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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총은 교장자격증 소지 여부를 떠나 유능하고 자격 있는 인물이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장공모제를 무자격교장제로 비난하는 언동을 중지하여야 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근 교장공모제를 무자격교장제로 비난하면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교장공모제가 나온 배경은 기존의 승진제도의 단점에서 기인하고 있다. 근무평정제도에 대해 교원의 80% 가까이 불신하고 있다는 것이 교총 자체의 여론조사 결과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근평 제도를 통해 쌓은 점수를 통해 주어지는 교장자격증에 대해서도 불신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교장자격증이 교장의 진정한 자격을 보증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승진제도는 상급관청이 학교를 편리하게 통제하기 위한 관료적 기제로 작동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를 위하기보다는 상급관청의 관료적 행정에 길들여진 것은 바로 승진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혁신을 위해서는 교장의 리더십이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는 데 다수의 교육전문가들은 동의를 했던 것이고, 이것이 교육혁신위원회에서 합의를 거쳐 나오게 된 교장공모제의 배경이다.
교장공모제는 교장 임용방식을 다양화함으로써 보다 폭넓은 인력풀을 통해 유능한 교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하향식 임명 방식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학교 실정에 맞는 교장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장공모제는 기존의 교장자격증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교장자격증을 가진 사람들 중에도 유능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능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교장자격증을 갖지 않은 사람들 중에도 유능한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모두를 제한하지 말고 경쟁하게 함으로써 학교가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교총이 교장공모제를 무자격교장제라고 비난하는 것은 첫째는 과거의 교장자격증이 진정한 자격을 보장한다고 주장하는 억지이고, 둘째는 교장자격증과 무관하게 유능한 사람이 교장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자 하는 기득권 세력의 이기심이며, 셋째는 학교구성원이 자신의 학교에 적합한 인사를 교장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과 민주적 절차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는 것이고, 넷째는 기존의 승진제도를 유지함으로써 학교를 과거의 관료적 통제에 묶어 두자는 결론이다.
만일 교총의 주장대로 교장 자격증이 진정으로 교장의 자격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는다면 교장공모제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 왜냐하면 교장공모제(내부형)는 최소한의 자격 기준이 교직경력 15년이기 때문에 기존의 교장자격증을 가진 인사들도 논리적으로 얼마든지 지원할 수 있다. 교장자격증이 그렇게도 의미 있는 자격이라면 교장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기 때문에 염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교장자격증을 갖지 않은 자와의 경쟁에서 자신이 없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면 스스로 교장자격증의 효과를 의심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어떤 논리를 적용해도 교장공모제를 반대할 명분은 찾기 어렵고, 교장공모제가 무자격교장제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한편 교장공모제는 교육혁신위원회에서 교총을 대표하는 인사들도 참여한 가운데 합의를 이루어 도입하기로 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교총은 이를 부정하는 이율배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도의도 부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교총은 지금이라도 학교의 미래를 위해서 유능한 인물이 교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교장 공모제를 수용하고, 학교 구성원이 심사숙고하여 선택한 유능한 인물을 무자격자로 비난함으로써 당사자는 물론 민주적으로 교장을 선택한 학교구성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언동을 중지하기를 촉구한다.
200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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