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힘으로 학교급식 바꾼다. 서울시민 14만여명 청구… 학교급식조례 제정작업 돌입
- 미디어다음 / 김진화 기자
“서울시민의 힘으로 학교급식 바꾼다”서울시민 14만여명의 청구로 서울시가 학교급식조례 제정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44개 단체와 25개 지역연대단체로 구성된 서울시학교급식조례제정 운동본부(공동대표 배옥병)는 30일 서울시민 14만 6258명의 서명이 담긴 명부를 서울시에 전달했다. 지난해 10월 1일 운동본부를 발족시킨 후 6개월만에 서울시 조례제정 주민청구 요건인 14만명의 청구인 서명을 받아낸 것. 이날 전달된 청구인 명부는 종이박스 65개 분량에 달했다. 운동본부 측이 서울시에 제출한 급식조례 초안은 △현행 위탁급식 위주에서 직영급식으로 전환 △우리 농산물 사용 △무상급식확대 △학부모 참여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서울시 소재 대부분의 중고교 급식은 위탁급식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 일부 고등학교에서 위탁업체와 학교 간 급식비리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고 집단식중독사태가 발생하는 등 부실한 학교급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이루어져 왔다. 운동본부 배옥병 대표는 “위탁방식은 안 된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낸 것이 큰 성과”며 “지방입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진정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형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서울시 지방자치 사상 초유의 시민 조례청구가 이뤄지긴 했지만 조례제정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울시 민원실을 통해 접수된 이번 급식조례청구안은 약 4주간의 열람 및 이의신청 과정과 이에 따른 보완과정을 거치게 되고, 이후 60일 이내에 서울시가 의회에 부의(附議) 하도록 돼 있다. 부의 여부는 서울시장이 판단한다. 의회로 넘어간 조례안은 의원들의 심의 과정을 거쳐 의결토록 돼 있으며 심의 및 의결 과정에 기한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의회가 얼마만큼 적극적인 태도로 임하는 가에 제정 여부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운동본부와 함께 조례제정운동을 이끈 서울시 의회 심재옥 의원(민노당, 비례대표)은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서울시 최초의 주민청구가 이뤄진 만큼 시 당국과 의회가 적극적으로 부응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나타했다. 심 의원은 운동본부를 대표해 조례안의 세부시행방침 등을 놓고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며 조례안 의회 통과를 위해 동료의원들을 설득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전라남도 의회에서 학교급식조례가 제정 공포된 이후 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은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활발하게 전개돼 왔다. 학부모, 교사, 정당, 농민, 환경 및 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국운동본부는 지자체 단위 급식조례제정 작업이 일단락되면 17대 국회를 상대로 학교급식법 개정을 위한 국민운동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 조례제정 청구 어떻게 이뤄졌나?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유권자 7백만명을 넘어서는 광역시도의 경우 지역 유권자 14만명 이상의 청구 서명이 있어야 조례제정 청구가 가능하다. 서울지역의 유권자 수는 대략 760만명선. 이에 따라 서울시학교급식조례제정운동본부는 지난 10월 1일부터 6개월 간 14만명 이상 청구인 서명 확보를 목표로 운동을 전개해 왔다. 운동에 참여한 학부모 단체와 전교조는 학교를 중심으로 학부모들의 서명 동참을 유도했고, 각 자치구에서는 민주노동당 소속 지구당이 거리 선전전 등을 벌여 시민참여를 끌어냈다. 44개 참가단체 중에서는 한살림생활협동조합이 가장 많은 서명을 확보하는 활약을 보였다. 성북구에서 운동을 전개한 민노당 성북지구당 김준수 위원장은 “현행 조례제정 청구 요건이 현실에 걸맞지 않게 지나치게 높아 참여자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시민참여 입법이 보다 활발해 질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고 서울시 당국과 의회에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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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 14만여명 청구-학교급식조례제정작업 돌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