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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0 13:31:23

바람아래

재밌는 아그덜, 재미없는 학교

얼마 전 토요 휴업일이 있는 주말, 우리 아그덜은 주말을 행복하게 보냈답니다.
외가집에 가서 하룻밤 묵으며 즐거웠지요.
실컷 놀고 월요일에 학교갈 생각을 하니 갑갑했던 모양입니다, 우리 아그덜이.

월요일 아침.
작은 놈이 전날 조금 다친 발뒤꿈치가 아파 걷질 못하겠다며 갖은 엄살을 떨기에
학교 가지 마라 했지요.
아파 죽겠다던 놈이 두어 시간 지나니 펄펄 뛰어다니더군요.

큰 놈도 학교가기 싫다고 끙끙거리며 조퇴하고 오겠다더군요.
야자까지 하는 바람에 저녁 9시나 되어야 하교를 하니 오죽 지겹겠어요.
엄마가 학교에 이야기해서 야자 빼준다고 했더니 그건 싫다대요.
하여튼 오전 10시 경 큰 놈이 집에 왔답니다.
1교시 끝나고 귀가 아파 병원에 가야겠다고 담임에게 야그하니
양호실에 가라 했답니다. 양호교사 말하길 별 이상 없어보이는데
네 표정이 많이 아픈 것 같으니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지요.

이 놈 집에 오자마자 가방 던져놓고 병원에 가더군요.
의사도 아무 이상 없다고 했답니다.
이 놈은 학교에 제출할 진료증이 필요해 진료증 확보차 병원에 간 것이지요.

아 근디 그 다음날도 또 조퇴하고 왔지 뭡니까.
담임에게 의사가 하루 더 오라고 했다고 말하고 조퇴를 했답니다.
집에서 팽팽 잘 놀았지요.

며칠 전 나갔다가 집에 와보니 큰 놈이 일찌감치 집에 와서 컴퓨터를 하고 있더군요.
왜 이렇게 일찍 왔냐고 물으니 큰 놈 하는 말이 또 조퇴했다네요.
이번엔 무슨 핑계를 댔냐고 하니, 울 집에 컴퓨터 고치러 기사가 오기로 했는데
집이 비어서 자기가 가봐야 한다고 했대요 글쎄.
선생님이 속아주시던? 하고 물으니, 만약 통하지 않을 경우
내일 엄마가 레포트 작성해야 하기에 오늘 꼭 고쳐야 한다는
비장의 카드까지 준비했다 하더군요.
덩치는 커다란 놈이 그러니 을매나 웃기고 귀엽던지....

울 아그덜, 특히 작은 놈은 1년이면 두서너 번씩 꾀병을 앓는답니다.
그러면 모른 척 하고 하루 쉬라고 하지요.
얼마나 좋겠어요, 꾀병으로 학교 안 가는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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