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을 왜곡하는 12월 21일 일제고사 실시를 중단하라
전국 시도 교육감 협의회에서는 12월 21일 중학생 1,2학년을 대상으로 일제고사를 치르기로 하였다. 일제고사 시행은 단 한명의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교과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단 한명도 기초학력 미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기초학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교과부의 공언에도 불구하고 그 진의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 정부는 일제고사 성적을 학교 단위까지 공개하면서 2010년에는 2008년보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줄어들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하고 있다. 나타난 통계 수치를 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통계 수치를 통해서 정부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제고사에 대한 효과와 업적이다. ‘일제고사를 치면 성적이 향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교육문제의 본질을 왜곡한 것이다. 서울의 강남과 강북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나고 도시와 농어촌 격차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 정부는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올해부터 일제고사 성적이 학교단위까지 공개되고 있다. 언론에서는 어느 지역의 학교 성적과 등수를 공개하면서 학교의 책임을 묻고 있다. 학교 간 경쟁을 유발하여 학교장과 교사 책임으로 학력을 향상시키자는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일제고사를 거부하는 교육청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압박을 하고 있다.
우리 사회와 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있는 국민들은 이러한 근시안적인 정부의 재정을 통한 압박과 일제고사 강요가 교육문제의 본질과 동떨어져 있다고 본다. 정부가 교육정책을 개인의 능력과 경쟁 문제로 축소시키면서 경쟁 만능주의 교육으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고사가 부활하면서 지역교육청을 비롯한 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에 대한 압박과 강요 정도가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0교시를 하거나 수업을 문제 풀이 식으로 하는 일들이 일상사가 되고 있다. 이 같이 초등학생이 일제고사 대비 때문에 0교시를 하는 국가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어린 학생들이 점수 경쟁에서 살아 남더라도 모든 학생들에게 고등 교육이 공평하게 제공되는 것은 아니며 대학 졸업 후 과반수 이상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갖게 된다. 그런데도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에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면서 교육계는 초토화되어가고 있고 우리의 자녀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정부는 계량화된 학업성취도 점수와 재정의 압박 끈을 쥐고 임시 처방책을 제시하면서 태평세월을 구가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일제고사 성적 결과는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포기한 대가이다. 교육에서 가장 핵심적인 교육과정을 왜곡하면서까지 점수 몇 점 올리도록 교육청과 학교를 압박하는 것이 과연 교과부의 역할인지 의문이 든다. 일제고사를 보면 볼수록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고 약육강식이라는 경쟁의 속성상 최대 피해자는 소수를 제외한 취약계층을 포함한 대다수의 학생들일 것이다.
따라서 일제고사를 통해서 학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이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경남 교육청은 12월 21일 일제고사 시행 계획을 철회하라. 6개 시도교육청의 일제고사 거부는 교육과정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므로 당연히 경남교육청에서도 이에 동참하길 바란다.
둘째, 일제고사 성적의 향상이 일제고사 시행 결과라고 침소봉대하지 말라. 교육과정의 파행의 결과라는 비판도 상당수 존재한다. 따라서 경남교육청은 일제고사 실시에 따른 학교 및 교육청의 교육과정 파행 사례를 파악하여 왜곡된 교육을 바로잡길 바란다.
앞으로 6개 교육청의 교육과 경남교육청의 교육정책 차이를 확인하게 될 것이며 도민들은 올바른 교육에 대해서 확신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럴 때 우리는 왜곡된 교육과정의 발생에 대한 책임을 현 경남교육청에게 물을 것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2010년 12월 7일
교육시장화 저지를 위한 경남교육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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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정을 왜곡하는 12월21일 일제고사 실시를 중단하라
