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논평
학교 만족 절반, 사교육비 두 배가 될까 우려됩니다
이명박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활동이 종료되고 새 정부가 출범하는 시점에서 인수위를 통해 제시된 교육정책과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교육정책에 대하여 좋은교사운동은 종합적인 평가와 제언을 하고자 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교육공약으로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라는 목표를 내세웠습니다. 이는 국민들의 교육에 대한 소망을 집약적으로 잘 표현한 명제입니다. 그러나 이를 실현시킬 수단으로 제시되는 몇 가지 교육정책은 목표와 일치하지 않고 오히려 ‘학교 만족 절반, 사교육비 두 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국가의 백년대계가 되어야 할 교육정책이 조령모개식으로 성급하게 발표되고 철회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에 좋은교사운동은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교육정책의 목표와 수단이 일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되기를 요구합니다.
교육 정책의 3대 방향 - 교육 기회 균등, 교육의 질 향상, 관료주의 해소
새 정부가 교육 분야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은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교육의 기회균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여야 합니다. 교육은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가난의 대물림을 끊을 수 있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입니다. 가난으로 인해 교육으로부터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새 정부는 노력하여야 합니다. 둘째, 교육의 질 향상입니다. 학력(學力)이 아닌 학력(學歷)을 쌓기 위한 경쟁은 이제 전환해야 합니다. 점수 따기 경쟁에 매몰되어 진정한 실력을 기르는 것이 뒷전이 되어버린 현재의 교육을 질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셋째, 관료주의적 병폐로부터 교육을 해방시켜야 합니다. 학생과 학부모를 바라보지 않고 상급 관청의 지시와 통제에 의존하는 학교나 교육청은 개혁되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 고교 다양화 정책 - 수직적 서열화가 아닌 수평적 다양성을 이룰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다양한 학교를 확대함으로써 현재의 획일화된 교육과정과 학교운영을 탈피하고자 하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자율형 사립고 확대 정책입니다. 그것은 자칫 성적에 의한 학생 선발을 정당화함으로써, 학교를 수평적으로 다양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수직적으로 서열화할 수 있습니다. 이는 또 다시 중학교 과정을 고교 입시를 위한 치열한 점수 경쟁으로 내모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특목고만으로도 학생들은 과열 경쟁을 하고 있고, 학부모는 사교육비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율형 사립고까지 가세할 경우 그 경쟁은 더욱 폭이 넓어지고 깊어질 것입니다.
학교교육의 다양성은 학교운영과 교육과정의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본질적 부분의 자율성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뒷전으로 미루고 단지 학생 선발의 자율성만을 허용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는 결국 현재의 점수 체제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우선 선발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고등학교의 서열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현재의 특목고 정책도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이든 어떤 학교이든 기존의 일반 학교에 비해 차별적인 자율성을 누릴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들 학교에 자율성이 필요하다면 일반 학교에도 자율성이 필요합니다. 그 자율성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백하게 밝히고 그것이 타당하다면 그것을 전체 일반 학교에도 적용하는 근본적인 개혁을 추구해야 할 것입니다.
□ 대입 자율화 방안 - 중등교육의 정상화를 지향하여야 합니다
대입 문제의 본질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입학시험의 형태가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입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입시는 객관성에 치중하게 되고 이는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의 형태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입니다. 둘째, 본고사나 통합논술 등 대학의 시험과 고교교육과정이 불일치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는 곧 사교육 유발 요인이 됩니다. 셋째, 객관화된 점수는 한 줄 세우기의 도구로 작용하게 되었고, 이는 대학의 서열화를 강화하는 동시에 학벌주의를 고착화시키게 되는 수단이 되었던 것입니다. 넷째, 학벌사회에서 일류 대학을 향한 획일적인 무한경쟁은 더욱 강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사교육비는 급격히 팽창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교육의 기회 균등의 원칙이 손상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올라가는 사다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게임의 규칙에 얽매여서 모두가 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실정인데 그 출발점조차 다른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대입 자율화 1단계의 의미는 사실상 대학이 학생 선발을 함에 있어 고교의 평가권을 축소하고 수능의 미세한 변별력에 의지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유를 요구한 것입니다. 이는 결국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입장으로 중등교육의 정상화나 사교육비의 축소나 학벌사회의 개혁이라는 목적 중에 어느 것에도 기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대입은 어떤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합니까? 첫째, 고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고교의 평가권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물론 현재 고교의 평가체제도 수능시험과 마찬가지로 창의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제한되고 있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수능시험의 영향력이 지배적인 상태에서 수능 체제에 종속된 학교 교육의 문제를 드러낸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고교의 평가권을 부정한다면 앞으로 고교교육의 질적 다양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당장 고교의 평가권을 100%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하더라도 수능의 영향력에 비해 학교의 평가 결과가 지나치게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내신에 의한 선발 비율을 일정 정도 이상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고등학교는 수업을 혁신하여 교육과정의 질적 수준과 다양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며, 그러한 학교 교육을 통해 계발된 학생의 다양한 능력과 수준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평가 지표 개발에 노력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교사별 평가를 통해 교사 개인의 교육적 자율성을 확대하는 한편 그에 대한 책무성도 갖추도록 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대학은 고교의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학생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셋째, 가난한 학생들의 불리한 조건을 상쇄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합니다. 농어촌의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서울대의 지역균형선발제와 같은 전형방식의 취지를 살려 그에 따른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영어교육 - 사교육 발생의 원인을 해소해야 합니다
전 국민의 기본생활영어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영어전용교사를 확보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영어교육강화 방안은 일면 시험 제도를 개혁하고, 영어교사를 확충하고, 수업 인원을 줄이는 등 영어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몇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영어교육의 목표 수준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합의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선 전 국민에게 생활영어 구사능력이 얼마나 절실한 과제인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편에서는 여전히 읽기가 중요하다고 하는 주장도 있으며, 한편에서는 훨씬 높은 수준의 영어 능력을 요구하는 현실 속에서 과연 학교교육이 무엇을 책임져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도 저마다 다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학교 영어교육의 목표를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교육학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논의는 영어교육 내적인 차원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교육과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영어교육을 강화함으로써 다른 부분의 교육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전체적인 교육 목표에 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진정한 국제경쟁력은 전 국민이 기본생활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담아야 할 컨텐츠 자체의 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본생활영어교육만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교각살우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의 논의 과정을 보면 이런 검토와 합의는 과감히 생략되고 있습니다.
둘째, 영어로 인한 사교육비 팽창이 명약관화합니다. 명분은 공교육의 영어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사교육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것이겠지만 실제적으로는 가뜩이나 전 국민이 영어에 노이로제가 걸린 상황에서 영어교육의 강화를 대대적으로 내세우고 나서면서 모든 국민에게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고, 이는 곧 영어 사교육의 폭발적인 팽창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는 곧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사교육비 절반의 목표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영어전용교사를 확보한다는 것이 얼마나 효율적인지에 대한 회의입니다. 영어교사의 조건은 본인의 영어 말하기 능력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잘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합니다. 급히 충원되는 영어전용교사가 충분한 수업 능력을 갖출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영어전용교사를 어떻게 양성하고 선발할 것인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영어교육에 대한 대안은 세 가지로 제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확실한 신호를 주어야 합니다. 공교육의 영어교육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사교육을 능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공교육에만 만족할 학부모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사교육비 지출의 원인의 상당 부분은 사회적으로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무한 경쟁 체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영어를 수능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영어능력 평가 시험을 도입하겠다고 한 것은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영어능력 평가 시험은 절대평가 체제로 운영이 되어야 하며, 대입을 위해서는 공교육에서 책임질 수 있는 일정한 기준만 충족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나아가 공공기관에서의 시험도 지나치게 어려운 수준의 영어로 변별력을 요구하는 것도 개선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학교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영어교육의 목표에 대한 합의 도출이 필요합니다. 기본생활영어교육 등에 대한 우선순위 정립이 영어교육 내부 차원은 물론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합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교육과정의 측면에서 특히 초등은 영어수업의 강화로 인해 다른 과목이 축소되는데 그것이 타당한 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셋째, 교육 시스템의 개혁을 동반해야 합니다. 시험 제도는 물론이고 학교 안의 수준별 학습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특히 하위권 학생들에 대한 보다 많은 투자를 해서 영어 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영어교육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방법들이 전체 교육의 질을 업그레이드하는 방향으로 파급효과를 지닐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넷째, 외부 자원을 임시변통으로 도입하기보다 장기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양성체제를 효율적으로 혁신함으로써 근원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 교육행정조직 개편 - 단위학교의 자율성 확보가 관건입니다
교육행정조직 개혁의 우선적 과제는 단위학교를 관료적 통제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입니다.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를 존중하기보다는 상급 관청의 지시와 통제에 의존하는 현재의 구조는 시급히 개혁되어야 합니다.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하는 것도 결국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으로 귀결되지 않으면 결국 중간층 관료의 관료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입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초중등교육에 있어 국가차원의 규제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무조건적으로 교육부의 권한을 시도교육청에 이관한다고 하여 단위학교의 자율성이 확대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선발의 방식을 규제하지 않을 경우 초중등교육은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초중등교육에 있어서 보편적인 규제가 필요한 영역과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할 영역을 세밀히 구분하여야 하고, 시도교육청의 관료주의로부터 단위학교를 해방시키는 것을 동시에 고민하여야 합니다.
수업보다 행정을 우선시하는 현재의 학교 현장의 문제의 핵심에는 승진을 매개로 하는 인사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인사권을 학교구성원에게 되돌려 주어야 합니다. 교장은 학교운영위원회가 학교의 필요를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발하는 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교장은 학교 운영에 책임을 지고 학교를 운영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합니다. 학교 운영에 대한 책무성은 학생과 학부모를 향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교육청은 학교를 지원하는 서비스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단위학교의 자율성을 확보하는 첫 단추와 같은 교장 공모제는 새 정부에서 완전히 정착하도록 추진하여야 합니다. 일부 교원단체의 집단 이기주의에 휘둘려 교장공모제의 추진을 포기한다면 새 정부가 말하는 자율과 경쟁의 원리를 스스로 배반하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 학력평가 및 정보공개 - 학습부진아 해결을 위한 지원체제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학력을 평가하고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목적이 중요합니다. 학력평가의 목적은 학력 수준이 낮은 학생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어떤 지원과 정책이 필요한 지 진단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총괄적으로 어떤 학교의 성적을 공개하고 낙인찍는 역할을 한다면 해당 학교의 학생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개선은커녕 더욱 악순환에 빠져들고 말 것이기 때문에 정보 공개의 내용과 수준은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합니다.
정책적으로 학력 평가의 주안점은 학습부진아 문제의 해결에 두어야 합니다. 학력이 부진한 학교와 학생을 발견하고 진단하는 역할을 충실히 함과 동시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지원시스템과 결부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단위학교가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학습부진아 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합니다. 학습부진아가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은 빈곤과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고로 학습부진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결합하여 지역사회의 교육복지환경을 개선하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기존에 시행하고 있는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프로그램은 한계를 보완하여 새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지원시스템은 매우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교육기회를 균등하게 주어야 한다는 원칙에 기초해서 볼 때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내적으로는 학습 부진아 해결을 위해서 교육과정의 개선, 방과후학교의 합리화 등 수많은 과제가 주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학력 평가는 평가로 끝나서는 안 되고 지원시스템과 교육과정의 개선이라는 교육의 근본 구조를 개혁하는 작업과 병행하여 추진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학력평가와 공개는 학교를 서열화하고 고착화할 뿐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학력평가와 관련하여 어떤 지원책이 준비되고 있는지 이명박 정부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볼 때 영어교육보다 더욱 시급한 것은 학습 부진아 해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력평가와 관련하여 유의해야 할 점은 단편적 교과 성적만을 중시하는 풍토가 더욱 강화되어 학생의 전인적 성장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학교가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시험이 측정할 수 있는 지식은 속성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험이 강화될 경우 창의적이고 다양한 교육이 질식될 우려가 있습니다. 또한 좋은 학교의 조건은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을 존중하는 학교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시험이 강화될 경우 학생의 전인적 성장과 학교의 민주적 문화가 억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고로 학생과 학교를 전인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 교원평가와 학교평가 -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에 두는 평가가 되어야 합니다
학생을 잘 가르치기 위한 교사와 학교의 경쟁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잘못된 평가가 교원과 학교를 억눌러 왔기 때문에 교육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새롭게 시행되는 교원평가는 올바른 방식으로 정착되어야 합니다. 교원평가는 수업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생들로부터 수업평가를 받도록 하는 것을 핵심으로 두어야 하고 절대평가체제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교원평가를 올바로 시행하는 한편 승진을 위한 다면평가에 대한 방안도 제대로 정리되어야 합니다. 일단 던져놓고 보는 방식으로 시행된 다면평가로 인해 학교현장은 많은 혼란을 겪었습니다. 보다 면밀한 연구와 시범사업을 거쳐 제대로 된 정책을 시행하여야 합니다.
한편 성과급은 평가의 기준도 제대로 설정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교육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교원들 간에 불필요한 긴장만 야기하고 있는 대표적인 예산 낭비적 사업입니다. 성과급을 폐지하든지 학교별 성과급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학교별 성과급제로 갈 경우 학교를 평가하는 기준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만족도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현재의 학교평가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문서위주의 관료적 평가로 진행되기 때문에 학교발전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잡무만 양산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원평가는 학생들의 수업만족도를 중심으로 하고, 학교평가는 학부모들의 학교운영만족도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방과후학교 및 교육복지 - 효율성을 높여 지속 추진하여야 합니다
방과후학교는 학교교육과정의 다양성 증진과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할 수 있고, 앞으로의 학교가 지역사회와 더욱 긴밀히 연계하여야 한다는 점에서 운영상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보완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여야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방과후학교라는 허울 아래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획일적이고 반강제적 보충수업은 방과후학교 체제를 발전시키는 차원에서 개선되어야 합니다. 학생들의 자율적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방과후학교의 효율성을 증진시키고 비교육적인 관행이 사라지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 실현되기를 바라며
늘어나는 빈부의 격차, 비인간화되어 가는 현대 문명 속에서 교육은 여전히 우리의 희망이어야 합니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누구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교육은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시험지와 성적표에 갇혀 있는 아이들의 꿈과 능력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공문서에 갇혀 있는 교사와 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와 함께 호흡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공약대로 학교만족은 두 배로 늘어나고, 사교육비는 절반으로 주는 것이 말로만 그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08. 02. 22.
(사)좋은교사운동
대표 : 정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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