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경에 일어나 원광법사께서 알려주신 세속오계를 외우고 몸을 청결히 하였다.
부모님께서 깨어나실까봐 행동을 조심스럽게 하여 독서삼매경에 빠졌다.3시경 헛간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갔더니 도둑이 쌀을 훔치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그의 팔목을 비틀어 왜 이곳으로 들어왔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가 답하길, "죄송합니다. 요즈음 부역이니 뭐니 해서 군사 훈련을 나가서 농사를 못 지어 이렇게 도둑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자식들은 밥달라며 울고...흉년인 탓에 ......"
나는 그가 너무나 불쌍하여 그에게 쌀 두말을 주었다. 이런 소란탓에 식구들은 모두 잠이 깨서 헛간으로 몰려왔다. 나는 어머님과 아버님께 문안인사를 올리고 무슨 일인지 설명을 하였다. 아버지께서는 크게 기뻐하시며 나에게 칭찬을 하셨다. 엄격한 아버지께서 칭찬을 하신 것은 처음이었다.
어느 새 새벽 6시경이 되었다. 나는 밥을 먹은 후 낭도들과 만나 토함산을 올라갔다. 올라가며 낭도들에게 "세속오계는 무엇인가?"
그러자 자랑스러운 낭도들은,
'첫째, 사군이충, 임금은 충성으로써 섬겨야 한다.
둘째, 사친이효, 어버이를 효도로써 섬겨야 한다.
셋째, 교유이신, 벗은 믿음으로써 사귀어야 한다.
넷째, 임전무퇴, 전쟁에 임하여 물러나지 아니하여야 한다.
다섯째, 살생유택, 함부로 살생을 하지 말아야 한다."
라고 산이 쩌렁쩌렁하게 울리도록 말하였다.우리는 모두 웃으며 무예 수련을 하러 계곡으로 갔다. 우리는 냉수마찰을 하면서 세속오계의 가르침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나는 힘이 좋은 몇몇 낭도들을 뽑아 각자의 힘겨루기를 하도록 했다. 그러기를 1시간 동안 했고, 우리는 사냥을 하러 나갔다. 나는 낭도들에게 화살을 쓰되 화살촉은 째버리라고 했다.세속오계의 살생유택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한 어린 낭도는 무모하게 그 계율을 어겼고 나는 그에게 집으로 돌아가 세속오계의 진리를 제대로 터득하도록 했다.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에 나는 되도록이면 낭도들의 단합을 원했기 때문에 그에게 그런 가벼운 벌을 내렸다. 만약에 그가 한 번 더 그런 행동을 한다면 나는 그에게 화랑의 길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아직 가능성이 많아 보였으므로 참고 지켜 보기로 했다.
어쨌거나 그런 일이 있은 후, 우리는 몇가지 훈련을 더 하다가 각자 집으로 흩어졌다. 나는 으슥한 밤이 될 때까지 불경을 조금 읽다가 아버지께 갔다.
나는 오늘 있었던 일을 말씀드리며 과연 전쟁이 일어날 것 같냐고 조심스럽게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XX야, 아무래도 네가 너무 섣불리 판단을 내린 것 같구나, 그 아이에게 준 벌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에게는 심한 모욕을 주었을 것이다. 원광법사가 가르쳐준 삼덕을 벌써 잊었느냐?"
라시며 내 잘못을 되돌이켜 볼수 있도록 해 주셨다.
나는 아버지께
"아닙니다. 삼덕은 첫째, 남 앞에서는 나를 낮추어라.
둘째, 몸가짐을 화려하게 하지 말아라.
셋째, 순박하고 인정스럽게 사람을 대하라. 이 세가지 아닙니까?"
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삼덕의 셋째를 다시 외우라고 하셨다. 나는 그제서야 나의 정확한 죄를 깨닫고 잘못이 뉘우치기 시작했다. 내 생각에는 좋게 대했울지 몰라도 그 낭도에게는 내가 그에게 교만한 태도로 차갑게 대한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아버지께 화랑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했으니 집에서 근신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아버지는 잘못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족하다시며 앞으로는 조심하라 하셨다. 그 말과 더불어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다하시면서 전투훈련을 게을리 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렇게 이것 저것 궁금한 점을 여쭙고 나니 머리속이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어쨌든 나는 나의 잘못을 되돌이켜 보았다. 그러다보니 새벽 1시였다. 내일 내가 혼냈던 낭도에게 사과를 할 것이라는 것을 다짐하였다. 또한 가뭄 때문에 고생하는 백성들을 위해서 낭도들과 함께 백성들을 도와야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피곤함을 잊기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겠다.
현재 화랑의 원칙상 3시간만 잠드는 것이 올바르다. 자신이 거느리는 낭도들보다 뛰어나야 하기 때문에 그런 풍조가 일고 있다. 나도 어쩌면 그런 원칙을 따라야 할 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공부할 것도, 배워야 할 것도 않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화랑은 몸가짐과 함께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앞으로의 일은 자기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느끼면서 잠이 든다.김해부곡초등학교 6학년 윤수연학생의 작품입니다.
자신이 화랑이라면.. 그날의 일기를 써보라고 했더니 이런 작품을 써 냈네요.
학생의 작품에서 아무런 가감도 없이 올렸습니다.
꼭 읽어보시고 격려 부탁드립니다. 경남김해시 장유면 부곡리 월산마을 부영12차 308동1002호 055-311-1122, 011-260-0359(김정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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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의 하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