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복마전' 확인
부산경찰청, 수뢰 교장 · 행정과장 등 31명 적발
뇌물액수 수천만원대 … 전·현직 교장만 16명 ▶ 학교급식 뇌물비리 대규모 적발
부산지역 초·중학교의 전·현직 교장과 행정과장 수십명이 학교급식 납품업체로부터 납품 편의를 대가로 모두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학교급식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나 학교 교장과 직원들의 뇌물수수가 대규모로 적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앞으로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부산경찰청 수사과는 25일 학교급식 납품업체 대표로부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학교 교장과 행정과장 등 31명을 적발하고, 이들에게 수천만원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뇌물공여)로 B양돈조합 대리점 전 업주 표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표씨로부터 학교급식 납품 편의를 대가로 수백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부산의 D초등학교 전 교장 우모(60)씨와 S초등학교 행정과장 김모(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표씨로부터 각각 60만~16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B초등학교 전모 교장 등 전·현직 교장과 행정과장 29명에 대해서는 뇌물수수 혐의를 기관 통보해 부산시교육청이 자체 징계토록 할 방침이다. 경찰조사 결과 표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학교 관계자는 현직 교장 6명을 포함한 교장 16명과 현직 14명을 포함한 행정과장 15명 등 모두 31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 2000년 3월부터 2002년 4월까지 부산지역 30여개 초·중학교에 급식용 육류를 납품하면서 납품 편의를 대가로 교장과 행정과장들에게 60만원에서 370만원씩 모두 4천 500만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표씨는 지난 2002년 5월께 B양돈조합과의 매출 수수료 문제로 계약해지 돼 급식 납품업을 할 수 없게 되자 뇌물을 건넨 교장과 행정과장 17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협박해 이들 중 12명의 교장과 행정과장들로부터 모두 1천 800만원의 돈을 되돌려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S초등학교 행정과장 김씨는 B초등학교 행정과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0년 5월 말부터 2001년 4월 말까지 표씨로부터 9차례에 걸쳐 370만원을 받았으며, D초등학교 전 교장 우씨는 지난 2001년 9월께 교장실에서 표씨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교장과 행정과장들은 경찰 조사에서 표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이 같은 학교급식 비리가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시내 다른 학교와 급식업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강윤경기자 kyk93@busanilbo.com ------------------------------------------------------------------------------------------- 학교급식 뇌물비리 대규모 적발
학생건강 눈감은 '검은 거래'
매달 수의계약 … 납품 위해 로비 만연
대부분 학교서 확인 전면 대수술 시급 부산지역 초·중등학교 교장과 행정과장들이 학교급식과 관련해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다 적발된 사건은 자라나는 학생들의 건강을 볼모로 교육자들이 비리에 가담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학교급식을 둘러싼 비리가 1~2개 학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교에서 구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학교급식에 대한 전면적인 대수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까지 경찰 수사로 확인된 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돼 향후 수사 확대 여부에 따라서는 교육계의 '이광태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B양돈조합 대리점 업주 표씨는 급식용 육류 납품업체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납품을 할 목적으로 납품업체 선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학교 교장과 행정과장들을 대상으로 뇌물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표씨에 대한 수사 결과 납품업체를 운영할 당시 납품 대상 31개교 모두를 대상으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나 학교급식을 둘러싼 비리가 대부분의 학교에 만연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경찰에 적발된 학교 외에도 대부분의 학교들이 이같은 급식납품 비리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경찰이 이번 수사 과정에서 밝힌 뇌물수수 액수는 적게는 60만원에서 많게는 370만원에 이르지만 이같은 뇌물 관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이들에게 건네진 뇌물의 액수 또한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특히 표씨는 서울에서 고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그만두고 학교급식 납품업에 손을 댄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학교급식을 둘러싼 이같은 고질적인 비리를 이용해 학교 교장이나 행정과장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다 표씨는 자신이 급식 납품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자 자신이 뇌물을 제공한 학교 교장과 행정과장들에게 뇌물을 줬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우편으로 발송하고 돈을 요구해 받아내기도 했다. 표씨가 내용증명에서 '현재 형편이 어려우니 돈을 좀 달라'며 '아니면 경찰이나 검찰에 협조를 요구할 수도 있다'며 협박하자 학교 교장과 행정과장들은 표씨에게 은행 온라인으로 돈을 송금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또 이번 학교급식을 둘러싼 비리의 배경에는 허술한 학교급식 납품 체계도 한몫을 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학교들은 육류의 경우 매월 수의계약으로 납품업체와 계약을 맺어왔고 납품업체는 납품계약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로비를 벌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한편 경찰은 이번에 급식비리에 연루된 학교 교장과 행정과장들에 대해 액수가 적거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를 최소화하는 대신 부산시교육청에 처분을 넘겨 향후 부산시교육청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도 관심사다. 강윤경기자 kyk93@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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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8/25 부산일보-학교급식 뇌물비리 대규모 적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