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곡리 마을에서 1
천성산 끝자락에 있는 개곡 마을의 언덕에 앉아 봄물이 내리는 마을을 바라보고 있다.
마른 땅에서도 쑥쑥 올라오는 쑥과 냉이, 개울가의 미나리, 양지쪽의 양지꽃, 꼼지락거리며 올라
오는 개불알풀과 광대풀............
이름 모를 풀들이 일제히 일어나 벌판을 물들이며 속살거리는 소리가 귀에 쟁-하다
등이 굽은 할머니 한 분과 할아버지 한 분이 아침녘에 산동초 밭에서 들어가시더니 해가 빠지도
록 나오시지 않는다. 무슨 생각이 날 때 마다 가끔 내가 앉아있는 언덕을 올려다 보시기도 하지
만 손은 여전히 산동초를 다듬고 있다.
- 내일이 노포동 장날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이 작은 마을과 들은 꿈꾸듯 평화롭지만 터널의 입구에 해당하는 이곳의 평화로움은 태풍전야의 고요일 뿐이다.
앞으로 이대로 공사가 진행된다면 산을 깎는 포크레인과 발파작업으로 이곳은 쑦대 밭이 될 것이다.
정부는 아직 소송이 계류 중인 생태계보존지역과 습지 보존지역, 10여개의 법적 보존지역으로 묶여 있는 10등급의 숲인 천성산에 7개의 구멍으로 연결 된 20km터널 공사를 강행하기 시작했고 불과 이틀사이에 수십년생 고목들이 소리없이 쓰러져갔습니다.
지난 3월 10일부터 벌목 현장에 들어가 몸으로 공사진행을 막고 있는 지율스님의 현장 소식에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www.cheon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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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의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