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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0 09:23: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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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
 신 대법관, 촛불 위헌제청 판사 불러 '압력' 의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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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법관, 촛불 위헌제청 판사 불러 '압력' 의혹
노컷뉴스
[위헌신청 전후해 '말썽나지 않도록 주의' 촉구… 해당 판사 "큰 부담 느껴"]
[CBS사회부 심훈 기자] 신영철 대법관이 야간집회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을 제청한 박재영 판사를 수차례 따로 불러 재판 진행에 관해 모종의 압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몰아주기 배당'과 '이메일', '전화통화'에 이어 이번엔 특정 판사에 대한 '개별 면담' 방식으로 재판에 개입하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복수의 법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신영철 대법관(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은 형사7단독 판사실로 전화를 걸어 박재영 판사를 법원장실로 불러들였다.
박 판사는 법원장실로 불려가기 며칠 전인 7월 25일 광우병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고, 이날 공판에서 안 팀장 측은 재판부에 보석 신청을 냈다.
당시 박 판사와 함께 근무한 판사들은 "첫 공판에서 박 판사가 판사로서의 고뇌를 내비치며, 촛불 집회를 옹호하는 듯 한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일종의 '주의성' 호출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신 대법관이 박 판사에게 ‘법원이 조용했으면 좋겠다, 말썽이 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며 완곡하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통상 법원장이 개별 판사를 법원장실로 직접 호출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일 뿐 아니라, 특히 개인적 사유가 아니라 '특정 사건'과 관련해 면담을 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박 판사는 그러나 안진걸 팀장에 대한 다음 공판일인 8월 11일 안 팀장의 보석을 허가했다. 또 변호인단은 이날 재판부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10조 야간옥외집회금지 조항에 대해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다.
그러자 신 대법관은 또 다시 박 판사를 법원장실로 불러들였다.
당시 근무했던 한 단독판사는 "법원장실에서 앞서 공개된 이메일 정도 수준의 말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노골적으로 얘기하지 않았겠지만 박 판사 입장에서도 이쯤 되면 법원장의 뜻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독 판사는 “이후에도 법원장 또는 형사수석부장이 한두 차례 더 박 판사를 따로 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대화 내용을 떠나 이같은 행동을 '압력'으로 느끼지 않을 판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판사들은 또“신 대법관이 이 무렵 판사들을 법원 인근 식당으로 불러 모아 ‘우리한테 주어진 사건을 다른 기관(헌법재판소)으로 옮길 필요는 없다. 현행법 대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위헌심판 제청을 기각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물론 박 판사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박 판사는 두 달여 뒤인 10월 9일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하고, 헌재 결정 때까지 안 팀장에 대한 재판을 연기했다.
이처럼 박 판사가 헌재에 위헌심판제청을 내자 신 대법관은 다른 단독 판사들에게 “위헌심판제청과 관계없이 재판을 계속하라”는 취지로 이메일을 보냈다.
이후 박 판사는 법관 인사를 앞둔 올해 2월 "현 정부의 역주행이 부끄럽다"는 말을 남기고 법원을 떠났다.
박재영 판사는 의혹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하자 “당시 윗분들이 어떤 의도로 언행을 하셨든 나는 후배로서 큰 부담을 느꼈고 위헌심판 제청을 하면서는 사표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신 대법관이 구체적으로 어떤 언행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simhu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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