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개교 ‘공모제’ 시범실시… 교총 “무자격자 인정 못해”
오는 9월부터 교사를 해본 적이 없는 일반인도 전문 능력만 있다면 초·중·고교의 교장이 될 수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63개 초·중·고교에서 교장 공모제를 시범 실시한다고 10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교장이 되려면 최소한 28년을 교사로 근무하고 교장 연수를 통해 자격증을 받아야만 했다.
공모 교장은 4년 임기이며 담당학교 교사 중 30%를 자신이 원하는 교사로 채울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공모제는 ‘개방형, 내부형, 초빙형’의 세 가지로 나뉜다.
개방형 공모제는 특성화고, 예체능고, 실업계고 등 6개 학교에서 실시한다. 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관련 분야에서 3년 이상 일한 사람은 자격이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골프 특성화 고등학교가 만약 있다면 교단에 한 번도 선 적이 없는 박세리 선수도 교장 자격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회사의 임원을 한 사람이라면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고등학교의 교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셈이다.
내부형 공모제는 41개의 일반 초·중·고교에서 실시된다. 교육관련 경력이 15년 이상이면 누구나 교장으로 응모할 수 있다. 이 제도에 따르면 40대에도 교장이 될 수 있어 연공서열을 파괴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빙형 공모제는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교장 자격을 갖춘 인사를 공모를 통해 뽑는 것을 말하며, 16개 일반 학교에서 실시된다.
개방형과 내부형은 재공모 절차를 거쳐 두 번까지 교장으로 임명될 수 있고, 초빙형은 연임 제한이 없다. 교육부는 연임 제한은 없애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08년에는 53개교에서 추가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시범 실시한 학교의 성과를 조사한 뒤 모든 학교의 교장을 이 같은 방식으로 뽑을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교총은 “무자격자가 교장이 된다는 것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장을 초빙하려는 학교는 교장후보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육감에게 학교운영위원회가 추천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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