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부모 학교장 폭언 등에 집단 반발
강원도 홍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와 학부모들이학교장의 폭언 등을 문제 삼으며 집단으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서 교육계에 파문이일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21일 홍천 모 초교 교사와 학부모들이 학교장을징계하고 새 교장을 발령내 줄 것을 요구하는 민원 청구서를 전교조와 강원도교육청에 각각 제출,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교장의 언어폭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한 여교사 2명이 지난 1일과 12일 각각 병원에 입원해 치료 받고 있으며 다른 여교사는 1명은 며칠 전 지병으로 6개월 휴직을 신청했다며 관련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교장이 학생들 앞에서 여교사들에게 "속옷은 갈아입고 다니냐", "교사는 교장의 하청업자", "학교에서 교장 방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 학교를 떠나든지 북한으로 가라"는 등의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익 근무요원을 시켜 교사들의 출근 시간을 체크하거나 주번, 교통지도,학급경영 요록 등을 강제로 지시하는 등 비민주적인 학교운영 실태를 공개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또 이번 사태에 대한 강원도교육감 사과를 비롯해 해당 교장즉각 해임 및 새 교장 발령, 입원중인 교사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 손해배상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전교조는 지난 2002년 9월 부임한 학교장이 그동안 독단적으로 학교 운영을 해온 데다 최근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선거에 전교조 학부모가 당선된 것과 관련, 이를 막지 못했다며 특정 교사들에게 압력을 가하면서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내 초유인 초등학교 교사들의 교장 경질 요구에는 현재 이 학교에 근무하고있거나 최근 근무했던 교사 24명과 학부모 18명이 연대 서명했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장 경질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연대 서명 민원을 받고 `도대체 교단에서 가능한 일인가''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교사들과 학부모들을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난 만큼 하루빨리 학교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교장은 "직원협의회 때 몇 마디 한 것밖에 없으며 받아 들이는사람에 따라 다른 것 아니냐"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나중에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해명했다.
(춘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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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학부모 학교장 폭언 등에 집단 반발(한겨레)_2004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