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발전기금’ 못걷는다 (한겨레신문 펌)
교육부 "내년부터"…찬조금도 금지
불법기금 변질 학부모 부담 차단 내년부터 초·중·고교는 학부모로부터 발전기금이나 찬조금을 걷을 수 없게 된다. 이를 어길 경우 해당 학교장은 인사상 불이익 등 징계 처분을 받게 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내년 3월부터 그동안 과도한 모금으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줬던 학교발전기금제도를 완전 폐지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안을 보면 지난 97년 시행된 학교발전기금제도는 없애고, 학교는 재학생의 학부모 또는 재학생 학부모들로 구성된 단체로부터는 어떤 명목의 기부금품도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다만 일반인이나 단체의 자발적인 기부금은 학교회계를 통해 접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학부모들이 자녀가 재학중인 학교에 기부금을 내기 위해서는 ‘기부금품모집규제법’에 따라 시·도교육청에 지정기탁을 한 뒤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 학교장이 이를 어기고 학교에서 직접 발전기금을 접수할 때는 공립의 경우 징계 처분을 하며, 사립학교는 재단 쪽에 징계를 요구하게 된다. 교육부는 학교발전기금 폐지 배경에 대해 그동안 과도한 발전기금 모금과 발전기금을 빙자한 불법찬조금 모금이 사회적 문제가 돼왔으며 이 때문에 지난해 부패방지위원회로부터 제도개선 권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학교발전기금은 2001년 1317억원, 2002년 1362억원에 이어 2003년에는 전년에 비해 19% 늘어난 1623억원을 모금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여 왔다. 지난해 전체 1만508개학교의 63%인 6628개교에서 평균 2400만원 가량의 학교발전기금을 모았으며 액수로 보면 초등학교가 984억원으로 전체의 60%, 고교가 24%, 중학교가 15%를 차지했다. 지난해 모금액은 전체 지방교육재정 25조8천억원의 0.6%에 해당하며 학교운영 예산으로 따지면 2%에 이른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발전기금의 68%가 정부 재정으로 지원해야 하는, 교육시설(37%)과 교육용기자재 및 도서구입(31%)에 사용되고 있는 점도 이 제도의 폐지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담배소비세 증가 등으로 지방교육재정이 늘어나면서 학교예산의 확충이 기대되기 때문에 이 제도를 없애더라도 학교 운영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석구 교육부 교원복지심의관은 “일부 보완하자는 주장도 많았지만 그럴 경우 일부 학부모의 주도에 상당수 학부모들이 마지 못해 따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완전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고 밝혔다.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날 성명을 내어 “그동안 학교발전기금이 강제적인 불법찬조금으로 변질돼 학부모의 건강한 학교참여를 막고 학부모에게 커다란 부담을 주었다”며 “이번 조처로 학교내의 불법찬조금 조성이 근절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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