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모님, 전교조선생님들께!
세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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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13일 00시 50분 52초
나의 부모님, 전교조선생님들께!
안녕하세요.
전교조의 딸 세똥이입니다!
정말 저는 기억도 안 나는 아가 때 부터 지금의 학교에 오기 전까지
선생님들과 뜨겁고 차가운 아스팔트 위,
서울에서 부산까지 전국을 오가는 버스 속에서 함께 했던 시간을 보면
저를 키워주셨기 때문에(...)
아빠 딸이기도 하지만 전교조의 딸이 맞는 거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저의 요즘 정황과(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으신거 같아서(?)) 전교조의 딸로써,
부모님께 작은 힘이나마 드릴려고 컴퓨터 자판 두드리고 있습니다.
학교에 있을 땐 외부와 정보 접촉이 힘들어서 자세한 정황을 몰랐는데
오늘에서야 저희 아버지를 포함해서 23분의 선생님들이 사랑스러운
제자들의 곁을 떠나야 된다(이미 떠나셨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너무 슬프더라구요.
누구보다 우리학생들을 위하고 사랑하고 계신다는 걸 알고 있거든요.
이 일이 터지기전에 올 겨울에 아버지랑 같이 전라남도 여행을 갔을 때 하셨던 말씀 중
"우리나라도 볼 곳이 많네. 내년엔 담임을 해서 애들 수학여행을
해외로 갈게 아니라 국토 여행을 하면 재밌겠다."라고 말씀하신게 아직도 기억 나네요.
사실 아빠가 그렇게 학교에 대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본게 거의 처음이나 다름없었어요.
지금 계신 학교를 너무도 좋아하고 아빠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학교를 아빠가 떠나셔야 한다는게 너무나도 힘든 마음이라는게
아마 다른 선생님들도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학교 들어오기 전에도 그랬지만 들어오고 나서도 아빠 어떻게 하냐고 괜찮냐고 하면
괜찮다고 제가 불안 해 할때마다 달래주는 아빠 모습 볼 때 마다 더 가슴이 아팠어요.
사실 저보다 더 힘든 건 아빠일텐데….
아무리 처음 겪는 일이 아니여도 힘든 일은 언제나 힘든 법이잖아요.
사실 아주 가끔은 왜 아빠가 이렇게 힘들게 사시는걸까? 라는 생각도 했어요.
할머니께서 아빠한테 데모하지 마라고, 다치면 어쩌냐고 하셨었대요.
아빠는 그럼 "내 아들은 다치면 안돼고 남의 집 아들은 다쳐도 됩니까?"라고 하셨었대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 생각만 하고 살 수도 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을 위하고 생각 해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이 곳에 희망은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아버지께 그렇게 배웠고 전교조가 저를 그렇게 가르쳐주셨어요.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하지요. 지금이 그 때라면 더 더욱 정의의 땅은 굳어져서 튼튼해질거라 믿습니다.
지금은 부정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언젠간 정의롭고 올바른 선생님들을 긍정 할거에요.
그리고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응원 하고 있어요.
저를 비롯한 많은 제자들과 학부모님들 그리고 아들,딸들이요. 그러니깐 선생님들 힘내세요♥
정의는 언제나 승리합니다!
P.S 저는 학교에서 전교조 선생님들 못지않은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 생활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직 1학년이라 흙을 알아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그릇과 컵 등등 식기류를
기다리시는 선생님들께선 여유롭게 기다려주셔요^^;
좋은 소식 가지고 부산 내려가겠습니다!
ㅡ 2010년 6월 13일 어느새 고등학생 된 세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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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키운 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