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중등 자녀를 두신 학부모님께... 학부모님 안녕하십니까?
가을 빛이 완연히 느껴지는 계절입니다. 학부모님 가정은 편안하신지요? 저희는 광주교육대학교 전산교육과에 재학중인 예비 초등교사들입니다.
저희가 이렇게 인터넷 상을 통해서 학부모님께 편지를 드리는 까닭은 현재 교육인적자원부에서 계획 중인 안에 대해서 미래에 선생님이 될 예비초등교사로써 한가지 말씀을 전하고자위함입니다.
언론 매체를 통해 이미 잘 알고 계실테지만, 최근 교육부에서 검토 중인 정책들에 대해서 논란의 말들이 많습니다.
7차 교육과정을 비롯하여, 교원성과금제, 교대학점제, 자립형 사립고 등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보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저희는 예비초등교사로써 현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교대학점제에 관하여 학부모님께 잠시 이야기를 하려고합니다. 현재 교육부는 선택형 7차교육과정의 원활한 이행과 그로인해 부족한 초등교원의 수를 매꾸기 위한 방안으로 '교대 학점제'라는 정책을 시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교대 학점제는 중등교원 자격증을 소지자에게 1년간 70학점을 이수토록하여 초등교원 자격증을 부여하겠다는 내용을 기본 골자로 하고있습니다.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으로 줄이고, 젊은 교원을 대폭 충원하여 교육 선진화를 앞당기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일면 타당합니다.
그렇지만, 자세한 내면을 살펴보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교육부의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IMF 이후 교사정년단축과 퇴직금 재원 확보의 위험성을 경고로 교육부에서는 많은 현장의 교사들을 정년퇴직 혹은 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게 했습니다.
그 후 급작스럽게 교원수급이 어려워지자, 99년도에는 보수교육을 통해 중등교원 자격증 소지자에게 초등교원 자격증을 부여하여 임시방편으로 초등 교사로 발령을 냈습니다.
이때에도 우리 학생들은 교육부의 안일한 정책에 반기를 들고 교육부에 항의를 하였고, 당시 교육부에서도 보수교육을 통해서는 초등교원의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음을 자각하고 더 이상 임시방편적인 교원수급은 없을 것이라고 서명까지 하였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육부에서는 불과 2년전에 자신들조차 잘못된 정책이였다고 인정한 보수교육을 이름만 바꾼 채 다시 시행하려고 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2003년까지 학급당 학생수를 35명로 감축하겠다는 무리수를 명분으로 하고 있기에 더욱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안은 모두 귀에 솔깃한 말들이지만, 지금 현재 학교에서 일어나는 혼란은 이루어 말할 수 없습니다.
교육부가 못박은 2003년의 기한을 맞추기 위해서 일선 학교에서는 교실을 짓기위해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2층 건물위에 공사를 하는가 하면, 운동장을 쪼개어 건물을 세우고, 그것도 모자라 철재 컨테이너까지 동원하여 교실의 수를 늘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부에서는 교원수급정책도 마련해 놓지 않으면서 일단 교사가 없는 교실을 만들어 놓고, 나중에 교사를 채워넣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습니다.
통계 결과로 미루어 볼때, 2005년이 되면 자연히 학급당 학생수가 35명으로 낮추어지는데 왜 이런 무리수를 고집하는지 교육부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군다나 지금 급조하여 만든 학교, 교실 등은 2005년이 되면 모두 필요가 없게 됩니다.
학습자 선택형 7차교육과정의 실패를 감싸기 위한 방안으로서는 재정 상의 이유를 뒤로 하더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너무 막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교육부의 교대학점제 안은 초등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한 정책으로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많은 부분 활동과 실습을 통해 몸으로 체득해야 하는 교육대학교 교육과정 1학점의 비중과 의미, 그리고 그 1학점을 취득하기 위해서 학생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을 교육부에서는 무시하고 있습니다.
또 교육부가 계획한 1년에 70학점 이수는 교육대학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는 탁상행정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99년도에서도 그러했듯이 이미 학사일정이 포화상태인 교육대학에서 1년간의 70학점의 의미는 유명무실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합니다.
학기 중 오전에는 학부생들 수업으로 오후에는 대학원생 수업으로, 방학 중에는 현장 초등 선생님들의 연수로 학사일정이 채워진 상태에서 교육대학교에서는 교대학점제를 시행할 여건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교대학점제는 초등교원 양성 기관인 교육대학이 아닌 다른 곳에서 학점을 이수하던지, 아니면 합격 불합격제로 행해질 것입니다.
이는 교육을 받는 이들은 물론이고, 우리의 교육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됨을 뜻합니다.
초등교원은 아동의 발달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 아동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학습하도록 조력하는 능력, 그리고 아동들의 소질과 적성을 진단하고 그들의 삶의 방향을 안내하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과를 지도하는 초등교원의 자질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과를 가르치는데 주력하는 중등교원의 자질과 같은 것일 수 없음은 자명한 일일 것입니다.
이런 초등교원의 자질이 정부가 내놓은 임시교원양성소나 단기간의 보수교육에 의해 결단코 길러질 수 없습니다. 교육부는 지금 큰 잘못을 저질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대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길을 막아놓은 채 잘못된 독선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단기간에 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1학년부터 시작하여 6학년까지 이르는 단계적인 학생수 감소를 고려해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통계치를 계산하여 교원수급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만약 교육부의 궁극적인 목표가 교사대통폐합이라면 이것 또한 대다수의 교육대학 학생들이 바라던 바일 것입니다.
우리 교육의 질을 한층 높이고, 장기적인 교원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원양성 종합대학의 설립은 꼭 필요한 일입니다.
교육부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1학년때는 교양 및 교육학을 이수하고 2 3 4 학년 때 초중등 심화과정으로 나뉘는 교원 종합대학을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대로라면 교육대마저도 난립하는 사범대의 전처를 밟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우리는 교육부에 단기간에 문제를 뚝딱 해결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무엇이 진정 우리의 교육을 위한 길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기를 촉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학부모님 가정에 편안과 행복이 깃들길 바라면서... 광주교육대학교 전산교육학과 예비초등교사 일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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