정책을 반대한다. 먼저,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그 출발점이 다르다. 초등교육은 미분화된 사고능력 단계에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통합교육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초등교육은 아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고, 모든 지식분야를 상호연계시켜서 아동의 눈높이에 맞추는 능력이요구된다. 반면, 중등교육은 사고의 분화가 일어나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전공교과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중등교육은 초등교육의 통합교육과 달리, 교과별 분과교육을 지향한다. 둘째,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은 그 수업운영과 교육목표가 다르다. 초등교육은 미성숙 혹은 그 성숙과정 속에 존재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 담임선생님의 전체적인 관심 속에서 자립심과 인성을 키워나간다. 초등교육은 학급단위를 중심으로 통합교육이 이루어진다. 반면, 중등교육은 성장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과에 대한 지식을 축적시켜감으로써 자율성을 신장해나간다. 그래서 중등교육은 교과담당교사를 중심으로 한 교과단위로 이루어진다. 셋째, 초등교사와 중등교사의 질은 단기간 내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이 결정한다. 교사의 질은 소명의식, 전문성 등으로 판단할 수 있다. 예비교사들은 각기 다른 교육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미래교육대상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소명의식을 부여한다.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보다 나은교사가 되기 위한 전문성을 축적해나간다.초등교사를 꿈꾸는 자는 그 꿈대로, 중등교사를 꿈꾸는 자 역시 자기 꿈대로 각자의 소명의식과전문성을 길러간다. 이것은 최소한 4년에 걸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중등교사로 연단된 사람들에게 1년도 안되는 양성기간으로 초등교사의 전문성과 소명의식을 줄 수가 없다. 넷째, 중초임용의 잘못된 교육정책의 피해자는 학생이다. 교사의 질의 소중함은 다 아는 얘기이다. 좋은 교육환경이 훌륭한 교육을 위한 필요조건이라면, 학교 급별에 맞는 유능한 교사는 훌륭한 교육을 위한 충분조건이다. 이는 교육이 수업공간 속의 교사를 통하여 완성된다는 말이다. 교사는 교육을 완성시킬 최전방에 서 있다. 그러나 능력에 맞지 않는 교사들이 그 최전선에 서 있다면, 교육은 실패할 것이다. 교육부는 이미 예체능 출신의 중등 교사를 단기보수교육을 통하여 초등교사로 임용하여, 담임기피현상 등 그 후유증을 잘 알고 있다. 다섯째,교육의 논리보다 정치의 논리가 앞서있다. 현 정부가 학급당 학생 수를 35명으로 줄이기 위한 정책을 그렇게 하고 싶었다면, 임기 초기부터 실시해야 했다. 임기 막판에 굳이 이 정책을 밀어 부치는 것은 보기 흉하다. 내 생각으로는 내년 선거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의 논리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었다면, 교원양성기간인 4년 정도의 시간을 가지고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리고 단순히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기 위하여, 미술실, 음악실, 실험실습실 등을 학급교실로 전환하는것은 교육환경의 또 다른 황폐화를 가져온다.이는 후진적 전시 행정의 표본이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단기양성과정을 통한 중등교사 자격소지자의 초등교사임용을 반대한다. 그리고 교육환경 개선 정책을 수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실시할것을 권고하면서 글을 맺는다. /이경한(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글과 음악이 흐르는 이야기
132
7
1
중등자격 초등임용 반대 이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