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민혁명당 사건이란 것이 맨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64년 8월 14일이었다. 이날 중앙정보부장 김형욱은 기자회견을 소집,
『북괴의 지령을 받고 대규모적인 지하조직으로 국가를 변란하려던 인민혁명당 사건을 적발,
일당 57명중 41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6명을 전국에 수배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김형욱 부장이 발표한 사건 개요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인혁당은
1962년 1월, 북괴로부터 특수사명을 띠고 남하한 간첩 김영춘의 사회로,
통일민주청년동맹 중앙위원장이던 우동읍과,
동 간사장 김배영, 김영광, 빨치산 출신 박현채 등이 참가한 가운데 창당 발기인회를 갖고.
외국군 철수와 남북서신 문화경제교류를 통한 평화통일을 골자로 한 강령과 규약을 채택하여 발족했다.
인혁당은 창당후 조직을 확대해오다가
1964년 4월 북괴중앙당의 지령을 받고 노동당 중앙상임위원회인
도예종, 정도영, 박현채 등이 중심이 되어
한일회담반대 학생데모를 유발토론 획책함과 동시에
학생데모를 4.19와 같은 혁명으로 발전케 함으로써 현정권을 타도할 것을 결의했다. 인혁당은 학생, 언론인등을 포섭, 현정권이 타도될 때까지
학생데모를 계속 조종함으로써 북괴가 주장하는 노선에 따라
남북 평화통일을 성취할 것을 목표로 투쟁하다가
6.3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그들의 죄상과 당조직망이 폭로될까 우려한 나머지
학생데모 주동자가 일체의 연락을 끊고 지하로 잠복, 기회를 노리던 중 검거되었다』 인혁당사건은 중앙정보부에서 관련자들을 조사하다가
64년 8월 18일 서울지검에 송치되었다.
사건은 묘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시작했다.
정보부가 주장한 것처럼 사건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국가보안법 사범이 아니라는 점과
이로 말미암은 검찰내부의 분규 및 관련자들에 대한 고문설이었다.
중앙정보부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지검 공안부의 담당 검사진은 이용훈부장검사를 비롯하여
최대현 검사, 김병우 검사, 장원섭 검사였다. 그들은 만 18일간 거의 철야로 수사했다.
그 결과는 중앙정보부의 송치 결과와는 달리
기소할 만한 내용의 사건이 아니라는 결론이었다. 인혁당 관련자들은
74년 5월 27일, 비상군법회의 검찰부에 의해
국가보안법, 반공법, 내란예비음모, 내란선동 등 혐의로 기소되어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약 10개월이 걸렸다.
3심을 거치는 동안 인혁당 관계에 관한한,
피고인들의 형량은 거의 변함이 없었다.
특히 도예종, 서도원, 하재완, 이수병, 김용원, 송상진, 여정남 등 8명의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사형에 변함이 없었다. 대법원은 4월 8일,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 관련 피고인 36명에 대해 원심대로의 형을 선고했다.
이로써 도예종, 서도원, 하재완, 이수병, 김용원, 송상진, 여정남 등
8명의 인혁당 관련 피고인들은 사형이 확정되었다.
이례적인 사실은 대법원 판결 바로 다음 날인
4월 9일 이들 8명에 대한 사형집행이 있었다는 점이었다. 당시 군법회의 법에 따르면 사형이 확정될 경우
국방부장관은 원칙적으로 6개월 이내에 사형집행명령을 내리고
이 명령이 내려진지 5일 이내에 형을 집행토록 되었다.
따라서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확정판결 바로 다음날 사형을 집행한 케이스는 극히 드문일이었다.
이 때문에 재심이나 탄원을 시도해 볼 여유도 없었다.
그리고 시체를 유족들에게 인도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실랑이도 의혹의 소지를 남겼다. 다음은 75년 4월 9일 박정희 정권에 의해 사형당한 8분중
우홍선 열사의 부인이 사건 12년이 지난후에 쓴 호소문이다. "세칭 인혁당사건 관계자들을 사면, 복권, 보상하십시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한 것입니다.
우리들의 남편들은 가족들 얼굴 한번 못보고
천추의 한을 남기고 아침이슬처럼 스러져갔습니다.
그후 많은 사람들이 그 듣기도 어마어마한 죄명들에 묶여 감옥에 끌려가고
또 풀려나고 사면되고 복권되고 마치 재미있는 놀이를 하는 것 같은
법의 유희를 변화무쌍한 이 세태를,
우리 유족들은 수없이 거듭 찢긴 가슴을 아파하면서
너무 부러워서 피눈물에 얼룩진 가슴으로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6.29선언 이후 또 많은 2,335명이란 수치의 내란음모에서 부터
별의별 사건의 주인공들이 사면복권되는 이 마당에도
유독 우리들(세칭 인혁당사건),
온천하가 모자라면 전세계가 다 알고 있는 너무 억울하게 희생된,
너무 어처구니 없이 희생된 정치적 재물임을,
더욱이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면 여야를 막론하고 더 잘 알고 있을 이 사건을
사면, 복권, 보상에서 제외하고 어떻게 법이 만민에게 평등하다고 할 수 있으며
무슨 민주화를 실현한다고 할 수 있으며
민주화가 실현될 가망이라도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들(세칭 인혁당사건)을 이대로 묶어 사장해서 발밑에 깔아놓고
그 위에서 그 어느 누가 민주화를 선포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으며,
어느 누가 민주화를 부르짖으며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되었던들 무슨 민주화 정치를 할 것입니까. 1977년 당시 통일당에서 발간한 "민족의 행진"이란 책자에 실린
그 당시 탄압받고 있는 양심인들 명단에서 인혁당 사건에 묶인 인사중에서도
유독 죽은 분들 8명의 명단이 누락되어 있어 양일동당수(지금은 고인)에게
당신이 무슨 권리로 역사를 왜곡해서 기록했느냐고 울부짖으며 항의했을때
잊어 버리고 누락되었다고 미안하다고 한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습니다.
혹시 이번 사면, 복권, 보상에서도 잊어버리고 누락된 것은 아닌지요?
복권, 사면, 보상을 결정짓는 여러 형태의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묻고 싶습니다.
세칭 인혁당 사건이 조작이었다는 것을 정말 몰라서 이러는 것인지요?
박정희가 자신의 실책 중에서 가장 큰 실책이 8명을 사형시킨 일이라고
후회했다는 이야기를 윤보선 전대통령에게서 전해 들었습니다.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의 현정권이 유신정권의 연장이 분명 아니고
진정 민주화를 향한 참신한 정권으로 변신을 하였다면
우리를 (세칭 인혁당사건) 즉각 사면, 복권, 보상하십시오.
만약 우리를 사면, 복권, 보상할 수 없다면
유신정권과 같음을 시인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우리들도 법의 평등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는 인간입니다.
죽은 사람들을 다시 한번 더 죽여 가족들의 아픈 가슴에 못을 박지 마십시오.
저는 남편이 사형당한 이후 신문에 나는 박정희사진을
그가 죽을때까지 약 5년간 이가 아프도록 꼭꼭 씹어서 뱉곤 하였습니다.
남편 산소에 매주 꽃을 들고 찾아가서 푸른하늘을 향해
"살인마 박정희 천벌을 받으라!"하고 외쳤습니다.
한번 외치면 효과가 없을 것 같아 꼭 세번씩 외쳤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무심치 않았습니다.
박정희는 머리가 하나도 남아나지 않고 죽었을 것입니다.
내가 저주하여 신문에 난 그의 머리를 꼭꼭 씹었기 때문이라고 꼭 믿고 싶습니다.
박정희가 죽기전에는 세상이 사람사는 세상같지가 않았습니다.
저희 남편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당했다 해도
내가 누명을 벗기지 못하고 죽었다면,
억울해도 모든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나
남편의 무죄를 다밝히고 조작한 정보당국에서도 할말이 없었는데
사람은 죽여버리다니,
이게 어디 법치국가며 사람사는 세상이랴 ! 그래서 택시를 타면 택시 운전수에게 인혁당이 조작임을 폭로하면서
"나를 못믿겠으면 파출소나 경찰서로 나를 고발하시오.
만약 그렇치 못할 때는
내가 한 이말을 당신 아닌 10명에게 이야기 하고
그들 10명보고 또 다른 사람 각각 10명에게 이야기하자"고
울부짖으며 거리를 누볐습니다.
어느 한 사람도 나를 경찰서나 파출소앞에 버리지 않았습니다.
하나같이 집앞까지 위로하며 태워다 주었습니다.
이점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박정희가 죽은 후에는
이젠 "내 원수는 하나님이 갚아주었다"하고 억지로 생각하고
매주 산소에 가서 울부짖던 일도 그만 두고
언젠가는 민주화가 되어 내 억울하게 죽은 남편도
사면, 복권, 보상을 떳떳이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묵묵히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온 천하가 민주화 물결이고
죄없는 양민을 8명이나 재심청구의 기회도 주지않고
이웃나라들에게 야만인이라는 평을 들어가며
새벽에 학살한 원흉 박정희도 제명에 못죽고
자기가 가장 아끼던 부하에게 죽고 없는 이마당에서도
온천하가 다 아는 조작된 인혁당 사건을 모른체 외면 한다면
이는 거짓 민주화 그리고 유신정권의 연장임을 인정한 소치임을 명심하십시오.
결코 유신정권의 연장이 아니고
민주화를 선언하고 외치는 정권 내지 정당들이라면
하루 속히 세칭 인혁당사건 관계인사들을 사면, 복권, 보상하십시오. -1987년 8월 세칭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우홍선의 처 강순희- | 
문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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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8월 14일.. 오늘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