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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8 17:28: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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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 개혁 물거품 된 영림중학교, 도대체 왜?(민중의소리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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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개혁 물거품 된 영림중학교, 도대체 왜?
정혜규 기자 ㅣ 입력 2011-02-25 15:48:45 / 수정 2011-02-25 22:46:13
사상 처음으로 내부형 공모제를 도입해 교장을 선출한 영림중학교의 교육 개혁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됐다.
내부형 공모제는 경력 20년 이상의 평교사도 실력만 있으면 교장이 될 수 있는 제도로, 학교와 지역 구성원들이 손수 학교 실정에 맞는 교장을 선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영림중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지역은 저소득층이 밀집된 곳으로 한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모가 많아 학생 한명 한명에 대한 맞춤형 교수학습과 생활지도가 절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림중 관계자는 “내부형 공모제를 준비하면서 이 지역 학생, 학부모에게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학생들의 인성까지 지도할 수 있는 교장을 선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고 말했다.
영림중 학교운영위원회에서는 이같은 기대 속에 지난해 12월부터 교장 선출을 준비해왔다. 무엇보다 신경을 쓴 것은 선출 과정에서 ‘공정성’을 지키는 문제였다.
일단 심사위원 선정부터 민주적인 투표에 의해 진행했다. 심사위원이 선정된 이후에는 심사위원이 ‘누가 교장 후보로 출마했는지’를 알 수 없도록 서류심사 과정에서 후보자 이름을 빼고 한글 자음이나 영어 알파벳으로만 표시했다.
후보들에게 고정 번호를 제공할 경우 뒷 번호에 배정된 후보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경영계획 설명회나 심층면접 심사 때마다 후보 번호를 다르게 하기도 했다. 영림중 학운위 김경숙(48) 위원장은 “내부형 공모제를 처음 시도하는 만큼 ‘공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하나 신경을 쓴 것은 실제 학교 현장에 밀접한 교장을 선출하려고 했던 것. 면접 과정에서 ‘방학이 끝나고 개학 했을 때 학생이 노랑머리를 했을 경우에 어떻게 하겠느냐’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이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곳곳에서 암초에 걸렸다. 시행 초기부터 일부 교원단체가 ‘전교조, 진보교육감 코드 맞추기’ 인사라는 주장하는 등 내부형 공모제에 대해 색깔공세를 펼쳤던 것.
또 영림중 교장공모심사위원회에서 추천 후보로 뽑은 3명이 모두 전교조 소속 교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親전교조 심사위원회’라는 의혹마저 제기됐다.
이외에도 일부 언론이 ‘영림중 관계자들이 학교 학부모 대표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일부 학부모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공정성 논란도 증폭됐다. 학운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학부모 대표는 심사위원 선정 투표에서 다수의 표를 획득하지 못해 탈락했지만 이 사실은 ‘배제’ 논란이 한참 퍼진 뒤에야 공개됐다.
색깔공세와 논란이 계속되는 사이 능력 있는 교장을 선출해 탄력적으로 학교를 운영하고자 했던 구성원들의 원 취지는 사라지고 '절차'문제만 부각됐다..
서울시교육청 및 학교 자체 공고문과 다르게 외부 심사위원 중 일부가 불참한 상태에서 서류 심사를 진행하거나 지원자 중 일부를 서류심사에서 탈락시킨 점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교과부는 23일 이 같은 이유로 교장임용추천자에 대한 임용제청을 거부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김경숙(53) 학교운영위원장이 삭발하는 등 학운위 관계자들과 심사위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내부형 공모제 시작 전부터 각종 문제들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긴장 속에서 준비를 했다”며 “처음이다 보니 공모제 진행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교육청에 다 물어보고 진행했는데 교과부가 이제 와서 일부 절차를 지적하며 우리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이를 사전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교과부 공무원과 교육청 장학사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교과부가 학교 자치를 이야기하며 학운위 주관으로 교장공모를 시켜놓고 일부 부족한 부분에 대해 장관 선출 수준의 높은 법률과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며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공정성있게 공모제를 준비했다. 말도 안되는 흠집내기, 트집잡기식 감사로 교육자치를 훼손한다면 앞으로 어느 학교에서도 교장 공모제를 할 수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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