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포지회 까페에서 퍼왔어요~
아이들을 남편에게 맡기고 서둘러 혜정씨와 약속한 버스정류장으로 달려갔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혜정씨가 허둥지둥 달려오느라 숨이 차 있는 내게
따뜻한 베지밀을 건내 주었다.
혜정씨와 난 서울로 원정교육을 나가는 것이 불만인 남편들의 뒷담화를 나누며
서대문에 있는 교육원까지 1시간쯤 걸려 도착했다.
오~ 우리가 일 등을 했다.
전화로 형숙언니의 자리를 맡아주겠다 했는데 혜정씨와의 대화 삼매경에 그만..
옆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고 말았다.
이런.. 그 때 형숙언니가 오셨다.
"내 자리는 어딨어? 맡아주겠다매?^^"
당황한 나머지.. "자리가 많더라구요.." 했다.
혜정씨가 셋이 끼어서 앉자고 했지만 앞에 앉으면 된다고 하시며
웃음짓고는 앞자리에 앉으셨다.
다음에는 꼭 옆자리에 가방을 올려 자리를 맡아놓겠노라고 불끈 다짐했다.
드디어 이가령 선생님의 강의가 시작됐다.
글을 힘있게 쓰는 방법..
글은 그 사람의 생각을 쓰는 것이란다.
역시 어렵다.ㅠㅠ
그런데 그 어려운걸 이가령 선생님께서 유쾌하게 풀어주신다.
1번. 누구나 생각하고 아는걸 쓰는 글이 가치있다?
2번. 나만 쓸 수 있는 글이 가치있다?
그렇다. 답은 2번이다.
성상근습상원 (性相近習相遠)
갑자기 한문이 나와 어렵다.
하지만 친절하게 뜻풀이 해주신다.
본성은 비슷하지만 습관에 의해 멀어진다. 또는 달라진다. 는 뜻이란다..
예를 들어 봄이 주제라고 치자.
봄을 보내는 모습은 각자 다르다.
봄이면 꽃구경을 다니거나, 묘종을 사다 심거나,
냉이를 캐면서 봄을 보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사람마다 다른 상황으로 봄이 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사람은 두꺼운 파카를 입고 다니다가 이 맘 때 쯤이면 꼭 땀이 삐질삐질 나서 봄이 왔다는걸
느낄 수 있을테고 또 어떤 사람은 작년 봄에 이별한 사람을 생각하다 올해도 그 봄이 왔다는걸
알게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경험을 구체화하고 사실적으로 정직하게 쓰는 것이
잘 쓴 글이라고 한다.
굳이 '봄은 따뜻하고 포근한 계절이다' 라고 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이 글짓기와 독후감 쓰기를 강요 받았다.
지금의 아이들도 그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도 마찬가지란다.
또 아이들이 일기를 쓸 때 '나는'과 '오늘'이 들어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한다.
내가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싶은 만큼 써야 하는 것이 글쓰기의 원칙임에도
우리 아이들은 6.25니 양성평등이니 하는 것을 두고 글을 써야만 하고
거기에 원고를 무조건 5장 이상 채워야 하는 부담감까지 안아야 한다.
사실 이것은 교육의 일환으로 가치관이나 이데올로기를 전수하기 위해
행해지는 것이라 하니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글쓰기가 목적이 아닌
교육을 위한 글짓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전화바로쓰기 글짓기 대회를 기억한다....^^
우리는 대개 그럴싸한 형용사들로 범벅된 글이 잘 쓴 글로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재미는 없다.
어떤 예문 중에..
'나는 친구들과 얼음땡 놀이를 한다. 그러나 내가 잡으려고 하면 금방 "얼음" 하고 만다.
그래서 난 맨날 술래다.'
생각나는 구절만 대충 쓰자면 이런 내용이다.
이 글에서는 맨날 술래를 해서 속이 상하다고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구나 저 구절을 읽으면 속이 상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글은 있는 사실을 그대로 쓰기만 해도 되는 것이다.
내가 오늘 배운 것을 우리 또또북 식구들과 모두 나누고 싶지만
그것은 내 욕심일 뿐 불가능하다.
정보전달에 어느 정도 의미를 둔 내 글은 재미가 없다.
하지만 난 오늘 교육이 너무 재미있었다.
혜정씨랑 내내 알콩달콩 수다의 삼매경에 빠지며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는 것도
여행처럼 느껴졌다.
집에 오자마자 오늘의 감흥이 식기 전에 참학 카페에 올려야지 마음 먹었는데
컴퓨터를 켜자 선뜻 키보드에서 손이 움직이지 않는다.
울 또또북 식구들이 내 글을 보며 글쓰기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떨쳐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 역시 용기를 내어 오늘의 글쓰기 교육 첫날을 기록해 본다.
----------------길게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건만... 애썼다... 도로시.. 해주시길~ㅎㅎㅎ--------------------------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