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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13 16:12:48

이규남

우리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이렇게 지켜냈습니다.

우리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이렇게 지켜냈습니다!!

회의실 탁자에 보니 안건이라고는 달랑 두 줄짜리 글과   역사 선생님들이 내어주신 간곡한 호소의 글이A4 용지한 장에 깨알같은   글씨로 가득 채워진 것 그리고 검정도서 선정기준표 등이 놓여있다.

회의를 시작하겠다고 운영위원장이 선언하고 안건을 상정하려는 순간에 저가 긴급동의를 구하여
“오늘 심의 하겠다고 하는 교과서 재선정 문제가 안건으로서 요건을 갖추지를 못했다. 달랑 글 한줄 써놓고 심의를 하라니 이건 무슨 말인가?
교육청의 지시에 의해서 재선정을 한다는데 교육청에서 누가 언제 어떤 지시를 했는지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
지시를 했다면 공문이 있을 것 아니냐?
전번 운영위에서 선생님들께서 금성교과서를 원하신다고 해서 그렇게 하도록 결정을 했는데 꼭 바꿔야 할 상황이라면 그 경위가 설명이 되어야 할 것 아닌가? 왜 금성교과서가 아니고 화성 목성교과서여야 하는 지도 알아야 될 것 아닌가 ?
공문 한 장 없이 지시를 받았다는데 누구의 지시가 이렇게 안하무인 이냐, 학교행정이 언제부터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무시하고 이렇게 교과서 선정 같이 중대한상황이 공문한 장 없이 누군지도 모르는 실체도 없는 곳에서 구두지시만 받고 이렇게 바쁜 사람들을 모아서 지난번 운영위결정사항을 뒤집어라는 것인가?
이건은 안건으로 성립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안건상정을 하지 말 것을 위원장에게 요청합니다!“
맨 날 학교입장만 대변하고 학부모위원들에게 막말도 서슴지 않았던 위원장 대략난감한 표정을 지어며
“교장선생님, 진짜로 공문이 한 장도 없습니까?” 하니
“예, 교장단 회의를 두 번이나 하고 교감단 회의를 두 번이나 할 때 저희도 공문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는데도 안 해주고 구두로만 지시를 했습니다 .”
  그래서  제가 다시 물었습니다.
“ 그럼 그 회의는 누가 주재했습니까? 중등과장입니까? 장학관입니까? 아니면 교육감입니까? 저희가 교육감한테 문의한바 교육감은 절대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는데 도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  알아야 심의를 하던지 말던지 할 것아닙니까?”
하니 교장선생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아무리 추궁을 해도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다시 교장은
“저희도 곤혹스럽습니다. 교육청에서는 책임회피하기위해서 공문은 안 해주고 자꾸 재촉만하니 송구합니다.”
이렇게 말도 되지도 않는 이유로 30여분이 흘러가니 교원위원(3년부장)이 안건을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것은 잘못이니 상정은 하자고 결정했다.
그런데 교감선생의 안건상정 이유가 가관이다. 교과서문제는 언급도 없이
“우리학교는 그동안 교육청에서 특별히 예뻐해서 예산이 많이 내려와서 엄청나게 발전을  했는데  이번에 교과서 선정을 못해 교육청 예산이 줄어들면 학교로써는 엄청난 타격이다. 그런 점에 특별히 신경을 써서 교과서 선정에 도와 달라.”
  이번에는 3년부장 선생(교원위원)은
“ 우리선생님들도 고민이 많다. 우리 나름대로 얘기를 해봐도 선생님들이 원하시는  쪽으로 되어야한다는 원칙은 맞으나 앞으로 예산상의 문제나 학교지원 같은 문제에서 불이익을 선생님들끼리 많이 걱정을 하고 있다.”
라고 의견을 제시한다. ( 예산이 줄고, 학교 지원이 줄어들면 교사의 봉급이 줄어드는 가보다.!) 이젠 발언권을 얻어서 내가 의견을 제시했다.
“12월 3일 연구학교 발표회에 초대를 받아 나도 부산고등학교에 갔었다. 여기 있는 교장선생, 교감선생, 그리고 각 부장선생 모두 갔었다. 여기계신 선생님들도 죄다 그날 다오셨더만요. 저는 부산고등학교를 둘러보고 우리아이들이 불쌍해서 죽을 것 같더라.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이 불쌍해서 죽을 것 같더라. 똑같은 수업료내고 똑같은 조건에서 공부하고 수업을해야 되는데 우리의 시설이 얼마나 열악한가? 교실은 비가새서 방학 때마다 누수공사를 해야 되고 수시 때때로 배관이 터져 공사가벌어지는 곳이다. 학생들이 밥 먹을 자리가 없어 절반이 훨씬 넘는 아이들이 식판을 들고는 친구의 등 뒤에서 차례를 기다려야하고 선생님들이  식사할 자리가 없어 선생님 한분이 식사가 끝나면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는 이런 진풍경이 벌어지는 이런 학교가 더 이상 어떻게 나빠질 것이 있는지? 엄청난 발전은 또 무슨말이며, 불이익은 무슨 말이냐! 도대체 누가 교과서를 안 바꾸면 예산으로  불이익을 준다고했는가 밝혀라 !
내가 근현대사 교과서 문제로 딴 학교 운영위원이나 역사 선생님들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어나 교장이나 교감선생이 중간에서 참 어려워들 하신다는 얘기는 들었어나 이렇게 예산으로 불이익을 준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는데 도대체 교과서 선정을 가지고 학교에다 공갈 협박하는 짓을 과연 누가 했는지 이것은 신문에 날 일이다. 이것은 확실히 해 주길 바란다.“
교장선생이 자기한테 맡겨달라신다. 자기는 단! 한분의 선생님도 반대하시면 교과서 재선정을 하지 않고 금성출판사로 그냥 가시겠단다.

우리선생님들께서 학부형인 저한테 특별히 교과서 재선정을 막아달라고 부탁까지 하셨는데 그리고 세분의 선생님들께서 연명으로 호소의 글까지 운영위회의장에 보냈는데 단 한분의 선생님의 반대라도 절대로 안 된다는 약조를 회의록과 녹취를 확인하고 한 시간 삼십분의 긴 싸움이 끝났다.

배가고프다. 빨리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어야 겠다.

배종만 (2008-12-14 19:09:27) 와우...이규남 위원의 학운위 활동은 영국 프리미어 축구에서 활약하는 박지성하고 비교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골통 교육수구들의 만행을 막아낸 이규남 위원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를!!!

권용욱 (2008-12-17 23:07:19) 박수를 치니 우뢰가 친다 감사합니다 제발, 이규남, 삼규남, 사규남, 오규남.... 얼씨구 좋구남!

종my (2008-12-24 13:40:40) 나도 우뢰인지, 우레인지 헷갈렸는데.... 사전을 검색해보니 우레‘의 의미로 ‘우뢰‘를 쓰는 경우가 있으나 ‘우레‘만 표준어로 삼는다.라고 나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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