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대학교는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부활 의도를 단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에 동참하라. 4월 29일 일부 언론은 서울대학교가 지역균형선발과 특기자 전형 및 정시모집을 각 1/3로 하고, 수능은 자격고사화 하되 특기자전형과 지역균형선발의 전형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정시모집에서의 내신과 논술형 본고사의 비율은 각 40%와 60%의 비율로 전형하며 정시에서의 논술형 본고사는 국, 영, 수 중심으로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 분석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서울대학교 2008학년도 “입학방침”을 보도하였습니다.
또한 언론은 서울대학교는 정시의 내신실질 반영비율을 현행과 같이 5%로 하여 시험성적이 뛰어나면 일반고는 내신 3등급, 특목고는 내신 5등급까지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였습니다. 우리는 2008년도 서울대학교의 입시방침이 이번에 언론에 보도된 대로라면 이는 서울대학교가 대학입시 전반과 고등학교 교육 정상화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고려할 때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여 이에 강력히 항의하고 시정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학년도 대학입시제도를 발표하면서 2008학년도 대학입학제도는 대학입시가 수능 중심에서 고등학교의 내신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며 2008학년도 대학입학제도가 정착되면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와 학부모의 사교육비 경감 및 학생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살려 대학에 입학하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언론이 보도한 서울대의 2008학년도 입시안은 고등학교의 내신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한다는 2008년도 대학입학제도의 근본 정신을 훼손하는 것을 넘어서 제도적으로 고교등급제를 정착화 하고 본고사를 부활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고 판단하며 다음과 같이 서울대학교의 2008학년도 입시안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첫째, 서울대학교 입시안은 제도적으로 고교등급제를 정착화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대학교는 2008년 입시에서 지역-특기자-정시의 모집인원을 각 1/3씩 선발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서울대의 특기자 전형은 논술, 문학, 외국어, 수학, 과학, 정보, 봉사, 사회활동분야에서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서울대는 이 특기자 전형 비율을 2006학년도 17.2%에서 2008학년도에는 33%로 대폭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특기자 전형의 비율은 과도하게 늘이는 것은 고교등급제를 제도화 하려는 것이라는 의혹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 고교등급제를 실시한 일부 사립대는 “기타자료“에서 특정고교에 가산점을 주어 입시부정을 저질렀다면 서울대는 특기자 전형 모집인원을 늘림으로써 사실상 고교등급제를 제도화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시전형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시전형에서 내신실질반영비율이 5%정도이고 논술형 본고사에서 내신 3내지 5등급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은 서울대학교 입시에 응시하는 학생 대부분이 내신등급이 상위 3등급 이내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논술형 본고사를 통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고 이 경우 특목고와 비평준화 지역의 일류고등학교 그리고 사교육에서 “논술형 본고사”에 훈련된 고교생들이 타 고교생들을 압도할 것입니다. 결국 이번 서울대학교의 2008년도 입시안은 외형적으로는 1/3씩 균형을 맞추고 있는 듯 보이지만, 교육부가 의도한 바 있는 “동일계특별전형을 통해 특목고의 입시학원화와 초?중학교단계에서 진학경쟁 과열 및 사교육비 증가를 억제한다”라는 방침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습니다. 둘째, 서울대학교가 내신 실질 반영율을 5% 정도로 제한한 것은 2008년도 대학입학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지금까지 정시에서 내신실질반영비율이 지금까지 5% 정도였다는 것은 사실상 내신을 거의 반영하지 않고 수능 및 논술 위주로 선발하였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는 2008년도에도 이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008학년도 입시 대상자인 고1학생부터는 고등학교의 내신평가 방식이 상대평가 9등급제로 전환되어 내신의 신뢰성이 확보와 성적 부풀리기의 문제점이 해소되었기 때문에 내신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입전형에서 학생부의 성적산출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학교교육의 과정과 결과를 중시한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내신 성적의 실질 반영 비율을 높여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가 내신반영율을 종전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인데 이는 서울대가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에는 관심이 없이 다만 우수학생을 독점하겠다는 의지만을 드러낸 것입니다. 셋째, 서울대학교의 논술형 본고사 시행 방침은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과 학생의 학습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은 물론 고등학교 교육의 황폐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서울대학교가 아직 정확한 논술형 본고사의 유형에 대해서는 연구 중이지만 정시모집에서 그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일반고의 내신 3등급 그리고 특목고의 내신 5등급 정도는 만회할 수 있도록 실질반영을 하겠다는 것은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서울대학교에 응시하는 학생 대부분의 내신등급이 4등급 이내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서울대학교가 내신이 아니라 논술형 본고사에 의존하여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작년 고교등급제 파문 때 일부 사립대의 논술문제가 고교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들이 풀기에는 난해하여 어릴 때부터 많은 돈을 들여 논술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이었다고 밝혀진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학교가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부유층에게 특혜를 베풀 의사가 아니라면 왜 굳이 논술형 본고사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2003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피사) 결과는 지역 간 계층 간 학교 간 등급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다양한 성장배경과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모여 공부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교육부국장이며 연구 책임자였던 베르나르 위고니에에 의하면 “한 학교에 다양한 배경의 변인을 가진 학생들을 함께 입학시켜 공부시킬 때 교육이 질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학교안의 학력차가 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학교간 격차는 교육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이번 언론에 보도된 서울대학교의 2008년도 입시안이 이러한 교육적 효과 등은 외면한 채 오직 우수한 학생을 서울대학교가 독점하면 그만이라는 탐욕의 산물이라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서울대학교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민의 대학교입니다. 서울대학교 입시안은 다른 대학에 큰 영향을 미치고, 고등학교의 교육과정 운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학교 교육을 잘 받은 내신 우수자가 결국은 대학 교육에서도 우수한 능력을 발휘한다는 각종 연구 결과를 존중하면서, 고교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사교육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해방시키는데 동참하여야 합니다. 또, 각 지역의 교육적 환경과 사회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고 뿌리 깊은 학벌사회의 폐해를 최소화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을 뽑는 방향으로 입시안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서울대학교에 요구합니다. 첫째, 전형유형의 모집인원을 재조정하여 지역 균형 선발 인원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특기자 전형 비율은 현행 비율(대부분의 경우 10%임)을 넘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동일계특별전형을 통해 과학고나 외국어고, 예술고의 학생들을 선발해야 합니다. 셋째, 내신, 수능, 논술 등 3중고의 족쇄 채우는 다단계 전형은 폐지하여야 합니다. 넷째, 선발 유형벌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지역균형선발에서는 내신의 전형비율을 더욱 강화하고, 특기자 전형에서는 해당 조건에 맞는 전형비율을 확대하며, 동일계 특별전형에서는 동일계와 관련한 내신과 자격조건을 강화하고, 정시모집에서는 내신을 중심으로 수능의 비중을 적절하게 반영하여 학생들을 선발하는 등 지역-특기자-동일계 특별전형-정시 전형 유형에 맞게 내신과 수능과 면접의 전형 비율을 조정해야 하며 변별력 확보를 이유로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하여 명백하게 반대합니다.
2005년 5월 19일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전국교직원노동조합/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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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는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부활 의도를 단념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려는 노력에 동참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