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급식과 관련한 최근 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 -
“급식문제 등 학생과 직접 관련된 안건에 대해 학생들의 의견 반영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라” 지난 8월 23일 동래구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학생, 학부모 120여명이 학교 내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은 이날 열리는 학교운영위원회의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서 급식업체의 변경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것이었다.
이에 앞서 이 학교의 학생들은 여러 차례에 걸쳐 학교장에게 급식업체의 문제점을 전달하고 교체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2끼의 식사를 급식에 의존하고 있는 학생들의 의견이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 정확히 전달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 제도가 결국 이러한 사태를 유발한 것이다. 학교급식에 대한 불만은 단지 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교 홈페이지에 하루가 멀다 하고 급식에 대한 불만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 내용은 음식의 맛과 질, 위생상의 문제 등 급식의 문제를 총망라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에도 불구하고 급식을 개선하기 위한 학교의 노력은 미흡한 상황이며, 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 그 업체가 다시 선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이러한 불만과 불신이 축적되면서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며, 따라서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앞으로 제2, 제3의 시위사태 발생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학교급식은 우리나라 전체 아동·청소년의 건강기본권과 직결된 문제로 국가와 사회가 책임지고 양질의 급식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재정상의 이유를 내세우며 중등학교의 경우 대부분이 위탁급식업체에 맡겨져 있다.
기본적으로 영리를 추구하는 업체이기에 급식의 질에 근본적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을 통하여 급식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며, 그동안에는 당국과 학교가 학생의 건강권이라는 관점에서 강도 높은 관리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급식의 직접 이용자인 학생들의 의사가 반드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학생의 보호자인 학부모 또한 급식에 대한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교급식 운영에 참가해야 하며, 참가가 보장되어야 한다. 특히 학교운영위원회에서의 급식업체 선정 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그들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는 단지 급식문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주된 요구 중 하나인 두발, 체험학습, 앨범, 교복 문제 등을 포함한 학교생활 규정 등 학생들의 생활이나 인권과 직접 관련된 문제에 관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자신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의 학교운영위원회 규정에는 학생들이 운영위원으로 참가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의 법제화를 통해 학생들도 대등한 학교의 구성원으로 학교 운영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전에라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는 참관권과 발언권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학교가 단순히 대학 진학을 위한 입시교육의 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모아 나가고 이를 학교 운영에 반영해나가는 경험을 쌓아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학교의 관리자가 우려하는 농성과 같은 사태를 막고, 나아가 이 사회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길임을 이번 사태를 통해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태가 이러한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밝히며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음 사항을 공개적으로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우리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학교가 민주주의의 사각지대에 있어 발생되어졌다고 본다. 이에 대한 부산시교육청의 학교 민주화에 대한 방안을 요구하며 의견을 듣고자 한다. 2. 교육청은 각 학교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는 급식소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급식업체 선정 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참관권과 발언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라. 3. 정부와 교육청은 위탁급식업체의 영리적 속성이 학생들의 건강기본권을 위협하고 있는 핵심적 요인임을 직시하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함은 물론 이른 시일 내에 직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 4. 학교 운영에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한 제도 마련 및 운영을 위해 교육당국과 일선 학교는 적극 노력하라. 2005년 8월 30일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부산시민운동본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부산교육개혁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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