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287 S WE 29DEC HKG JNB HK2 2350 0710*1 DA-MEQIBU
SA 205 M MO 3JAN JNB GRU HK2 1025 1615 LR-MEQIBU 23시 50분에 홍콩을 떠난 요하네스버그 행 비행기는 이제부터 13시간을 쉬지 않고 밤으로 밤으로 인도양 위를 날아갈 것이다.
현지 시간으로 07시 10분에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도착한다고 하니 이제는 서서히 시간 개념은 버리고 공간 개념만 챙기면 된다. 몇일 몇시는 필요없다. 다만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느냐만 챙기면 된다. 우리나라 시간과 시차를 계산하여 “부산은 지금 몇시인데 여기는 몇시 일까?” 머리 속이 복잡해서 시간 계산하기가 싫어진다. 그냥 그대로 따라만 다녀야겠다.
여행 일정을 보면 13시간의 비행이다. 유럽이나 미국 쪽으로 비행기 타본 사람들은 “13시간의 비행”을 만나는 순간 끔찍한 생각이 들지 싶다.
세계 지도를 펼치면 만나는 2개의 바다를 -그것도 아주 넓고 커다란 - 건너야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는데......
다행스럽게 출발 시간이 부산 시간으로 자정이 지나서 비행기에 타자말자 잠을 청한다.
어떻게 하든지 13시간의 비행을 잠으로 떼우면서 보내야 한다.
일단 아프리카 맥주 Castle을 한깡통 마시자!!!
그리고 그 좋다는 남아프리카 産 포도주도 한병 마시고... 언제 잠이 들었는지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이제 반을 조금 더 날았나보다.
정신도 좀 차릴 겸 주방(?)으로 가보니 여승무원들이 도란거리고 있다.
종my - "You are very beautiful!!"
그녀는 감동을 먹고.... 종my는 와인 한병 더 얻고, 사진 한팡 같이 찍고.... 난생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의 아침이 비행기 창밖에서 우리를 맞이한다.
깊은 구름 아래에 수백년을 약탈당하며 살아온 대륙이 꿈틀거리고 있으리라. 요하네스버그 공항에 내리니 고등학교 다닐 때 흥얼거리던 팝송 “The lion sleeps tonight"이 공항 로비에 잔잔히 흐른다.
아프리카의 사자가 우리를 맞이한다? 우리가 4박 5일간 머물기로 한 프리토리아의 무지개 아줌마네 아들 주현이와 주현이 외삼촌이 우리를 픽업하러 나와 있다.
공항을 나서니 맑디맑은 하늘에서 내리 퍼붓는 12월 29일의 햇살이 따갑다. 무지개 아줌마는 아이들 공부 때문에 이나라 저나라를 기웃거리다가 남아공 프리토리아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런대로 성공을 한 것 같다.
남아프리카를 갈 일이 있으면 cafe.daum.net/RSA에 도움을 청하면 도와주실거다. 참고로, 남아공에 간단히...
1. 남아공은 4천2백만 인구(흑인88% 백인 10% 유색인 2%)에 국토는 한반도 5배 정도의 크기이다. 11개 언어(영어 아프리칸스어 9개 부족어)를 사용한다. 97년 기준 GNP(1인)는 미화 $3150 정도이며 이나라가 아프리카 전체 대륙 총 GNP의 30%이상을 차지한다.
2.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특이하게도 다른 나라들과 달리 입법, 사법, 행정상의 수도가 나뉘어져 있다. 즉 경제적인 수도는 요하네스버그이고, 사법부가 있는 수도는 블룸폰타인, 행정부가 있는 수도는 프리토리아, 그리고 입법부가 있는 수도는 케이프 타운이다.
3. 프리토리아는 온화한 기후 영향으로 ‘쟈카란다’라는 나무를 시작으로 하는 가로수가 자랑인 아름답게 자리잡은 남아 공화국 최대의 교육 도시이고, 거리는 바둑판 모양으로 정연히 구획되어 있어 단정된 이미지를 준다. 아프리카 남부의 백인문화 중심지 역할을 하며, 이 도시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역사 박물관과 그리스 풍의 웅장한 관청사로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니온 빌딩(대통령 관저)가 있다.
- 카페 RSA 자료실에서-
대통령 관저, 유니온 빌딩 바로 앞에서 노점상이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다.
관저 앞의 길 아래 잔디밭에는 소녀들이 와서 자기들끼리 놀다가 낯선 여행객을 신기한 듯이 바라다보면서 해맑은 미소를 머금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청와대를 지키는 닭장차는 아무리 눈을 닦고 보아도 보이지 않고 원주민 흑인 아이들이 우리가 나타나자 한바탕 춤을 추고 멀뚱하니 우리를 쳐다본다.
호주머니를 털어서 동전 몇잎을 쥐어주고 우리는 바로 친구가 된다.
낯선 나라의 대통령 관저 아래에 있는 기념물 앞에서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 가슴시린 역사, 6.25 전쟁을 만나고 만다. 여기 구리판에 이름을 새긴 그들은 진정 그 전쟁의 의미를 알기나 하고 소중한 목숨을 버렸는지........ 우리가 머물었던 무지개 하우스 근처에 있는 멜린 쇼핑에 가서 이리 기웃 저리 기웃거리다가
CD Shop에 들러 아프리칸 음악 CD를 몇장 사려고 종업원 아가씨와 몇마디 대화를 나누는데 주인인 듯한 중년의 남자가 등장한다.
주인 - 어디에서 왔소?
종my - 한국에서,
주인 - 남, 북?
종my - 남쪽..
주인 - 6.25 전쟁이 어떻고 저떻고.......
종my - 어?? 6.25. 전쟁을 다알고... 우리나라에 깊은 관심을..... 이렇게 해서 둘이는 간단한 인사를 나누면서 오랜 친구처럼 다정해진다.
Abdul은 80년 전 쯤에 인도에서 할아버지가 이민을 오면서 남아공에 뿌리를 내렸단다.
아프리칸 음악 CD를 몇장 사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Abdul이 따라 나서면서 자기 차의 트렁크를 뒤지더니 모자(사진 속의 모자)와 비장의(?) CD를 몇장 챙기더니 그것들을 나에게 선물한다.
영어 단어 30개만 가지고도 온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세계에서 크다고 소문난 자연 동물원이 남아공에도 있지만 비용과 일정상의 문제로 크루거 국립 동물원에는 가지 못하고 프리토리아에 있는 국립 동물원에 들렀다.
우리나라의 동물원과는 규모가 당연히 다르다. 부지런히 돌아다니다가 다리가 아파서 잠시 쉬려고 하는데 서부 개척 시대의 분위기를 풍기는 가족이 벤치에 앉아서 쉬고 있다.
인사를 나누고 30개의 영어 단어로 인류애를 나누니 케이프타운에서 신년 휴가를 여기로 왔단다.
큰딸애가 나으 11살짜리 애인과 동갑이다. 딸 생각도 나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사진을 찍고 이메일을 교환하는데 서양 사람들은 하나같이 지렁이 글씨체다. 결국 보내주기로 한 사진은 나의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을 뿐이다. 여기에도 당연히 민속촌이 있다.
규모도 작고 어슬프게 꾸며 놓았지만 그래도 영화와 교과서에서만 만나던 원주민 흑인, 특히 말로만 듣던 줄루족 마을에 들러 아줌마 안내원을 따라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그런데, 그들의 영웅인 듯한 추장의 모습을 돌덩이에 새겨논 부조가 마을의 한구석에 있다.
안내원 아줌마의 이야기들을 제대로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백인 약탈자들에게 짓밟혀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린 추장의 모습에서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슬픈 역사를 만난다. 그사이에 2004년이 지나고 2005년을 아프리카의 작은 도시에서 맞이한다. 45일의 긴 여정 중에서 이제 4박 5일이 지나갔을 뿐인데,
우리가 가야할 지구 반대쪽의 대륙은 아직 도착도 못했는데 훨씬 더 많은 날들이 지나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인도양 위에서 만났던 아프리카의 그 새벽을 뒤로한 채 우리는 이제 대서양을 건너야 한다.
대서양을 만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우리는 또 10시간의 비행을 한다. -3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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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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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45일간 대장정.(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