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사별 평가 제도, 이래서 필요합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 이래서 필요합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는 교사들이 스스로의 전문성을 키우고 자신이 행한 교육에 대해 책임을 지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의 내신을 결정하는 평가는 ‘학교별 평가’ 방식이었습니다. 정기고사의 시기와 방식이 학교 단위로 일제히 정해지고 전체 학생을 1등부터 꼴찌까지 한 줄로 세우는 방식의 평가였던 것입니다. 단지 부분적으로 ‘교과별 평가’가 진행되었는데 ‘수행평가’가 바로 그것입니다. 정기고사와 같이 일제히 치러지는 형태의 평가는 교사들이 수업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교재를 재구성해서 창의적인 수업을 하는 것을 가로막게 됩니다. 일제히 똑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지식내용을 가르쳐야 공동의 평가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시험 진도에 맞추느라 다양한 학생활동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다양한 학생활동이 없는 지식 주입 위주의 수업을 하다보니 수행평가는 별도의 과제물 평가로 대체하거나 쪽지시험 형식으로 또 다른 ‘시험’을 보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교사는 교과서의 지식요소를 앵무새처럼 정리해주면 되므로 ‘지식의 단순 전달자’에 머물 뿐 가르치는 이로서의 자기 전문성을 높여야 할 하등의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신의 교육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도 없습니다. 똑같은 지식을 똑같이 전달했는데 점수가 낮게 나왔다면 이것은 가르친 이의 책임이 아니라 전적으로 공부를 안 한 학생의 책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수업의 질을 높이고 다양한 평가를 시도하고자 했던 교사들은 ‘학교별 평가’와 입시제도의 벽에 가로막혀 대부분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는 교사 자신이 ‘평가’보다는 ‘수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게 하는 전제조건입니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학생 활동이 중심이 되는 수업이 가능해지며, 수업 자체가 곧 평가과정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평가결과는 전적으로 교사 자신의 수업을 성찰하고 더욱 질 높은 수업을 고민하게 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교사별 평가제도가 모든 개별 교사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제도가 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이것입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도 수업과 평가의 이중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하고 질 높은 수업을 제공받을 수 있는 제도가 될 것입니다. 게다가 동일한 교사에게 배운 학생들간의 상대평가가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공정한 평가가 될 것입니다.
교사가 ‘평가’보다 ‘수업’에 더욱 열중할 수 있는 교사별 평가 제도가 도입되면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방식을 도입하거나 학생활동 중심의 다양한 수업이 가능해지므로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더 나은 수업의 질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됩니다. 더구나 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수업, 학생 활동이 중심이 되는 수업 자체가 곧 평가 과정이 될 수 있으므로 현재와 같이 별도의 시험을 치르기 위해 획일적인 수업을 받고 정기적인 시험을 치러야 하며, 시험과는 별도로 과제물로 전락해버린 수행평가를 또 해야 하는 이중 삼중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교육부가 주장하는 교과별 평가 제도는 수업과 평가가 별개의 과정이 되어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수업 따로, 일제히 이뤄지는 평가 따로 이중의 부담을 여전히 안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구나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선생님에게 같은 방식으로 공부한 학생들 간의 상대 평가가 훨씬 더 안정적이며 공정한 평가가 될 수 있습니다. 교과별 공동 출제의 경우 교사에 따라서는 자기가 가르친 반만 더 많은 힌트를 주는 등 문제 유출의 가능성도 큽니다. 교육부에서는 교과별 평가가 더욱 공정하다고 주장하지만 경우에 따라 교과별 평가가 오히려 더욱 공정하지 못할 소지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많은 학교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부가 주장하는 교과별 평가는 교과 전문성과 책무성을 실체가 없는 ‘교과협의회’에 떠넘기며 교사 편의를 위한 ‘담합’을 가능하게 할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교육부에서 주장한 ‘교과별 평가’ 제도도 기존의 ‘학교별 평가’ 방식보다는 교사들의 전문성과 책무성을 강조하게 되는 긍정적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도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습니다. 우리 학교체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 고려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국공립학교의 교과협의회는 1년에 한번씩 구성원이 바뀝니다. 교사들의 전근 등으로 이동이 많기 때문입니다. 학년초에 형식적인 교과협의회가 구성되기는 하지만 매년 구성원이 바뀌어 새로 만들어지는 교과협의회에 어떤 전문적 노하우가 축적되기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입니다. 게다가 평가의 책무성을 담보한다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 일입니다. 국공립 학교의 경우 몇 년만 지나면 교과별 협의회의 모든 구성원이 다 바뀌어버리는 실정입니다. 교과별 협의회를 활성화하여 구성원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함으로 더 높은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있게 된다면 아주 이상적인 일이겠지만, 매년 구성원이 바뀌는 교과별 협의회는 형식적인 교과별 업무를 분담하는 데 그치게 될 뿐 수업의 질 향상과 평가 방식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꿈꾸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강조되면 될수록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해 단순하고 기능적인 수업과 평가를 교과에서 다함께 선택하는 ‘교사 편의를 위한 담합’의 소지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이것은 현재 각 학교 교과별 협의회의 현실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담합’은 수업과 평가의 질을 하향 평준화하지만, 수업과 평가의 교사별 편차가 다양하게 드러나게 되는 교사별 평가 제도는 교사들을 자극하고 스스로의 수업과 평가를 끊임없이 성찰하며 보다 나은 수업과 평가의 방식을 배우려고 하게 만드는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사별 평가제도는 구체적인 교실의 구체적인 수업을 가장 빠르게 변화시킬 역동적인 제도가 될 수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우려하는 내용 즉, 같은 교과목 내에서 교사별 평가내용과 수준이 달라 평가의 공정성 시비가 우려되고 내신성적의 유불리에 따라 교사선택권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은 원점수, 석차등급, 표준편차를 동시에 밝히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을 갖추면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금번 대학입시제도 개혁의 기본 취지가 21세기 지식정보화사회에 필요한 창의성․특기․리더십․봉사성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인재양성에 있다면, 무엇보다도 교육현장을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게 할 교사들의 자율성을 높여서 스스로 가르치는 전문인으로 거듭나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아직 생겨나지도 않은 문제소지의 가능성 때문에 교사들의 자율성과 전문성 신장의 욕구를 계속 묶어두고 통제하겠다는 것은 본 개혁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낡은 발상입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는 저 수많은 내신 대비 학원들의 ‘내신 대비’를 불가능하게 만들어 결정적으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입니다.
현재 수많은 ‘내신 대비’ 학원들은 아예 구체적인 학교를 언급하며 ‘00 학교 내신 대비반’이라는 제목을 내걸고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은 물론 중학생들도 중간, 기말의 정기 시험기간만 다가오면 학원에서 밤 11시, 12시까지 학교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문제풀이와 강제 자율학습에 내몰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현재도 많은 아이들이 이런 ‘내신 대비’형 학원에 다니고 있으며, 불안해진 학부모들은 그 ‘내신 대비’의 효용성은 따져보지도 않고 너도나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신 대비’가 가능한 이유는 학교별, 교과별로 일제히 평가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수업의 진도, 평가 시기와 평가 내용이 학교 전체가 똑같기 때문에 이른바 ‘내신 대비’가 가능한 것입니다. 실제로 각 ‘내신 대비’ 학원들은 지난 몇 년 동안의 개별 학교 정기 시험 문제지를 입수하여 되풀이해서 풀어주는 식의 ‘내신 대비’를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시험문제 출제 기간마다 교육청에서는 지난번 시험 문제를 다시 내지 말라고 당부하는 공문을 학교로 보내고 있는 실정입니다. 만약 교사마다 다른 방식, 다른 시기, 다른 내용의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내신 대비’란 불가능한 일이 될 것이며, 학생들은 교과 수업시간, 학교에서의 생활과 활동을 더욱 충실히 하는 방식으로 ‘가장 본질적인 내신 대비’를 스스로 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진정 사교육이 필요하다면, 학생들 각기 자기 미래를 위한 특기적성을 살리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거나 강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더욱 투자하고 노력하는 데 필요한 사교육이어야 할 것입니다. 남들이 다니니까 그저 불안해서 너도나도 다니면서 획일적인 문제풀이나 하는 사교육은 지식정보화 사회에 필요한 인재 양성을 오히려 방해하는 교육이 됩니다. 게다가 엄청난 시간적 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사별 평가 제도는 사교육이 획일적인 문제풀이식 ‘내신 대비’ 학원이 아니라 이러한 자기 본령을 찾아가게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 
문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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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별평가제도, 이래서필요합니다(퍼롬-대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