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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71
2014-06-23 16:38:37
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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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부산역 분향소


참학의 임원분들과 회원님들 함께 하셨습니다.
유가족 몇 분이 오셔서 함께 분향하고 발언하시고,
부산의 시인, 조향미 선생님께서 낭송하셨습니다.

우리 모두 열일곱 살   / 조향미


배가 휘청거린 건 오래전입니다
항로를 이탈한 것은 더 오래전이었고요
그러나 늘 괜찮다 괜찮다 했습니다
부유하고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흐르는 강을 막고 바다를 메웠습니다
물고기와 짐승과 식물들이 죽어갔습니다
사람들도 병들고 절망하여 죽어나갔습니다
그래도 늘 가만있으라 가만있으라 합니다
종북파 외부세력 선동에 넘어가지 말라 합니다
티비는 누군가의 마이크가 되었고
사람들은 온순해졌습니다
청년들도 크게 떠드는 법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밤낮없이 공부를 시켰습니다
보충 야자 학원 이비에스 끝이 없었어요
공부만이 살길이라고
수능대박이 인생대박이라고 가르쳤습니다
해가 뜨고 져도 꽃이 피고 져도
아이들은 커튼 치고 문제집만 풀었지요
어른들은 미래의 꿈과 희망을 강조했고
오늘을 견디면 내일 행복해진다고 장담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만 나서면 좋아했지요
삼박사일 수학여행 손꼽아 기다렸어요
처음 타보는 커다란 배는 신기했고
친구들과 놀고 자고 신났습니다
그런데 아침부터 배가 이상했어요
쿵 소리 나고 몸은 점점 기우는데
꼼짝말고 선실에 있으라고 방송이 나왔어요
-이상해 이거 실제 상황이야 죽을 수도 있어
아이들은 서로에게 구명조끼를 입혀주었습니다
-아, 우리 엄마 아빠 내 동생 어떡해
-엄마 말 못할까봐 문자 보낸다 사랑해
그래도 갑판에 나간 친구들을 오히려 걱정하며
친절한 경찰 용감한 국군 막강한 나라를 믿었습니다
침몰하는 배 속에서도 아이들은 천진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부유하고 강한 나라의 어른들은
단 한 명의 아이도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누나 그동안 잘 못해줘서 미안해 사랑해
엄마한테도 전해줘 나 아빠에게 간다
-기다리래
기다리라는 방송 뒤에 다른 안내 방송은 안 나와요
아이는 마지막으로 문자를 보냈습니다
손가락이 부러지도록 벽을 두드리고
파도를 밀어내며 기다렸지만 아무도 문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아이들은 학생증을 꼭 쥐고 시신으로 떠올랐습니다
엄마 아빠 저예요
일찍 떠나서 미안해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어요 정말 더는 안 됐어요

아, 잘못했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치지 말아야 했습니다
얌전히 기다리라고만 가르치지 말아야 했습니다
마이크를 방송을 너무 믿지 말라 가르쳐야 했습니다
미래도 좋고 꿈도 좋지만 지금 당장 여기
현실을 알아보고 행동하라고 가르쳐야 했습니다
우리의 무지와 안일 죽은 교육이 아이들을 죽였습니다
아이들을 저 차가운 바닷물 속에 잠가놓고
죄 많은 우리는 밥을 먹습니다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잡니다
여전히 마이크 잡은 자들의 방송만 듣습니다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최후까지 어른들을 믿었던
아이들은 이제 죽어서 문자를 보냅니다
엄마 아빠 선생님 정신 차리세요
이 나라 배가 침몰할지 몰라요 이 문명의 배도 위험해요
짐을 너무 실었어요 너무 멀리 길을 벗어났어요
가짜 방송만 믿지 말고 밖으로 뛰쳐나오라고
배를 살피고 항로을 바꾸라고 조난 신호를 보냅니다
진도 앞바다 인당수에 제물로 바친 우리 청이 청이들
눈멀고 귀먹은 아비어미들에게 그만 눈을 뜨라고
생때같은 자식들이 떼죽음으로 경고합니다

앳되고 고운 우리 아이들 영정 사진 속에 있지 않습니다
저 붉은 뺨의 아이들이 어찌 창백한 조화 속에 누워있을까요
아빠 살려줘 엄마 무서워 울며울며 떠난 아이들
아직도 캄캄한 바다 속을 떠다니는 피눈물나는 내 새끼들
바람으로 햇볕으로 빗물로 우리에게 스며듭니다
우리와 함께 숨 쉬고 말하고 먹습니다
내 꽃다운 청춘 살려내라고 참되게 살아달라고
아이들이 흐르는 눈물을 닦습니다
차가운 육신을 벗고 질긴 허물을 벗고
우리 모두 열일곱 살
팔랑팔랑 노란 나비로 날아오릅니다
넘실넘실 푸른 바다 넘어갑니다


(4월 30일 부산역추모집회에서 읽은 시. 울면서 쓰고 울면서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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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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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부
201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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